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파워FM 정지영의 사랑이...사랑에게

김현수2006.10.19
조회34
sbs파워FM 정지영의 사랑이...사랑에게

 

   꽃을 파는 남자 

 

올 시간이 다 됐는데.. 아직 감감무소식이네요.

요 며칠 너무 늦게까지 일했더니,

감기에 몸살 기운까지... 죽겠어요.

감기에 걸리는 건 정말 어느 찰라 인 것 같아요.

찬 공기를 꿀꺽, 삼켜버린 그 찰라,

몸속에선 온도가 다른 녀석의 출연을 반가워하지 않고,

바로 이상 현상을 나타내죠..

그럼 바로.. 감기에 걸린 겁니다.

 

그녀도 나와는 온도가 다른 사람인 것 같아요.

체온이 다른 사람인 것 같아요.

몇 주일 전 쯤, 밤공기가 너무 차가워서

그녀가 있는 편의점에 따뜻한 캔 커피를 하나 사러 갔어요.

온장고를 열고 맨 앞줄에 있는 캔 커피를 하나 집어 들었는데,

그녀가 종종 걸음으로 다가오는 거에요.

그러더니 "그건 금방 넣어서 덜 따뜻할 거에요" 하면서

저 깊은 곳에 있는 커피를 하나 꺼내서 건네주더군요.

 

그녀가 꺼내준 캔 커피보다

그녀의 마음이 더 따뜻해서..

그만 덥석 손을 잡아 버릴 뻔 했어요.

그날부터 그녀가 더 좋아졌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여기에서 세 다발에 천 원 하는 소국을, 한 다발만 사 가 거든요.

오늘쯤 올 때가 되어서

세 다발을 한 다발로 만들어 놓았는데, 그녀가 오질 않네요.

손님이 왔습니다. 연인처럼 보이긴 한데... 오래된 연인 같네요.

남자는 술에 얼큰하게 취해 장미를 사 주겠다고 하고,

여자는 괜히 쓸 데 없는 데에 돈 쓰지 말라는군요.

 

장미.. 쓸 데 없는 일...

처음엔, 처음엔 말이에요..

장미가...쓸 데 있는 일이었던 적도.. 있었겠죠.

 

어제는 한 송이씩이라도 사 가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오늘은 손님이 없네요.

아무래도.. 오늘은 그녀가 오지 않을 건가 봐요.

저기.. 저기.. 그녀가 걸어오고 있는것 같은데요,

그런데 오늘은 누구랑 같이 오네요.

 

편의점에서 같이 알바를 하는 녀석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그녀가 오기 전에 빨리 짐을 정리하고 가야겠어요.

그녀의 옆에 서 있는 사람,

그 사람이 누군지 하나도.. 궁금하지 않거든요.

그녀에겐 이제 더 이상 꽃을 팔고 싶지 않아요.

 

좋아하는 소국 한 단.. 오늘은 선물하고 싶었는데

다음에 해야겠어요.

그런데, 그런데 말이에요.. 그럴 기회가.. 내게 올까요?

오늘은 몸이 너무 아프니까,

마음마저 아파지기 전에... 자리를 빨리 떠야겠습니다.

 

sbs파워FM 정지영의 사랑이...사랑에게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도망가지 말라구,

도망가려고 할수록, 제자리로 돌아와 버리게 된다고...

 

- 오늘 등장했던 누군가가

내일 '사랑이..사랑에게'의 주인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