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사랑은 끝났어도...

박은정200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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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심취해 있다.

 JK김동욱의 "해바라기"

 

모래를 토해내는 듯한 가수의 목소리도 좋지만,

해가 조금씩 넘어가는 늦은 오후에

아무도 없는 은행잎이 떨어지는 거리를 바라보는 듯한 멜로디와,

그만큼 또 쓸쓸한 가사가

가을이라는 이 계절과 잘 어울린다.

 

"사랑은 끝났어도 잊지못할것같아
 죽는날까지 널 향하지

 무척이나 울겠지
 숨이 다할때 까지 
 나는"

 

이 노래와

<가을로>는 닮았다...

 

 

앞에 어느 분께서도 지적해 주신

민주의 다소 상투적(?)인 서정성을 제외하면

(가끔 너무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어 영화에의 몰입을 막았다)

이 영화는

아름다운 우리나라 가을의 풍광과,

상실을 극복하는 과정을 잘 담아 내었다.

특히 유지태와 김지수의 차분한 목소리가

영화를 보는 내내 한 마디 한 마디 마음에 새겨졌다.

 

사실

영화를 보는 수백만명의 관객은

수백만가지의 다른 생각을 가지고 극장을 나선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고도

어떤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자연에 대한 경외가,

어떤 이에게는 끝나지 않는 그리움에 대한 감회가,

어떤 이에게는 새삼스럽게 아픈 상실의 상처가...

가장 크게 다가오는 부분은 누구에게나 다르다.

 

 

사랑도 그렇다.

세상에 백만개의 커플이 존재한다면,

세상엔 백만개의 사랑이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백만개의 사랑이 존재하는 것일까?

같은 영화를 보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품고 발걸음을 돌리듯이,

손을 잡고 한 곳을 바라보는 두 사람도,

마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흔히 얘기하는 "딴생각"같은 의미가 아니라,

아무리 사랑하는 두 사람이라도

상대방이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나를 전적으로 이해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

그래서 어쩌다 가끔 누군가 나보다 나의 아픔에 더 공감하거나,

나와 완벽하게 합심을 이루는 경우

그토록 고맙고 마음에 와 닿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에서 분명히 민주가 죽던 날 그들의 관계는 끝났다.

 

 

하지만 사랑은?

 

그 후로 오랫동안 유지태는 민주를 그리워하고 잊지 못한다.

'그 둘'에 관한 남은 자의 기억은 퇴색되고 빛바래어

아마 아름답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만이 기억에 남았을 것이고,

유지태는 언젠가부터

실제로 현존했던 '민주'라는 사람이 아니라

그의 관념 속에서 만들어낸 이상과

민주의 기억을 혼합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만일,

민주가 죽지 않고 살아있었더라도,

어차피 사랑이 '혼자' 하는 것이었다면

그 사랑은 그날 끝난 거라고 봐야 할까?

아니면 끝난 적 없이 계속 간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

 

 

상실의 계절, 가을과 어울리는 영화다.

 

 

p.s. 영화를 보고 난 엄마는 감상평을 8글자로 요약하였다.

       "죽은x만 불쌍하지"

 

 

 

 

 

 

 

사랑은 끝났어도 그리움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