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남도음식 맛기행 (2/2)

김영욱200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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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 가격에?! - 가격 대비 성능이 놀랍도록 훌륭했던 푸짐 메뉴들   1. 곡성 우리회관 비빔밥

  우리가 묵었던 곳 중 가장 자그마한 읍내였던 곡성군 곡성읍.   동네 아저씨께 여쭤보니 저녁 사먹을만한 데로는 거의 유일하다고 하셔서 찾아간 우리회관.   오늘은 간소하게 5,000원짜리 비빔밥 하나씩 주문.   하지만 남도 음식점에 간소함이란 없다. 다양함과 푸짐함만 있을 뿐.     1. 기본안주(?) 분위기로 선지국 등장. 혼자 밥 말아 먹는다면 한끼 식사가 될만한 양.   2. 고기집에서 간간히 서비스로 제공되는 스끼다시용 간, 창자 등장.   3. 이 에피타이저(?)들을 먹고 나니 그제서야 비빔밥이 10가지가 넘는 밑반찬을 거느리고 등장.      비빔밥에 들어가있는 재료보다 반찬 가지수가 더 많아 비빔밥이라는 게 무색함.      비빔밥 한 숟가락 먹고 의무적으로 반찬 세가지씩 집어먹었는데도 결국 남음.ㅋ   4. 배불리 먹고 나니 수박 몇 조각이 디저트로 등장.   5. 맛있는 수정과로 드디어 마무리.     가히 비빔밥이 포함된 15,000원짜리 정식이라고 할 만한 이 모든 게 5,000원에..   서울 돌아가면 비빔밥에 김치 한두가지 정도 나올텐데 허전해서 어떻게 먹지?   어쨋든 오늘도 대만족.       2. 완도 회덮밥

  회덮밥 한그릇 시켰는데 무슨 반찬이 15가지나 나오냐?   항구 앞 음식점답게 싱싱한 회가 서울에서 먹던 것의 2배는 들어간다.   물론 맛도 굿.   행복할 따름.       3. 낙안읍성 민속식당 백반

  낙안읍성 내에서 민박 후, 역시 낙안읍성 내 조선시대 민속식당에서 아침식사.   (낙안읍성 얘기는 나중에 자세히 할께요~)   5,000원짜리 백반에 조기, 된장찌개, 꼬막, 더덕구이 등 맛깔진 반찬이 15가지 넘게 깔린다.   매일 아침을 이렇게 먹으면 얼마나 튼튼해질까?ㅋ   남도 음식의 유일한 단점은 음식쓰레기가 엄청나다는 거다.   그렇게 맛있는데도 도저히 다 먹을 수 없을 만큼 반찬이 깔리기 때문.           음~ 훌륭한걸? - 평범한 음식들이지만 역시나 맛있었던..     1. 진도 갈비탕

  여관 근처에서 아침으로 먹은 맛있는 갈비탕.   남도는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먹어도 다 맛있다.   5,000원. 확실히 물가가 서울에 비해 한결 싸다. 너무 좋다.       2. 여수대학교 학생식당 만두국

  여수대학교 학생식당에서 먹은 2,500원짜리 만두국. 맛있다.   어느 나라에 가든 시장과 대학은 꼭 들러봐야 한다는 내 나름의 여행 철학에 따라   이번 여행에도 여수대학교와 전남대학교 캠퍼스와 학생들을 둘러봤다.   외국 대학에 가면 젊은이들을 통해 그 나라의 젊음을 볼 수 있고,   나아가 그 나라의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여행 철학이란 말이 너무 거창해 보인다면 조금 쉽게 바꿔 보자.   여행을 하다보면 자기 나름의 여행 스타일이 생기게 된다.   아무 가치관 없이 그냥 되는대로 다니거나 여행사 따라다니는거 말고   자기가 추구하고 원하여 만들어낸 여행 스타일.   어느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가장 잘 드러나는 물건이 자동차이듯,   어느 개인의 취향, 성격, 가치관이 가장 잘 드러나는 활동은 여행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여행 철학은 곧 인생관일 수 있다.   나의 여행 철학은 이제 어느 정도 만들어진 것 같다.       3. 진도 짜장면

