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Hugs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면 Free Huger라는 말도 자연히 생겨나지 않을까?
며칠을 망설이다 위와 같이 A4 크기의 플랜카드를 만들어 줄에 매달아 목에 걸고 거리로 나갔다. 일요일인데도 오전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몇 사람을 지나쳤지만 눈길도 주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드디어 어느 아기엄마 옆을 지나칠 때 그녀가 혼잣말을 했다. “아, 이거 그거구나! 프리 허그!” 그녀의 표정은 호응에 가까웠다. 슬슬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휠체어로 갈 수 있는 곳 중에서 그래도 사람이 가장 많이 다니는 한 쇼핑센터로 갔다. 역시 오전이라 안에도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쇼핑을 하는 척 여기 저기 기웃거리고 있는데 어느 40대 아저씨가 다가와서 손을 잡아주며 등을 두드려주었다. 난 너무도 고마워서 몇 번이고 목례를 했다.
그 후로 얼마간 성적이(?) 좋지 않다. 사람들이 얼마 없는 탓이다. 우연히 아는 수녀님들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잠시 후에 또다시 마주쳐 또 악수를 하고 도합 세 번 그 수녀님과 악수를 했다. 물론 세 번의 악수 중에 내가 먼저 청한 악수는 없었다.
계속 그렇게 성적이 좋지 않자 약간 풀이 죽어 있는 상태로 화원 앞에 머물러 있었는데 거기 있던 직원 아가씨가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닌가. 순간 좀 당황을 했다. 그녀가 아가씨로서는 첫 손님(?)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예상했던 손님 중에 아가씨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꽃집에 아가씨는 역시 예뻤다.
우연히 같은 성당에 다니는 모녀를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고 짝사랑(?)하는 골드미스를 역시 우연히 만나 잠시 차 한 잔을 나누기도 했다. 나는 그녀에게 정말 사심 없이 포옹을 청했지만 그녀는 끝내 포옹을 해주지 않았고 그저 찌이인한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에휴, 이쁜 사람 같은이라구... ^^
자꾸 배회를 하는 것보다 아예 노골적으로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으로 1층 무빙워커 앞에 자리를 잡았다. 이윽고 오후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났고 내게 다가와 손을 내미는 이들도 하나 둘 늘어났다. 어제 내가 만난 사람들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나를 보는 건지 내 가슴팍에 글씨를 보는 건지 암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면 얼른 외면해 버리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가장 많았고 가장 고맙지 않은 사람들이다.
2. 그런가 하면 나를 아예 거들떠도 안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수는 1번과 비슷하고 고마움의 정도 또한 비슷하다.
3. 그 다음으로 많았던 사람들이 나를 보고 웃긴 하는데 내게 보내는 웃음이 아니라 혼자 웃거나 자기들 끼리 웃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도 별로 고맙진 않지만 어쩠던 나로 인해 웃은 거니까...
4. 이번부터 그 숫자는 현저히 줄어든다. 나를 보고 호응은 하면서도 차마 다가오지는 못하고 멀리서 미소로서 눈인사만 건네는 사람들. 그래도 충분히 고마운 사람들이다.
5. 그 다음으로 적은 숫자를 차지한 사람들이 다가와 말없이 손을 내밀며 미소지어주는 사람들이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다.
6. 몇 명 안 되는 가장 고마운 사람들은 악수와 함께 몇 마디의 말을 건네주는 사람들이다. 유일하게 포옹을 해주신 분도 이 유형에 포함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잠시 딴 생각에 잠겨있던 내 앞으로 다가와서는 “아저씨!”하며 손을 내밀어 반갑게 악수를 하고 나서 제스처까지 취해보이며 파이팅을 외쳐주고 나를 떠나가다가 뒤를 돌아보며 미소와 손을 흔들어 주던 여학생. 지나가던 나를 보고는 TV에서 젊은이들 이거 하는 거 봤다고 반가워하며 어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를 연거푸 두 번씩이나 안아주시던 직원 아주머니. 어디선가 별안간 나타나서는 “악수할래요?”하며 손 내밀던 여학생. 무빙워커에서 나는 내려가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내려가던 중 타이밍을 맞춰 손 내밀던 사람. 떼로 몰려와 손을 내밀던 아이들도 있었다. 형제로 보이는 꼬마 두 명이 다가와 내 눈치를 살피며 슬그머니 손을 잡기에 미소를 지어주었더니 씩 웃고는 어디론가 간다. 아이들이 가는 곳을 보았더니 아이들의 아빠가 눈인사를 하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 왠지 꺼려하는 아이들에게도 악수를 시키는 젊은 부부 또는 젊은 엄마들이 많았다.
