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본좌, 본말전도의 인터넷 덧글 문화

김신식200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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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본좌, 본말전도의 인터넷 덧글 문화


야동시장이라는 음지에서 대부로 활동했던 김본좌, 그의 검거가 남긴 재미있는 에피소드들

당신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아이콘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열리는 시작 페이지. 당신이 선택한 포탈 사이트를 수놓는 뉴스란의 이름에 자주 등장하는 두 이름이 눈에 띕니다.

네, 당신도 잘 아는 정지영과 김본좌입니다.

정지영씨는 평소에 반듯하고 선명한 이미지로 많은 고정 팬들을 확보한 아나운서였습니다.
(특히 아나운서를 꿈꾸는 여대생들에게 정지영씨는 환상이었겠죠.) 그러나, 정지영씨의 방송 이미지와 실생활이미지에 대한 논란이 예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었고 이번 이 터지면서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일찍이 언급된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라는 발언은 결국 아나운서와 스타라는 이미지 메이킹의 위치에 있는 그녀에게 '진실과 사실'의 문제를 실감케 했습니다.(그만큼 그녀의 이미지에 대한 양극화된 반응이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정지영 아나운서가 누리꾼들로부터 계속된 비난을 받았던 이유는 그녀의 분명하지 않은 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

사실 오늘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은 정지영씨가 아닙니다. 같은 추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조금은 색다른 상황을 맞고 있는 '김본좌'에 대해 저는 주목합니다. 정지영씨가 양지의 공간에서 활동한 사람이라면, 김본좌는 우리가 흔히 '음지'라고 부르는 야동시장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였던 사람이었습니다. 정지영과 김본좌는 '추락'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그것을 대하는 누리꾼들의 반응은 사뭇 다릅니다. 정지영씨에 대한 반응이 주로 '악플 성향'이 강했다면 김본좌에 대한 반응은 창조적인 덧글들이 속속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김본좌 검거'를 통해 재현된 진정한 화제는 '김본자가 검거되었다'가 아닌 '김본좌의 검거를 통해 나타난 누리꾼들의 추모덧글 열풍'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덧글이 정말 김본좌를 좋아해서인지 아니면 덧글 열풍에 대한 따라하기인지에 대한 진심 여부의 판단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다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인터넷 덧글 문화의 특성은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흔히 중요한 상황이 뒤로 밀리게 되면 '본말전도' 혹은 '주객전도'라는 말을 씁니다. 누리꾼들이 열광하는 것이 정말 '김본좌에 대한 검거'일까요? 저는 오히려 '김본좌 검거'를 통해 부가적으로 형성된 그의 추모 열풍이 하나의 '오락적 형태'로 재현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김본좌, 본말전도의 인터넷 덧글 문화


김본좌 검거를 통해 제지 산업이 몰락할 것이라는 내용을 재미있게 표현한 부분

'김본좌는 음지의 슈바이처였다!'
'김본좌를 위해 광화문에서 촛불 시위를 벌이자!'
'김본좌의 검거는 우리나라의 제지 산업 몰락을 촉진시킬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덧글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김본좌 검거가 뉴스를 통해 소개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진 것은 김본좌에 사라짐을 아쉬워하는 누리꾼들의 덧글 메들리였습니다. 이러한 덧글은 몇 가지 기능을 합니다.

첫째, 김본좌를 모르는 누리꾼들은 덧글을 통해 김본좌가 정말 누구인지 찾아보게 되거나 묻게 됩니다.
둘째, 김본좌에 대한 추모 덧글을 보면서 그 창의성과 코믹함에 탄복한 누리꾼들은 더 인상적인 덧글을 찾아 타인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커뮤니티라는 것이 온라인에서 형성되면서 '덧글' 문화는 하나의 중요한 현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 재현되고 새로운 모양새를 갖추기도 합니다.

선플과 악플을 통해 선/악의 이미지, 이분법적 구도,마녀사냥, 찬사와 비난같은 평가 형태라는 기존의 덧글 문화 에 이어 이번 김본좌 검거 사건을 통해 누리꾼들이 만들어 낸 '창의적인 내용' 중심의 패러디 덧글은 뉴미디어를 대표하는 인터넷 문화의 새로운 텍스트로 충분히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