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장집 딸 / 나희덕 詩人

임흥수200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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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gulsame/50009927550 양계장집 딸 / 나희덕 詩人


    양계장집 딸 / 나희덕

 

 

    일어나자마자 닭장으로 달려가면
    아버지가 손에 쥐어주던 갓 낳은 달걀로부터
    나는 따뜻함을 배웠다.
   
    분노를 배운 것도 닭장에서였다.
    부리로 상대의 눈을 쪼아대며
    어느 하나가 죽을 때까지 물러나지 않는.
   
    건넛마을 아파트에 달걀을 팔러 가던 날
    친구를 만날까봐 언니 뒤에 비비 숨던 어느 대낮
    그러나 닭도 달걀도 별로 돈이 되지는 못했다.
   
    텃밭의 채소 몇 뿌리와 더불어
    무언가 기른다는 것이 아버지를 살게 하는 힘이었다.
    그 손에서 길러짐으로써 닭들은 아버지를 살렸다.
    종종거리며 아버지를 따라다니던
    양계장집 어린 딸의 유일한 친구이기도 했다.
   
    결국 닭은 닭장 속에서 견디며
    우리 二代를 견디게 한 셈이다.


 

 

양계장집 딸 / 나희덕 詩人

 

                                                       나희덕 시인

 

1966년 충청남도 논산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
시집 : 뿌리에게 (1991),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1994), 그곳이 멀지 않다 (1997),
어두워진다는 것 (2001) 사라진 손바닥
김수영 문학상 수상 (1998)  김달진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현재 조선대학교 문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