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 위 ( 공주에게 장가 든 자. 정 3품에 해당 ) “ 나으리.. 오셨사옵니까? 어찌.. 들어오질 않으시고.. 이 시각에.. 밖에 서 계시옵니까.. 자.. 어서..안으로 드시지요.. “ 성균관 유생 출신으로.. 좌참판을 지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정 관리가 되어 임금이 유독 아끼는 넷째 공주와 혼인을 한 유영재.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출신성분에, 호남형인 인물까지 갖춰, 꽤 유명한 자 였는데.. 같은 성균관 출신 벗들과 몇 번 이곳을 온 후로는.. 가끔 인적이 드문 시간을 찾아 홀로 술잔을 기울이고 가곤 하였다. 다른 양반네들 마냥, 무례하거나 뻐기는 것도 없고, 흔한 주사도 별로 없는 점잖은 그는.. 이곳을 시간에 상관없이 드나들 수 있도록 허락된 몇 안되는 인물 중 하나였는데.. 방으로 들지 않고.. 뒷마당에 홀로 서서 뭔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그의 곁으로 다가온 연화가.. 안으로 들기를 청하자, 그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제 입으로 둘째 손가락을 세워 “ 쉿~”하며.. 그녀에게 목소리를 낮추라 한다. “ 내.. 퇴청하던 길에.. 이곳 술 생각이 나서 잠시 들렀는데.. 달밤을 가르는 구슬픈 거문고 소리가.. 내 발길을 잡아 끌더이다.. 해서.. 이리로 예까지 나도 모르게 걸어 들어왔었소. 정말.. 그림 같은 풍경이질 않소? 달빛 아래의 거문고라... 저기.. 저.. 거문고를 켜고 있는 자가.. 누구요? “ 연화.. 그의 물음에.. 고개를 돌려.. 소리나는 쪽을 바라보니, 하루 종일 아이 테를 못 벗은 기생수업 받은 아이들과 동무도 되어 줬다가 이것저것 가르쳐 주는 선생님도 되어 줬다가 하며 아이들에게 시달렸던 공길이.. 모두가 잠자리에 든 후에.. 홀로 정자에 앉아, 달빛을 등불삼아.. 거문고를 연주하고 있었다. 어릴 적.. 어미에게 잠깐 배웠다가.. 한참을 손을 놓았던 것인데.. 아이들을 가르치며.. 저도.. 시간을 쪼개어 연습을 했던지.. 그 솜씨가.. 예사 솜씨가 아니였는데... 연화.. 그런.. 공길을.. 바라보며.. “ 공길이라 하옵니다. 제 조카뻘 되는 이 지요.. 사정이 있어 제가 잠시 데리고 있습니다. 사내로 태어난 것이 너무 아까울 정도로.. 예인으로써의 재주가 뛰어난 이지요. 예서 머무는 동안.. 소일거리 삼아, 동기녀들을 가르치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 유영재.. 공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 오~ 그렇소. 소일거리 삼아..하는 것이라 하기엔.. 재주가 아깝질 않소! 궁중악사라 해도.. 손색이 없을 실력이 아니오.. 공길이라... “ 말 끝에.. 어느덧.. 공길이 있는 정자로 성큼성큼 다가서는 유영재를 보며 연화. 그 뒤를 쫒는다. 거문고 켜는 일에 심취한 공길.. 누가 다가오는 것도 모른 채 있다가.. 유경재가 부르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술대를 (거문고나 비파를 연주할 때 오른손에 끼고 줄을 퉁길때 사용하는 막대) 바닥에 떨어뜨린다. 그것을 손에 주워들며.. 유영재.. 공길의 앞에 서는데.. “ 놀라게 했다면.. 미안하오. 내.. 술 한잔 하러 이곳에 왔다가.. 오늘에서야.. 이 소리를 들었구려.. 방해가 안된다면... 곁에 앉아.. 한곡 더 청해도 괜찮겠소? “ 공길.. 당황한 듯..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뒤 따라온 연화를 바라보자, 연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공길.. 자세를 고쳐 앉고, 연화.. 소리를 듣고 쫓아나온 여종에게 주안상을 가져오라 이른다. 그날 이후로.. 유영재는.. 취월관에 올 때면 늘상 정자에 상을 보게 하고는 공길에게 거문고 연주를 청하곤 하였는데.. 독특하게도.. 당시의 최고의 교육을 받은 인재였던 그와는 견줄 수도 없을 만큼.. 낮은 신분이고,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공길이였으나, 두 사람의 대화는 그러한 두 사람 사이의 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었으니... 