어제 나를 본 사람들, 특히 호응을 해준 사람들 중에 프리 허그 운동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사람들, 어제 나(프리허거)를 처음 접하고 호응을 해준 사람이 있을까?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울트라 캡숑 짱 고마운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이 운동을 사전에 알았던 몰랐던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과 그것도 단 한 번의 악수나 포옹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게 손을 내밀거나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 미소만으로 라도 호응을 해주었다는 것은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었다는 것이며 그것으로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일종의 도전이다. 세상에 대한 도전. 아니, 나 자신에 대한 도전이다. 나 자신에 대한 시험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난 첨에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플랜카드에 포옹과 더불어 악수를 넣은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만약 플랜카드에 “포옹할까요?”만을 넣었다면 몇 명이나 내게 호응을 해주었을까? 난 꽃미남도 아니고 터프가이도 아닌데... 또 모르지. 메뉴 중에 악수가 있으니 악수만 해준 것이었을지도...
어제 내가 사람들을 관찰하며 느낀 것은 사람들에겐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말하는 ‘여유’는 물질적, 시간적 여유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다. 어제 내게 미소라도 보내주었던 사람들의 얼굴에는 그러한 여유가 가득해 보였던 반면 나를 애써(?) 외면하던 사람들의 얼굴에선 그런 여유를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거리에서 프리허거와 마주쳤을 때 악수라도, 넉넉한 미소라도 보내줄 수 있는 사람은... 물론 용기도 있는 사람이지만 그러한 용기 또한 넉넉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마음의 여유 말이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미소에 인색하다. 더욱이 낫선 사람에겐 도통 웃어주려 하지 않는다. “웃음 대 마왕”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나로서도 낯선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을 때 먼저 웃어주기란 쉽지가 않다. 그건 “내가 먼저 웃으면 혹시 저 사람이 나를 또라이로 생각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누구한테든 잠시라도 나를 망가뜨리지 않고 싶어 하는 마음. 근데 이런 마음은 버려도 그다지 아깝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두 번 다시 볼 사람들도 아닌데 나를 또라이로 안다 해서 문제 될 건 없지 않겠는가?
어제 근 7시간의 그 여정(?). 정말 보람찬 여정이었다. 단 한 명과 포옹을 하고 50명 정도의 사람들과 악수를 했다. 예상대로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1시간이 넘도록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을 때는 정말이지... 하지만 나를 끝까지 버틸 수 있게 해준 것은 사람들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었고 그 몇 퍼센트의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다시 한 번 어제 내게 미소를 보내준, 내게 손을 내밀어준, 나를 안아준 그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다.
나도 프리허거다
Free Hugs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면 Free Huger라는 말도 자연히 생겨나지 않을까?
며칠을 망설이다 위와 같이 A4 크기의 플랜카드를 만들어 줄에 매달아 목에 걸고 거리로 나갔다. 일요일인데도 오전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몇 사람을 지나쳤지만 눈길도 주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드디어 어느 아기엄마 옆을 지나칠 때 그녀가 혼잣말을 했다. “아, 이거 그거구나! 프리 허그!” 그녀의 표정은 호응에 가까웠다. 슬슬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휠체어로 갈 수 있는 곳 중에서 그래도 사람이 가장 많이 다니는 한 쇼핑센터로 갔다. 역시 오전이라 안에도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쇼핑을 하는 척 여기 저기 기웃거리고 있는데 어느 40대 아저씨가 다가와서 손을 잡아주며 등을 두드려주었다. 난 너무도 고마워서 몇 번이고 목례를 했다.
그 후로 얼마간 성적이(?) 좋지 않다. 사람들이 얼마 없는 탓이다. 우연히 아는 수녀님들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잠시 후에 또다시 마주쳐 또 악수를 하고 도합 세 번 그 수녀님과 악수를 했다. 물론 세 번의 악수 중에 내가 먼저 청한 악수는 없었다.
계속 그렇게 성적이 좋지 않자 약간 풀이 죽어 있는 상태로 화원 앞에 머물러 있었는데 거기 있던 직원 아가씨가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닌가. 순간 좀 당황을 했다. 그녀가 아가씨로서는 첫 손님(?)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예상했던 손님 중에 아가씨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꽃집에 아가씨는 역시 예뻤다.
우연히 같은 성당에 다니는 모녀를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고 짝사랑(?)하는 골드미스를 역시 우연히 만나 잠시 차 한 잔을 나누기도 했다. 나는 그녀에게 정말 사심 없이 포옹을 청했지만 그녀는 끝내 포옹을 해주지 않았고 그저 찌이인한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에휴, 이쁜 사람 같은이라구... ^^
자꾸 배회를 하는 것보다 아예 노골적으로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으로 1층 무빙워커 앞에 자리를 잡았다. 이윽고 오후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났고 내게 다가와 손을 내미는 이들도 하나 둘 늘어났다. 어제 내가 만난 사람들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나를 보는 건지 내 가슴팍에 글씨를 보는 건지 암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면 얼른 외면해 버리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가장 많았고 가장 고맙지 않은 사람들이다.
