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했다. 과연 무슨 얘기들이 있을까. 대충 짐작은 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역시나...
내가 글을 쓴 이유는 남성과 여성 둘 중 한쪽 편을 드는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남자로서 남자의 적이 되고자 할 이유도 없었다. 다만, 지금의 가부장적 사고방식과 사회 시스템이 여성 못지 않게 남성들에게도 큰 멍에가 되는바 함께 해결해나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내 글은 어쭙잖은 나의 경험과 생각을 정리한 것일 뿐 누군가의 생각과 생활 방식을 바꾸리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두번째 글을 쓰는 이유는 열다섯개의 리플 중 나를 타박하는 사람들의 논리가 나로썬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비판의 요지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옛날에 우리나라 여성이 차별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요즘은 세상 많이 좋아졌다. 그런 시덥잖은 소리 하지 말라는 것이고
둘째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 다소 일리 있어도 기존의 남성 영역을 허무는 방식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남녀 평등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남성이 할 일과 여성이 할 일은 엄연히 구분돼 있다는 주장이다.
첫번째 주장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렇다. 그래, 세상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 비해 우리나라 여성들의 사회적 발언권과 경제력은 급성장 했다. 인정한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현상 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대학 취업률은 남학생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것이 곧장 양질의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실제 여성 노동력의 임시직, 일용직 비율은 남성의 두배에 달한다. 십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60%에 불과하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기본적인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선 아직 부부별산제를 유지하고 있다. 부부 공동의 노력에 의해 형성한 재산이라 할지라도 남성 명의로 등록이 되면 그건 남편 소유가 돼버린다. 부부 간에는 강간죄가 성립되지 않는 나라이기도 하다. 남편이 바람 나 간통죄로 고소하고 싶으면 이혼을 각오해야 하는 전근대적인 나라다. 이혼은 곧 경제력의 마비를 의미하므로 왠만한 깡다구가 있지 않은 이상 남편의 바람은 그저 한번 눈감아 줘야 한다.
육아와 가사에 있어서도 우리나라는 여성에게 슈퍼우먼을 강요한다. 못할 거면 직장을 관두라고 쉽게 종용한다. 명절 때마다 얘기되는 며느리들의 집단 스트레스는 또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아직도 우리나라엔 여성 차별적인 정책이 제도가 무수히 존재한다.
두번째 주장에 대한 나의 생각은 또 이렇다. 남녀 간에 사회적 성역할이 구분돼 있다는 것 자체가 남성 중심적 시각이라는 것이다. 밥 짓고 빨래하고 설겆이 하는 데 남녀의 구분이란게 있을 수 있다는 발상은 참 신기할 뿐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물리적인 그 어떤 것, 그리고 대외적인 사회 활동에 적합한 존재로 인식되고 여성은 집에서 애나 키우고 남편, 자식 뒷바라지 해야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생각은 그저 그렇게 인식하도록 사회화된 결과일 뿐이다.
아마족의 어느 부족에선 여성이 전투와 사냥을 담당한다. 활쏘기에 부적합하다면 왼쪽 젖가슴을 절단할 만큼 강인한 여성들이 그곳에 있다. 남성들은 뭐하냐고? 그곳 부족 남성들은 요리와 육아 등을 담당한다. 우리와 정반대인 셈이다.
중국에는 아직도 모계 중심 사회가 있다. 모수오 라는 소수 민족에겐 아버지란 개념이 없다. 부부간에도 따로 집을 갖고 산다. 잠자리를 할 때만 남자가 여자 집으로 가 동침을 한다.
이 두가지 경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여성과 남성의 고정 역할이란 것은 대부분 사회, 역사적 맥락 속에서 강제지워진 것일 뿐이다. 전혀 자연스럽지 않다.
그리고 몇몇 남성들은 남녀 평등 얘기만 나오면 군대를 트집잡고 넘어서는데 여기에 대한 나의 생각은 또 이렇다. (참고로 나도 현역 육군 만기 제대했다.)
남자만 군대에 가는 현재의 징병제는 사실 남녀란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우리가 징병제를 실시하는 이유는 남성이란 생물학적 특징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 남북 대치 상황이라는 정치역학적인 원인에 기인한다. 말하자면 현재 우리나라 남성들이 군대 가는 것에 대해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그건 여성들 잘못이 아니라 우리의 암울한 현대사에 책임을 물어야 이치에 맞다. '군대도 안 갔다 온 여자들이 무슨...'이라고 트집 잡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여성들이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한적 없다. 실상, 그것은 앞서 말했듯 남녀 고정 성역할에 따른 우리 남자들의 자충수에 가깝다.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에 보면 독립운동을 하러 떠나는 남자들을 따라가려는 아낙에게 남자들이 집에서 살림 잘 하는게 여자들이 할 수 있는 독립운동이라며 만류 하는 장면이 나온다. 총 쏘고 창 던지는 위험한 일은 원래부터 남자가 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가 지금의 징병제다.