그와의 대화에서 조금도 움츠리는 기색 없이.. 어떠한 질문을 받든.. 항상 잠시 동안.. 깊이 생각 한 연후에, 제 생각을 또박또박 말하는 공길을 언제나 자신의 앞에서 교언영색으로 속내를 가리고 있는 이들만을 보아왔던 그는 더욱 두텁게 신임하게 되었다. 허나.. 누군가를.. 귀이 여기고.. 좋아하는 마음 또한.. 지나치면.. 모자르니만 못하거늘.. 태어나 지금껏 원하기만 하면..갖지 못할 것이 없었던 유영재. 그였으니.. 공길을 아끼는 마음이 커질수록 더욱 곁에 두고 독차지하고 싶어 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단순히 잠시 동안 들러 공길에게 소리나, 연주를 청하고 돌아가곤 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게 더욱 집착하게 되었다. 그런 욕심이 커질수록.. 입버릇처럼.. 공길을 앞에 두고.. 이런 말을 하는 날이 많아져 갔는데.. “ 통탄할 노릇이다... 네가...차리리.. 노리장화 기생이였다면 좋았을 것을.. 그냥 그랬다면... 니 신분이 아무리 천하다 해도.. 내 후실로 삼아 곁에 두고.. 언제든 볼 수 있었을것을.. “ 그런 그를 만나는 일이.. 점점 무거운 마음의 짐으로 여겨지던 공길은 차츰.. 그와의 술자리를 피하게 되었고, 그러면 그럴수록.. 갖지 못하는 물건에 더욱 안달하는 철부지 아이마냥 그의 집착은 더욱 심해졌다. 공길의 마음을 알면서도.. 어찌 도와주지 못하는 연화 또한 수심이 가득하였는데.. 항상 점잖은 모습만을 보이던.. 그가.. 이런 저런 이유를 들며 공길이..별채에서 두문불출하며.. 그와의 만남을 피하자 마치.. 다른 사람인 양.. 불같이 역정을 내다.. 겨우겨우 돌아가기가 몇 번 반복되었다. 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던 건.. 교방의 주인인 연화였다. 처음엔.. 공길의 재주를 귀이 여기는 이를 만난 것이 기뻤으나,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을 보며 행여나 공길의 신분이 밝혀질까봐 연화는 더욱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 느무.. 얄미워 말기! =^;^=)
# 53번째 이야기 - Part 3 < 공 길 >
#. 부 위 ( 공주에게 장가 든 자. 정 3품에 해당 )
“ 나으리.. 오셨사옵니까?
어찌.. 들어오질 않으시고..
이 시각에.. 밖에 서 계시옵니까..
자.. 어서..안으로 드시지요.. “
성균관 유생 출신으로..
좌참판을 지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정 관리가 되어
임금이 유독 아끼는 넷째 공주와 혼인을 한 유영재.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출신성분에,
호남형인 인물까지 갖춰, 꽤 유명한 자 였는데..
같은 성균관 출신 벗들과 몇 번 이곳을 온 후로는..
가끔 인적이 드문 시간을 찾아
홀로 술잔을 기울이고 가곤 하였다.
다른 양반네들 마냥,
무례하거나 뻐기는 것도 없고,
흔한 주사도 별로 없는 점잖은 그는..
이곳을 시간에 상관없이 드나들 수 있도록 허락된
몇 안되는 인물 중 하나였는데..
방으로 들지 않고.. 뒷마당에 홀로 서서
뭔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그의 곁으로 다가온 연화가..
안으로 들기를 청하자,
그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제 입으로 둘째 손가락을 세워 “ 쉿~”하며..
그녀에게 목소리를 낮추라 한다.
“ 내.. 퇴청하던 길에..
이곳 술 생각이 나서 잠시 들렀는데..
달밤을 가르는 구슬픈 거문고 소리가.. 내 발길을 잡아 끌더이다..
해서.. 이리로
예까지 나도 모르게 걸어 들어왔었소.
정말.. 그림 같은 풍경이질 않소?
달빛 아래의 거문고라...
저기.. 저.. 거문고를 켜고 있는 자가.. 누구요? “
연화.. 그의 물음에..
고개를 돌려.. 소리나는 쪽을 바라보니,
하루 종일 아이 테를 못 벗은 기생수업 받은 아이들과
동무도 되어 줬다가
이것저것 가르쳐 주는 선생님도 되어 줬다가 하며
아이들에게 시달렸던 공길이..
모두가 잠자리에 든 후에..
홀로 정자에 앉아,
달빛을 등불삼아.. 거문고를 연주하고 있었다.
