사랑의 열정은 타인의 세계에 눈뜨게 만든다. 현실은 사라져 사랑하는 사람만 보이고, 그 사람의 몸뚱이와 목소리와 향기로 이루어진 이상향만 남긴 채 자신의 삶조차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격렬한 사로잡힘에 필적할 만한 것은 오직 탄생뿐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쓰여지는 이야기 중에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랑은 환한 빛으로 다가오지만 멀어질 때는 빛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사랑이 가져다 주는 짧은 희열 뒤에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급기야 죽음에 이르게 만든 사례에 대한 우울한 이야기를 만나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제목과 표지의 그림만큼이나 도발적인 내용을 담은 마르셀라 이아쿱의 는 실패한 사랑의 기록입니다.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거나 죽게 되지만 사랑의 탈을 쓴 한결 같지 않은 마음 때문에 이른 죽음을 맞게 된 사람들의 애증을 다룬 이 책은 독특한 형식의 심리 소설입니다. 저자의 이름이 쓰인 책 날개를 넘기면 새로운 한 권의 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책 속의 책 형식을 갖춘 소설 속 저자 장 뤽 자메 정신과 교수가 상담한 파탄난 사랑의 피해자들 즉 이상성욕자들에게 희생당한 사람들과의 상담 내용을 기록한 유고집의 틀을 갖춘 이 책은 지독한 사랑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유명한 정신치료 전문의인 자메 교수가 생전에 상담한 여덟 명의 환자들에 대한 임상기록과 분석이 이야기의 뼈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랑의 희생자를 자처하는 환자들의 고백으로 재연한 그들의 사랑은 뜨겁게 시작했지만 참혹한 결과를 남기게 됩니다. 자메 교수는 사랑한 죄로 희생자가 된 그들을 폐인으로 만든 이상성욕자를 사랑하는 이의 피를 빨아먹는 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희생자들을 전염시켜 또 다른 희생자를 낳게 한다는 이론으로 발전시키기에 이릅니다. 소설의 알맹이 이야기에 앞서 머리말과 서문, 감사의 말을 읽으면 이 임상사례가 사실인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소설 끝 부분에 이상성욕자들의 먹이가 될 수는 없다는 판단 아래 자살한 자메 교수가 인류의 미래를 염려하는 부분에 이르면 쓴웃음이 나옵니다. 자본주의 경제제도와 닮은 자본주의 심리 체제의 탄생을 경계하고 이상성욕의 세계화를 죽음으로 막으며 자신의 용단을 역사의 판단에 맡긴 자메 교수의 주장은 과장되기는 했지만 정직한 사람의 진실한 사랑으로 문명을 재생시키자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자메 교수가 이상성욕자들이 대표로 그에게 파견했다고 언급된 앙드레의 실명 항의 서한입니다. 자메 교수에 의해 학대자로 지명된 그가 같은 이유로 자신이 자메 교수의 이상성욕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대목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듯이 사랑은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 때문에 건강을 해치고 부모와 친구를 잃거나 재산을 탕진하고 목숨을 잃은 극단적인 이야기들이 현실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랑의 결과에 대해 모두 자신을 희생자라고 생각하고 상대방을 선택한 자신을 탓하지 않는 태도가 의아했습니다. 슬프고 아픈 사랑이 운명이라면 그런 운명을 택한 자신의 취향을 탓하기에는 그들의 상처가 너무 컸는지 모르겠습니다. 풍자적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포장만 화려한 사랑을 해부한 의 주제에 고개를 끄덕이지도 가로젓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속 사랑의 양면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206년 10월02일 1
사랑하면 죽는다 - 마르셀라 이아쿱
사랑의 열정은 타인의 세계에 눈뜨게 만든다.
현실은 사라져 사랑하는 사람만 보이고,
그 사람의 몸뚱이와 목소리와 향기로
이루어진 이상향만 남긴 채
자신의 삶조차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격렬한 사로잡힘에
필적할 만한 것은 오직 탄생뿐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쓰여지는 이야기 중에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랑은 환한 빛으로 다가오지만 멀어질 때는 빛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사랑이 가져다 주는 짧은 희열 뒤에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급기야 죽음에 이르게 만든 사례에 대한 우울한 이야기를 만나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제목과 표지의 그림만큼이나 도발적인 내용을 담은
마르셀라 이아쿱의 는
실패한 사랑의 기록입니다.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거나 죽게 되지만 사랑의 탈을 쓴
한결 같지 않은 마음 때문에 이른 죽음을 맞게 된 사람들의
애증을 다룬 이 책은 독특한 형식의 심리 소설입니다.
저자의 이름이 쓰인 책 날개를 넘기면 새로운 한 권의 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책 속의 책 형식을 갖춘 소설 속
저자 장 뤽 자메 정신과 교수가 상담한 파탄난 사랑의 피해자들
즉 이상성욕자들에게 희생당한 사람들과의 상담 내용을
기록한 유고집의 틀을 갖춘 이 책은 지독한 사랑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유명한 정신치료 전문의인 자메 교수가 생전에 상담한
여덟 명의 환자들에 대한 임상기록과 분석이 이야기의
뼈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랑의 희생자를 자처하는 환자들의
고백으로 재연한 그들의 사랑은 뜨겁게 시작했지만
참혹한 결과를 남기게 됩니다. 자메 교수는 사랑한 죄로
희생자가 된 그들을 폐인으로 만든 이상성욕자를 사랑하는
이의 피를 빨아먹는 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희생자들을 전염시켜 또 다른 희생자를 낳게 한다는
이론으로 발전시키기에 이릅니다.
소설의 알맹이 이야기에 앞서 머리말과 서문, 감사의 말을
읽으면 이 임상사례가 사실인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소설 끝 부분에 이상성욕자들의 먹이가 될 수는 없다는
판단 아래 자살한 자메 교수가 인류의 미래를 염려하는 부분에
이르면 쓴웃음이 나옵니다. 자본주의 경제제도와 닮은
자본주의 심리 체제의 탄생을 경계하고 이상성욕의 세계화를
죽음으로 막으며 자신의 용단을 역사의 판단에 맡긴
자메 교수의 주장은 과장되기는 했지만 정직한 사람의
진실한 사랑으로 문명을 재생시키자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자메 교수가 이상성욕자들이
대표로 그에게 파견했다고 언급된 앙드레의 실명 항의 서한입니다. 자메 교수에 의해 학대자로 지명된 그가 같은 이유로 자신이
자메 교수의 이상성욕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대목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듯이 사랑은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 때문에 건강을 해치고 부모와 친구를 잃거나 재산을
탕진하고 목숨을 잃은 극단적인 이야기들이 현실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랑의
결과에 대해 모두 자신을 희생자라고 생각하고 상대방을 선택한
자신을 탓하지 않는 태도가 의아했습니다. 슬프고 아픈 사랑이
운명이라면 그런 운명을 택한 자신의 취향을 탓하기에는 그들의
상처가 너무 컸는지 모르겠습니다. 풍자적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포장만 화려한 사랑을 해부한 의 주제에
고개를 끄덕이지도 가로젓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속 사랑의
양면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206년 10월0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