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최석운
기다려 본 사람은 안다!
“어느 낙천주의자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있는 그림...”
한 평론가의 서문에서처럼 일상을 보는 범상한 시선으로 그려낸 화가의
그림속의 남자가 지붕 위에서 뒷모습으로 저 멀리 바라보고 있다.
옆에는 개가 지겨움에 지쳐 졸고 있다.
청각적으로 시간을 일깨워주는 듯 닭도 한 마리......
슬픈 서정을 이겨낼 좋은 동행들도 지쳐버린
단순하지만 계획적인 구도로 설정한 동화 속 풍경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계집의 젖가슴 같은 굴곡의 한국의 산야에 익숙한 사내들은 안다!
야트마한 산골마을 꼬불꼬불하게 난 먼지 풀풀 이는 황톳길을 보며
혹시, 올지도 모르는 여인을 기다리는 그리움...
사내의 마음은 조금이라도 빨리 확인하려고 지붕 위에 올라가 기다린다.
그러나 그녀는 오지않는다.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사내는 미련하게 체념할 줄 모른다.
기다림이 아름다운 세월을 갔다!
그래도 기다림이 아름다운 그림들에
불혹을 넘긴 사내는 도시의 삭막한 삶의 위안을 얻는다.
다정(多情)도 병인 시대를 사는 도시인들에게도
콘크리트 사막을 벗어날 영혼의 오아시스는 있어야 하는 법,
그래서 한국인의 정서 중 영원한 문화적 코드인 기다림, 그리움, 고독 등은
최석운 화백이 즐기는 주제이다.
기다림이 아름다운 세월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