어릴 적.. 어미에게 잠깐 배웠다가..
한참을 손을 놓았던 것인데..
아이들을 가르치며..
저도.. 시간을 쪼개어 연습을 했던지..
그 솜씨가.. 예사 솜씨가 아니였는데...
연화.. 그런.. 공길을.. 바라보며..
“ 공길이라 하옵니다.
제 조카뻘 되는 이 지요..
사정이 있어 제가 잠시 데리고 있습니다.
사내로 태어난 것이 너무 아까울 정도로..
예인으로써의 재주가 뛰어난 이지요.
예서 머무는 동안.. 소일거리 삼아,
동기녀들을 가르치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
유영재.. 공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 오~ 그렇소.
소일거리 삼아..하는 것이라 하기엔..
재주가 아깝질 않소!
궁중악사라 해도.. 손색이 없을 실력이 아니오..
공길이라... “
말 끝에..
어느덧.. 공길이 있는 정자로 성큼성큼 다가서는 유영재를 보며
연화. 그 뒤를 쫒는다.
거문고 켜는 일에 심취한 공길..
누가 다가오는 것도 모른 채 있다가..
유경재가 부르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술대를
(거문고나 비파를 연주할 때 오른손에 끼고 줄을 퉁길때 사용하는 막대)
바닥에 떨어뜨린다.
그것을 손에 주워들며..
유영재.. 공길의 앞에 서는데..
“ 놀라게 했다면.. 미안하오.
내.. 술 한잔 하러 이곳에 왔다가..
오늘에서야.. 이 소리를 들었구려..
방해가 안된다면...
곁에 앉아.. 한곡 더 청해도 괜찮겠소? “
공길.. 당황한 듯..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뒤 따라온 연화를 바라보자,
연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공길.. 자세를 고쳐 앉고,
연화..
소리를 듣고 쫓아나온 여종에게
주안상을 가져오라 이른다.
그날 이후로.. 유영재는..
취월관에 올 때면
늘상 정자에 상을 보게 하고는
공길에게 거문고 연주를 청하곤 하였는데..
독특하게도..
당시의 최고의 교육을 받은 인재였던 그와는
견줄 수도 없을 만큼.. 낮은 신분이고,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공길이였으나,
두 사람의 대화는
그러한 두 사람 사이의 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었으니...
그와의 대화에서 조금도 움츠리는 기색 없이..
어떠한 질문을 받든..
항상 잠시 동안.. 깊이 생각 한 연후에,
제 생각을 또박또박 말하는 공길을
언제나 자신의 앞에서 교언영색으로 속내를 가리고 있는 이들만을
보아왔던 그는
더욱 두텁게 신임하게 되었다.
허나..
누군가를.. 귀이 여기고.. 좋아하는 마음 또한..
지나치면.. 모자르니만 못하거늘..
태어나 지금껏
원하기만 하면..갖지 못할 것이 없었던 유영재.
그였으니..
공길을 아끼는 마음이 커질수록
더욱 곁에 두고 독차지하고 싶어 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단순히 잠시 동안 들러 공길에게 소리나, 연주를 청하고
돌아가곤 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게 더욱 집착하게 되었다.
그런 욕심이 커질수록..
입버릇처럼.. 공길을 앞에 두고.. 이런 말을 하는 날이 많아져 갔는데..
“ 통탄할 노릇이다...
네가...차리리.. 노리장화 기생이였다면 좋았을 것을..
그냥 그랬다면...
니 신분이 아무리 천하다 해도.. 내 후실로 삼아 곁에 두고..
언제든 볼 수 있었을것을.. “
그런 그를 만나는 일이..
점점 무거운 마음의 짐으로 여겨지던 공길은
차츰.. 그와의 술자리를 피하게 되었고,
그러면 그럴수록..
갖지 못하는 물건에 더욱 안달하는 철부지 아이마냥
그의 집착은 더욱 심해졌다.
공길의 마음을 알면서도.. 어찌 도와주지 못하는 연화 또한
수심이 가득하였는데..
항상 점잖은 모습만을 보이던.. 그가..
이런 저런 이유를 들며 공길이..별채에서 두문불출하며..
그와의 만남을 피하자
마치.. 다른 사람인 양..
불같이 역정을 내다.. 겨우겨우 돌아가기가 몇 번 반복되었다.
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던 건.. 교방의 주인인 연화였다.
처음엔.. 공길의 재주를 귀이 여기는 이를 만난 것이 기뻤으나,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을 보며
행여나 공길의 신분이 밝혀질까봐
연화는 더욱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 느무.. 얄미워 말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