그리고 사실 이런 부분은 시대 변화에 맞게끔 상당부분 변화했다. 일반 사병 차원에서만 남성 중심의 징병제가 실시되지 간호사관 학교라든가, 육해공 사관학교에는 몇년 전부터 이미 여성 생도가 입학하고 있지 않은가.
군대... 사실 억울한 면 없지 않다. 그러나 그게 남자가 여자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가 되기는 곤란하다.
이쯤에서 정리를 하자.
통계청이 발표한 2005 대한민국 인구 센서스에 의하면 작년 11월 1일 기준으로 처음으로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를 넘어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남자보다 여자가 많은 세상이 온 것이다. 동시에 이웃 나라 일본이 생각난다. 한평생 남편의 무시를 꾹 참고 기다렸다 남편 퇴직 후 황혼 이혼을 신청하는 그 풍경 말이다. 우리나라 남성들 조심해야 한다. 이제 우린 쪽수에서도 밀리고 가방끈에서도 앞서가지 못한다. 잘못하다간 여성들에게 황혼 이혼 러쉬를 당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한가지는
나는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못난 남자들 중에 하나일 뿐이다. 내가 진정한 페미니스트라면 자기 소개를 할 때 정창영이라 하지 말고 정엄창영이라고 해야 맞다. 그러나 그런 급진적인 주장을 실천에 옮기기엔 내 가슴이 너무 콩알 만하다. 다만, 현재의 관점에서 내가 옳다고 믿는 가치관과 신념에 페미니즘이 부합하기에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 뿐이다. 자신의 가치관과 배치된다고 비속어를 남발하며 폄훼하지 말기를 바란다.
PS : 얼마전 노르웨이 여성 탐험가 세실리에 스코그가 드디어 7대륙 최고봉을 모두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남성들도 하기 힘든 그 험한 일을 여성이 해낸 것이다. 그러나 그건 여성 세실리에가 이룩한 눈부신 성취가 아니라 그저 탐험가의 한사람인 세실리에가 이룬 노력의 결과일 뿐이다. 이 세상에 남성과 여성이 할 일이 처음부터 정해진 것은 거의 없다고 믿는다.
내가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이유 두번째.
어제 우연히 광장에서 내가 쓴 글을 보았다.
'내가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이유' 란 제목의 글이었는데 열다섯개의 리플이 달려 있었다.
신기했다. 과연 무슨 얘기들이 있을까. 대충 짐작은 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역시나...
내가 글을 쓴 이유는 남성과 여성 둘 중 한쪽 편을 드는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남자로서 남자의 적이 되고자 할 이유도 없었다. 다만, 지금의 가부장적 사고방식과 사회 시스템이 여성 못지 않게 남성들에게도 큰 멍에가 되는바 함께 해결해나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내 글은 어쭙잖은 나의 경험과 생각을 정리한 것일 뿐 누군가의 생각과 생활 방식을 바꾸리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두번째 글을 쓰는 이유는 열다섯개의 리플 중 나를 타박하는 사람들의 논리가 나로썬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비판의 요지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옛날에 우리나라 여성이 차별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요즘은 세상 많이 좋아졌다. 그런 시덥잖은 소리 하지 말라는 것이고
둘째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 다소 일리 있어도 기존의 남성 영역을 허무는 방식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남녀 평등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남성이 할 일과 여성이 할 일은 엄연히 구분돼 있다는 주장이다.
첫번째 주장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렇다. 그래, 세상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 비해 우리나라 여성들의 사회적 발언권과 경제력은 급성장 했다. 인정한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현상 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대학 취업률은 남학생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것이 곧장 양질의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실제 여성 노동력의 임시직, 일용직 비율은 남성의 두배에 달한다. 십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60%에 불과하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기본적인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선 아직 부부별산제를 유지하고 있다. 부부 공동의 노력에 의해 형성한 재산이라 할지라도 남성 명의로 등록이 되면 그건 남편 소유가 돼버린다. 부부 간에는 강간죄가 성립되지 않는 나라이기도 하다. 남편이 바람 나 간통죄로 고소하고 싶으면 이혼을 각오해야 하는 전근대적인 나라다. 이혼은 곧 경제력의 마비를 의미하므로 왠만한 깡다구가 있지 않은 이상 남편의 바람은 그저 한번 눈감아 줘야 한다.
육아와 가사에 있어서도 우리나라는 여성에게 슈퍼우먼을 강요한다. 못할 거면 직장을 관두라고 쉽게 종용한다. 명절 때마다 얘기되는 며느리들의 집단 스트레스는 또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아직도 우리나라엔 여성 차별적인 정책이 제도가 무수히 존재한다.
