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집`과 누리`를 앞가지로 하는 말에 관해서.

조상현200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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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집.

 

이 낱말은 1996년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허 선 선생님이 만들고 2000년 한글문화연대의 김 영명 선생님의 글에서 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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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리집`은 한글문화연대에서 가멸게 썼다기 보다는 한말글 통신 모임(누리그물 한말글 모임의 몸통)에서 더 썼음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이 낱말을 가멸게 키우는 게 쉽지 않았다.

 

1. 언어학으로 맞지 않다.
2. 홈페이지나 누리집이나 그게 그건데 뭣 하러 새말을 만드느냐.
3. 새말을 만들어 혼란을 줘선 안된다. 쓸 필요가 없다.
4. 널리 쓰는 말이 아니므로 홈페이지에서 쓸 수 없다.

 

이 낱말이 크게 번질 수 있었던 까닭은, 2001년 3월 25일 한글 학회 회장이신 돌아가신 허 웅 선생님을 뵐 때가 아닌가 싶다.
누리그물 한말글 모임의 한 모람(회원)이,

 

"우리 모임에서는 홈페이지`란 말을 쓰지 않고 누리집`이란 말을 씁니다."

 

라고 했다. 이 때 허 웅 선생님은 무릎을 딱 치며, '옳다, 그 말이 맞다' 하신 게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뒤로 한글 학회 홈페이지를 크게 고쳐서 한글 학회 [누리집]을 쓰면서 누리집`은 어둠 속에서 점점 더 밝은 곳으로 나선다.

 

그 뒤, 2002년 12월 16일에 국어심의회 소속 국어순화분과위원회에서는 ‘언론 외래어 순화 용어’  340개를 확정했다는 기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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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집` 혼자만의 새말이 아니라 두루 쓸 새말로 힘을 싣는다.

 

이 말이 생기면서, 누리그물, 누리편지, 누리셈틀, 누리꾼, 누리네..

이렇게 [누리]를 앞가지로 만들어서 나름대로 많은 말이 생겼다.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로서, 누리`란 낱말은 거의 쓰지 않는다.
기껏(?)해야 '누구누구가 몇 해를 누리시다' 정도?
죽은말은 아니지만, 죽어가는 말 정도?

 

누리집`이 언어학으로 어떤 쪽에서 안 맞는지, 길속으로 공부하지 않은 나로선 모른다.
한자와 한자말 중심으로 만든 국어학에서는 안 맞겠지; 정도로 짐작만 할 뿐이다.

 

누리`를 말가리(사전)에서는 세상`으로 풀고 있다.
누리집은 누리`에 집`을 지었으니, [세상에 있는 집]으로 풀 수 있다.
그러나 누리집`에서 누리`는 세상`이라는 좁은 뜻으로 풀기 보다는 [가상공간]으로 푸는 게 누리집`을 이해하는데 옳을 것이다.
대한민국 이 땅 어디에 집을 짓는 것도 [누리에 지은 집]이라 할 수 있겠으나, 여기서 누리`는 [한 곳]이 아닌 [어느 곳]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물`은 어떤가?
그물`을 막힌 공간으로 풀 수도 있지만, 그물의 모양을 보면 얼기설기 꼬였으니 보이는 대로 푸는 게 맞다.
굳이 영어의 넷(net)`을 그대로 풀었다기 보단, 그물 모양이 꼭 그렇다.
그러면, 누리그물`은 잘 지은 말일까?

 

마알(www.maal.or.kr)에서 누리그물`보다 그물누리`가 인터넷`을 제대로 표현 한다는 말에 나는 옳다고 본다.

 

관련 글 ----------------
http://maal.or.kr/bbs/view.php?id=jayu&page=13&sn1=&divpage=1&sn=off&ss=off&sc=off&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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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누리]가 앞가지여야 한다는 고집을 버리면 나는 누리그물` 보다 그물누리`가 더 옳다고 본다.
누리그물이나 그물누리나 누리와 그물의 자리 바꿈일 뿐이지만, 곰곰히 세겨 읽으면 그물누리가 훨씬 인터넷을 제대로 표현한 말이다.

 

또 다른 논란은, 누리집`이냐 그물집`이냐 이다.
내가 꼭 두 낱말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면, 나는 누리집`에 손을 들겠다.
엉뚱한 얘기긴 하지만, 하늘에서 볼 때 주위 풍경과 비슷하게 하려고 군대에서는 천막` 위에 그물`을 친다.
아주 폭 넓은(?) 해석일 수 있지만, 그물집`은 이미 실체로 드러나 있으니 그렇다는거다.
누리편지가 그물편지 보다 정겨운 까닭도 이 때문이다.

 

다음은 말터(www.malteo.net)에서 투표로 뽑은 네티즌`의 다른말 누리꾼`이다.
누리꾼`은 말터에서 투표를 하기 전에, 누리집`과 더불어 써 온 낱말이다.
누리꾼`의 꾼`은 노름꾼, 훼방꾼, 술꾼, 지게꾼, 장사꾼과 같이 부정으로 쓰이거나 낮춘다는 논리에서, 전문성을 갖춘 특수 집단을 이르는 꾼`을 일반 시민으로 나타내는 데는 옳지 않다, 또 안티즌, 맘티즌.. 과 같은 즌` 끝나는 말을 어떻게 누리꾼` 하나로 옭아멜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거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분은 누리꾼` 보단 그물꾼`이 옳다고 한다.
나는 누리꾼`이 앞서 적었던 누리`를 확대 해석한 [가상 공간]을 다니는 사람으로 풀어서 누리꾼`이 옳다고 본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누리꾼`보다 나은 낱말은 보이지 않는다.

 

누리집`이 세상에 빛을 받지 못했더라면, 외국어인 홈페이지가 외래어인 홈페이지로 되었을 테다.
외국어와 외래어가 우리말의 주인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시금석이므로 누리집`이라는 새말의 위치는 사용빈도를 봤을 때도 의미가 크다.
홈페이지`가 한 발 디딘 말이면, 누리집`은 세 발 앞선 말이고, 그물누리`는 세 발 하고 반걸음 나간 말이다.
[누리]와 [그물]을 앞가지로 만든 낱말보다 서너 걸음 더 나간 낱말이 보일 때까지 두 낱말을 쓸 생각이다.

 

 

 

04.10.19. ㅈㅇ-ㅁ. 처음 쓰고,
06.10.23.02:15. ㅈㅇ-ㅁ. 다시 다듬음.

 


★ 이 글은, 한마당(www.hanmadang.or.kr)과 말터(www.malteo.net)에서 문제 삼은 누리꾼`에 관한 글에 지금까지 갖고 있던 내 생각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