  이번 여행 속의 목표 중 하나는 '될 수 있는 한 다양한 남도 별미를 맛보자' 였다.   여행지에서 먹은 맛있는 음식들은 유독 오래도록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 때문에,   또 아직까지 맛보지 못한 훌륭한 우리나라 음식들을 알고 싶기 때문에..   하지만 장시간의 주행 끝에 9시 넘어서 진도의 어느 여관에 짐을 푼 이 날만큼은   너무 피곤한 나머지 '오늘만이다' 라고 다짐하며 중국집에 전화를 걸었다.   푸짐한 남도의 본능이 삶은 계란으로 표현된 짜장면은, 역시 맛있었다.     여행을 가면, 경비가 허락하는 한 그 지방의 맛있는 음식들을 많이 먹는 게 좋다.   그 동안의 내 경험으로는 항상 나중에 '왜 좀더 투자해서 먹지 않았을까' 후회가 남았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그런 후회가 절대 없을만큼 실컷 먹고 다녔다.ㅎㅎ    식도락은 여행의 큰 즐거움이자 삶의 큰 즐거움이다.       최악의(유일하게 맛없었던) 식사   - 광주 부영치킨 후라이드치킨

  식사 전  

  식사 후     치킨이란 음식이 이렇게 맛없을 수도 있다니..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이 곳 전화번호를 알려준 여관주인 아저씨의 정신상태가 의심스러웠다.   광주 전남대 후문쪽 '부영치킨'은 더 이상의 민폐가 없도록 당장 문을 닫으시오.       최고의 식사   - 강진 해태식당 한정식

  식도락가들이 우리나라 3대 한정식집 중 하나로 꼽는다는 해태식당을 찾아갔다.   해태식당은 중국 무협영화에서 강호의 고수가 깊은 산 속에 숨어있듯   대로변이 아닌 강진읍 구석의 골목 안쪽에 일반 가정집처럼 소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메뉴판 없이 벽에 씌여 있듯 메뉴는 오로지 '한정식' 하나다.   몇가지 가격대의 정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정식. 3인상 6만원. 그뿐이다.     이번에 다니면서 보니 강호의 진정한 고수들은 딱 한가지 음식만 하는 경우가 많다.   키조개등심구이집도 그랬고, 광양불고기집도 그랬다.   가장 자신있는 절대지존 한가지만 제대로 하는 거다.   그리고 음식점이라기보다는 방 여러개 있는 가정집에서 손님 맞는 분위기인 곳이 많다.   남도의 맛집들에 정감이 가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온돌방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말그대로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진 상이 나온다.   광어회, 새우, 삭힌 홍어, 조기, 산낙지, 문어, 대합, 굴, 해삼, 멍게 등 각종 해산물서부터   육회, 갈비찜, 숯불고기, 송이버섯, 된장찌개, 이름도 모르는 각종 젓갈/밑반찬까지..   우리나라 대표 산해진미 총집합!   이 수많은 음식들이 모두 각 재료 고유의 풍미에서 나오는 뛰어난 맛을 갖고 있었다.   여기가. 바로. 지.상.낙.원.     배터지게 먹고 나서 든 생각들.   1. 내일 또 먹을까?   2. 일정상 내일 또 먹긴 힘든데..      전라남도를 뚝 떼어 경기도랑 바꿔치기해서 자주 먹으러 올 순 없을까?   3. 전라남도를 들어 옮기긴 쫌 힘든데.. 여기까지 종종 먹으러 올까?   4. 강진 한번 오려면 차 타든 기차타든 왕복 10시간은 걸릴텐데.. 아..ㅠㅠ     그만큼 음식이 맘에 들었다.   원래 6만원인 2인상을 5만원에 먹었는데, 이 음식이 1인분 25,000원이면 가격도 훌륭.   해태식당, 넌 감동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