두번째 주장에 대한 나의 생각은 또 이렇다. 남녀 간에 사회적 성역할이 구분돼 있다는 것 자체가 남성 중심적 시각이라는 것이다. 밥 짓고 빨래하고 설겆이 하는 데 남녀의 구분이란게 있을 수 있다는 발상은 참 신기할 뿐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물리적인 그 어떤 것, 그리고 대외적인 사회 활동에 적합한 존재로 인식되고 여성은 집에서 애나 키우고 남편, 자식 뒷바라지 해야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생각은 그저 그렇게 인식하도록 사회화된 결과일 뿐이다.
아마족의 어느 부족에선 여성이 전투와 사냥을 담당한다. 활쏘기에 부적합하다면 왼쪽 젖가슴을 절단할 만큼 강인한 여성들이 그곳에 있다. 남성들은 뭐하냐고? 그곳 부족 남성들은 요리와 육아 등을 담당한다. 우리와 정반대인 셈이다.
중국에는 아직도 모계 중심 사회가 있다. 모수오 라는 소수 민족에겐 아버지란 개념이 없다. 부부간에도 따로 집을 갖고 산다. 잠자리를 할 때만 남자가 여자 집으로 가 동침을 한다.
이 두가지 경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여성과 남성의 고정 역할이란 것은 대부분 사회, 역사적 맥락 속에서 강제지워진 것일 뿐이다. 전혀 자연스럽지 않다.
그리고 몇몇 남성들은 남녀 평등 얘기만 나오면 군대를 트집잡고 넘어서는데 여기에 대한 나의 생각은 또 이렇다. (참고로 나도 현역 육군 만기 제대했다.)
남자만 군대에 가는 현재의 징병제는 사실 남녀란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우리가 징병제를 실시하는 이유는 남성이란 생물학적 특징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 남북 대치 상황이라는 정치역학적인 원인에 기인한다. 말하자면 현재 우리나라 남성들이 군대 가는 것에 대해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그건 여성들 잘못이 아니라 우리의 암울한 현대사에 책임을 물어야 이치에 맞다. '군대도 안 갔다 온 여자들이 무슨...'이라고 트집 잡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여성들이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한적 없다. 실상, 그것은 앞서 말했듯 남녀 고정 성역할에 따른 우리 남자들의 자충수에 가깝다.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에 보면 독립운동을 하러 떠나는 남자들을 따라가려는 아낙에게 남자들이 집에서 살림 잘 하는게 여자들이 할 수 있는 독립운동이라며 만류 하는 장면이 나온다. 총 쏘고 창 던지는 위험한 일은 원래부터 남자가 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가 지금의 징병제다.
그리고 사실 이런 부분은 시대 변화에 맞게끔 상당부분 변화했다. 일반 사병 차원에서만 남성 중심의 징병제가 실시되지 간호사관 학교라든가, 육해공 사관학교에는 몇년 전부터 이미 여성 생도가 입학하고 있지 않은가.
군대... 사실 억울한 면 없지 않다. 그러나 그게 남자가 여자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가 되기는 곤란하다.
이쯤에서 정리를 하자.
통계청이 발표한 2005 대한민국 인구 센서스에 의하면 작년 11월 1일 기준으로 처음으로 여성 인구가 남성 인구를 넘어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남자보다 여자가 많은 세상이 온 것이다. 동시에 이웃 나라 일본이 생각난다. 한평생 남편의 무시를 꾹 참고 기다렸다 남편 퇴직 후 황혼 이혼을 신청하는 그 풍경 말이다. 우리나라 남성들 조심해야 한다. 이제 우린 쪽수에서도 밀리고 가방끈에서도 앞서가지 못한다. 잘못하다간 여성들에게 황혼 이혼 러쉬를 당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한가지는
나는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못난 남자들 중에 하나일 뿐이다. 내가 진정한 페미니스트라면 자기 소개를 할 때 정창영이라 하지 말고 정엄창영이라고 해야 맞다. 그러나 그런 급진적인 주장을 실천에 옮기기엔 내 가슴이 너무 콩알 만하다. 다만, 현재의 관점에서 내가 옳다고 믿는 가치관과 신념에 페미니즘이 부합하기에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 뿐이다. 자신의 가치관과 배치된다고 비속어를 남발하며 폄훼하지 말기를 바란다.
PS : 얼마전 노르웨이 여성 탐험가 세실리에 스코그가 드디어 7대륙 최고봉을 모두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남성들도 하기 힘든 그 험한 일을 여성이 해낸 것이다. 그러나 그건 여성 세실리에가 이룩한 눈부신 성취가 아니라 그저 탐험가의 한사람인 세실리에가 이룬 노력의 결과일 뿐이다. 이 세상에 남성과 여성이 할 일이 처음부터 정해진 것은 거의 없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