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와 근친상간이 같습니까?

노상훈200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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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발언이 있더군요.


[근친상간은 반대하며 동성애는 지지하는 이유는 뭐냐?

 근친상간은 저지능아라도 낳지만, 동성애는 아예 출산이 불가능하지 않느냐?]

 

저는 과학자도 아니고, 명문 공대에 다닌다거나, 과학연구원도 아닙니다.

단지 예전부터 생물학등에 관심이 많았죠.

여기서 제가 지금껏 배웠던 '짧은 지식'을 활용해서 반박해봅니다.

 

일단 비판론자들이 말을 하는 요지는 [동성애와 근친상간은 둘 다 집단사회에 도움이 되지 못하며, 유전적으로도 집단에 손해다.]라는 것이죠.

 

동성애자들... 맞습니다.

'번식'못합니다. 자신의 유전자를 못남기는... 언뜻 생각하면 '자연의 섭리'에 위배된것처럼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오히려 근친상간을 하는 사람들보다 못하죠.

하.지.만. 여기서 몇몇 저명한 동물행동학자의 연구결과와 실제 사례등을 활용해보겠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동물행동학자이신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박사님의 저서인 [인간본성에 대하여(On human nature)]에서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그대로 복사한것은 아닙니다)

 

<반드시 자신의 유전자만을 남기는 것이 유전자의 목적은 아니다. 동성애자들은 고대 사회에서부터 무당, 조언자, 주술사등으로 존재해오며 집단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런 행위는 '입양'과 같은 행위처럼 자기 자신의 유전자를 직접 후세로 전달하진 못하지만 가까운 집단 내의 친척이나 동료를 도와줌으로 인해 '무리 전체의 존속'에 큰 도움을 준다. 물론 자연계의 동물들에게서도 동성애는 빈번히 일어나며, 동성애를 하는 개체들은 다른 동료들이 무리사냥을 나갈 시 영역을 지키거나 새끼를 보살피는 등의 공헌을 한다... 이런 동성애를 하는 개체들은 실제로 일반적인 이성애자들보다 평균지능이 높다는 결과도 있다.>

 

단지 이 짧은 부분 만으로도 동성애가 집단의 존속에 위협을 한다거나 자연적이지 못하다는 논리는 엉터리라는 것을 알수가 있습니다.

똑같이 '자신의 자식'을 남기지 못하는 행위인데 왜 동성애는 '자식을 남기지 못하는 자연의 섭리에 위배된 비정상적 행위'이면서, 입양은 남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행위가 되는 것입니까?

혹시 아직 모르시는 분이 있을까 노파심에 드리는 이야기지만 동성애도 입양도 자연계에서는 일반적입니다.

 

근친상간요?

그건 이미 유전적으로 저능한 개체들이 쏟아져 나올 확률이 높죠.

왜 아무것도 모르는 동물들이 같은 소집단 내에서 계속 교미를 하지 않고, 먼 거리를 이주하며 족외혼을 하겠습니까?

멸종한 동물들의 상당수는 사람들이 직접 '마지막 한마리까지' 죽여서 멸종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몇몇 개체가 용케 살아남아 인간들의 보호를 받았지만 그들은 그 소집단 내에서 계속 교배를 하다 결국 멸종 했습니다. 동물들도 같은 집단 내에서만 계속 교배를 하게 하는 것을 꺼리는 사례도 아주 많죠. 근친상간은 세대를 뒤로 전달하기 힘들 정도로 유전적으로 불합리하니까요.

물론 개들의 경우에는 가끔씩 일부러 근친교배를 시키는 등의 사례가 있긴 합니다만 이건 혈통을 위해서일뿐인 특별한 경우이죠.

윤리적 문제를 떠나서 냉정하게 생각해봅시다.

차라리 저지능아 같은 아이를 낳아 집단내에 '질이 낮은' 개체를 퍼뜨리는 것 보다는 부모를 잃은 어린 개체를 입양하여 기르는 것이 더 집단의 존속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농담하나 하자면.. 안그래도 지구는 포화상태입니다. 무조건 자식을 남기는게 집단에 도움이 되는거 절대 아니죠. 잘키운 양자하나 열 친자 안 부러운 경우많죠. ^^;)

어떤 통계자료에 따르면 특정 거주지역 내에 살아가는 개체가 늘어나면 그에 비례해서 동성애를 하는 개체의 비율이 늘어난다더군요. 이것 역시 자연 스스로 '포화상태'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구성원의 숫자가 너무 많아져서 집단 전체가 죽는 것 보다는 이런 식으로 번식률을 줄이는게 아무래도 훨씬 더 도움이 되겠죠?

자, 그에 비해서 근친상간을 하는 개체들은 집단에 무슨 도움이 되나요?

귀족들끼리의 유대감 강화? 품종 유지요? 그것도 아니면 족보작성이나 친척들끼리의 평등한 서열관계? 저지능아의 확률 증가?

 

여기서 또 몇몇 구절을 꺼내보자면...

 

<동성애를 하는 개체를 배제한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이성애를 하는 개체들에게도 동성애의 유전자는 존재한다. 보인자의 형태로서.>

<게이들의 뇌에서 폭력성이나 성욕을 담당하는 부분은 일반남성의 4분에 1에 불과했다.>

<미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의 여자들처럼 손을 잡고 다니는 집단은 레즈비언이라 오해받는다. 마찬가지로 친구들끼리 안긴다거나 어깨동무를 해도 동성애자로 오해를 받을 정도로 한국은 미국에 비해 성에 대해 개방적이다. 하지만 동성애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나 차별은 오히려 한국이 훨씬 심하다.>

 

솔직히 비판론자들이 말하는 다른 '주장'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반박을 해드리고 싶지만...

그 내용이 대부분 감정에 치우쳐 편파적이고, 이미 몇번이나 다른 글에서 반론을 했던 것들이라 굳이 언급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어떤 특정 집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비방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까요?

동성애는 역겨우니 무조건 안된다, 개 대신 닭이나 돼지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 야만인들아, 예수천국 불신지옥, 여자는 왜 군대 안가나?, 군대 복무기간을 5년으로 늘려라, 미친 예수쟁이들 엿이나 먹어라, 빠순이들은 개념 좀 챙겨 드세요...

물론 욕을 먹는 사람들 중에 당연히 비난을 들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는건 저도 압니다.

하지만 대다수 기분 상하고 불쾌해하는 사람들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라는 것을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친구나 가족이 기독교도일수도, 동x신기 팬일수도 있습니다.

(아니라고 눈에 불을 켜시겠지만 어쩌면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있을수도 있고요.)

당신이 의식이 있고 지식인, 문화인이라면 자신의 감정보다는 모두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존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적어도 자연의 섭리라거나, 후세의 존속에 관한 한에서는 걱정 안하셔도 될듯 합니다.

            어쩌면 20~30년을 산 당신보단 수십억년을 진화해온 유전자가 훨씬 더 치밀할지도 모릅니다. (기분 나쁘게 들리신다면 죄송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제 하나 내죠.

정말로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은 힘없고 선량한 소수자일까요? 아니면 그들에게 무조건 돌을 던지고 보는 사람들일까요?

 

 

 

닭은 달걀이 더 많은 달걀(유전자)을 만들어내기 위해 만들어낸 기계에 불과하다. -에드워드 윌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