2. 그런가 하면 나를 아예 거들떠도 안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수는 1번과 비슷하고 고마움의 정도 또한 비슷하다.
3. 그 다음으로 많았던 사람들이 나를 보고 웃긴 하는데 내게 보내는 웃음이 아니라 혼자 웃거나 자기들 끼리 웃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도 별로 고맙진 않지만 어쩠던 나로 인해 웃은 거니까...
4. 이번부터 그 숫자는 현저히 줄어든다. 나를 보고 호응은 하면서도 차마 다가오지는 못하고 멀리서 미소로서 눈인사만 건네는 사람들. 그래도 충분히 고마운 사람들이다.
5. 그 다음으로 적은 숫자를 차지한 사람들이 다가와 말없이 손을 내밀며 미소지어주는 사람들이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다.
6. 몇 명 안 되는 가장 고마운 사람들은 악수와 함께 몇 마디의 말을 건네주는 사람들이다. 유일하게 포옹을 해주신 분도 이 유형에 포함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잠시 딴 생각에 잠겨있던 내 앞으로 다가와서는 “아저씨!”하며 손을 내밀어 반갑게 악수를 하고 나서 제스처까지 취해보이며 파이팅을 외쳐주고 나를 떠나가다가 뒤를 돌아보며 미소와 손을 흔들어 주던 여학생. 지나가던 나를 보고는 TV에서 젊은이들 이거 하는 거 봤다고 반가워하며 어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를 연거푸 두 번씩이나 안아주시던 직원 아주머니. 어디선가 별안간 나타나서는 “악수할래요?”하며 손 내밀던 여학생. 무빙워커에서 나는 내려가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내려가던 중 타이밍을 맞춰 손 내밀던 사람. 떼로 몰려와 손을 내밀던 아이들도 있었다. 형제로 보이는 꼬마 두 명이 다가와 내 눈치를 살피며 슬그머니 손을 잡기에 미소를 지어주었더니 씩 웃고는 어디론가 간다. 아이들이 가는 곳을 보았더니 아이들의 아빠가 눈인사를 하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와 왠지 꺼려하는 아이들에게도 악수를 시키는 젊은 부부 또는 젊은 엄마들이 많았다.
어제 나를 본 사람들, 특히 호응을 해준 사람들 중에 프리 허그 운동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사람들, 어제 나(프리허거)를 처음 접하고 호응을 해준 사람이 있을까?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울트라 캡숑 짱 고마운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이 운동을 사전에 알았던 몰랐던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과 그것도 단 한 번의 악수나 포옹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게 손을 내밀거나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 미소만으로 라도 호응을 해주었다는 것은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었다는 것이며 그것으로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일종의 도전이다. 세상에 대한 도전. 아니, 나 자신에 대한 도전이다. 나 자신에 대한 시험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난 첨에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플랜카드에 포옹과 더불어 악수를 넣은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만약 플랜카드에 “포옹할까요?”만을 넣었다면 몇 명이나 내게 호응을 해주었을까? 난 꽃미남도 아니고 터프가이도 아닌데... 또 모르지. 메뉴 중에 악수가 있으니 악수만 해준 것이었을지도...
어제 내가 사람들을 관찰하며 느낀 것은 사람들에겐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말하는 ‘여유’는 물질적, 시간적 여유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다. 어제 내게 미소라도 보내주었던 사람들의 얼굴에는 그러한 여유가 가득해 보였던 반면 나를 애써(?) 외면하던 사람들의 얼굴에선 그런 여유를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거리에서 프리허거와 마주쳤을 때 악수라도, 넉넉한 미소라도 보내줄 수 있는 사람은... 물론 용기도 있는 사람이지만 그러한 용기 또한 넉넉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마음의 여유 말이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미소에 인색하다. 더욱이 낫선 사람에겐 도통 웃어주려 하지 않는다. “웃음 대 마왕”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나로서도 낯선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을 때 먼저 웃어주기란 쉽지가 않다. 그건 “내가 먼저 웃으면 혹시 저 사람이 나를 또라이로 생각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누구한테든 잠시라도 나를 망가뜨리지 않고 싶어 하는 마음. 근데 이런 마음은 버려도 그다지 아깝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두 번 다시 볼 사람들도 아닌데 나를 또라이로 안다 해서 문제 될 건 없지 않겠는가?
어제 근 7시간의 그 여정(?). 정말 보람찬 여정이었다. 단 한 명과 포옹을 하고 50명 정도의 사람들과 악수를 했다. 예상대로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1시간이 넘도록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을 때는 정말이지... 하지만 나를 끝까지 버틸 수 있게 해준 것은 사람들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었고 그 몇 퍼센트의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다시 한 번 어제 내게 미소를 보내준, 내게 손을 내밀어준, 나를 안아준 그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