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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학교에서 아이들의 언어교육을 해줬으면” 학교에선 별도로 언어교육을 하지 않아… 일부 교사들은 스스로 프로그램 만들어 ‘욕하지 않기’교육, 전문가들 “욕하는 아이를 방치하면 위험…, 욕이 습관화되지 않도록 조기에 원인을 찾아내 치료해야”
어린이의 욕설 사용은 비단 언어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 아래에는 굉장히 복합적인 사회·문화적 요인이 숨어 있다. 그 중 하나가 가정환경. 실제로 적잖은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실험을 통해 ‘어린이의 폭력성 및 공격적 행동 양태는 부모의 양육 태도, 가정 폭력 등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명제를 입증하고 있다.
이재연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2004년 실시한 한 연구에서 “부모로부터 학대 당한 아동은 대개 우울증과 공격성, 학교 부적응 등의 부작용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동학대 예방센터에 신고돼 아동학대로 파악된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연간 증가율 13%), 피해 아동 10명 중 8명은 친부모에 의해 학대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스미디어와 인터넷의 보급이 어린이의 욕설 사용빈도를 증가시킨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TV는 광파성·속보성·현장성·동시성 등 수용자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반면, 특정 시청자군(群)의 접근을 효과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지 못해 어린이에게 적합하지 않은 정보까지도 무차별적으로 노출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04년 현재 우리나라 TV 보급대수는 가구당 1대를 넘어섰다(1.59대). 유아기부터 고교졸업 때까지 TV시청으로 보내는 총 시간(2만2000시간)이 교실에서 보내는 총 시간(1만1000시간)의 2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이와 관련, 현재 청소년보호법과 음반 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프로그램 등급제 등이 시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규제 기준이 모호하고 상황에 따른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 많아 실효성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한편 2004년 현재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인구 100명당 24.9%다. OECD 국가 중 1위이고 전년도 대비 41% 성장했다. 19세 미만 자녀를 둔 가구만으로 범위를 한정하면 보급률은 30%를 훌쩍 뛰어넘는다. 한 조사에서는 6~9세 응답자의 37.4%, 10~14세 응답자의 36.8%가 ‘하루 7~13시간 컴퓨터를 이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학교나 집 주변 등 어린이를 둘러싼 사회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본지가 ‘욕하는 아이들’의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돌아다녔던 학교 중 주변에 시장이나 공터가 있는 곳, 중학교가 붙어 있는 곳에 있는 아이들의 욕설 사용 빈도가 더 심했다.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아이, 맞벌이 가정의 아이가 많은 곳도 마찬가지였다. 또래 집단의 특성도 중요하다. 취재 중 만난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욕설을 입에 달고 다니는 아이가 반에 한 명만 있어도 금세 그 파급 효과가 학급 전체에 미친다”며 “그야말로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들의 욕설 사용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복잡다단하다 보니 학교는 사실상 ‘욕하는 아이들’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현재 각급 학교의 수업 내용 및 생활 지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정, 공표하는 교육과정이다. 현행 제7차 교육과정이 정하고 있는 초등학교 교육 목표에서는 ‘몸과 마음이 균형 있게 자랄 수 있는 다양한 경험’ ‘일상의 문제를 인식, 해결하는 기초 능력 및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능력’ ‘다양한 일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폭넓은 학습 경험’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고 애호하는 태도’ ‘일상 생활에 필요한 기본 생활 습관’ ‘이웃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씨’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중 ‘욕하지 않기’ 혹은 ‘바르고 고운 말 쓰기’는 ‘일상 생활에 필요한 기본 생활습관’ 정도에 해당한다. 그러나 교육 과정 어디에도 어떤 과목에서,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욕설을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하는지까지 명시돼 있지는 않다. 이에 대해 교사들은 “국어 과목의 말하기와 듣기 부분, 도덕 교과의 일부에 관련 내용이 언급되긴 하지만 결국 실제적이고 세부적인 학생 지도는 개별 학교와 교사의 몫”이라고 말한다.
‘학교가 학생들의 욕설 사용 습관을 바로잡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교사 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시 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김용한 회장(서울 금동초등학교 교장)은 “언어는 아이들이 일상 생활에서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일일이 가르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부 요인에 의해 일단 욕설이 입에 붙은 아이들은 바로잡기 어려울 뿐더러 교정 효과도 미미하기 때문에 학교 교육보다는 아이들이 욕설을 접하는 최초 외부환경을 정화하려는 노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수암초등학교 조재윤 교사는 “(아이들의 욕설 사용이) 심하지 않다면 그냥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한다. “얼마 전에 대학생이 된 제자가 찾아왔었어요. 학창 시절에 입도 거칠고 많이 까불던 녀석이었는데 제법 의젓해졌더라고요. 말투도 어른스러워지고. 결국 아이들의 언어 습관도 그맘때의 유행 같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대책
학부모들, “학교에서 아이들의 언어교육을 해줬으면”
학교에선 별도로 언어교육을 하지 않아… 일부 교사들은 스스로 프로그램 만들어
‘욕하지 않기’교육, 전문가들 “욕하는 아이를 방치하면 위험…,
욕이 습관화되지 않도록 조기에 원인을 찾아내 치료해야”
어린이의 욕설 사용은 비단 언어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 아래에는 굉장히 복합적인 사회·문화적 요인이 숨어 있다. 그 중 하나가 가정환경. 실제로 적잖은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실험을 통해 ‘어린이의 폭력성 및 공격적 행동 양태는 부모의 양육 태도, 가정 폭력 등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명제를 입증하고 있다.
이재연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2004년 실시한 한 연구에서 “부모로부터 학대 당한 아동은 대개 우울증과 공격성, 학교 부적응 등의 부작용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동학대 예방센터에 신고돼 아동학대로 파악된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연간 증가율 13%), 피해 아동 10명 중 8명은 친부모에 의해 학대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스미디어와 인터넷의 보급이 어린이의 욕설 사용빈도를 증가시킨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TV는 광파성·속보성·현장성·동시성 등 수용자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반면, 특정 시청자군(群)의 접근을 효과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지 못해 어린이에게 적합하지 않은 정보까지도 무차별적으로 노출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2004년 현재 우리나라 TV 보급대수는 가구당 1대를 넘어섰다(1.59대). 유아기부터 고교졸업 때까지 TV시청으로 보내는 총 시간(2만2000시간)이 교실에서 보내는 총 시간(1만1000시간)의 2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이와 관련, 현재 청소년보호법과 음반 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프로그램 등급제 등이 시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규제 기준이 모호하고 상황에 따른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 많아 실효성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한편 2004년 현재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인구 100명당 24.9%다. OECD 국가 중 1위이고 전년도 대비 41% 성장했다. 19세 미만 자녀를 둔 가구만으로 범위를 한정하면 보급률은 30%를 훌쩍 뛰어넘는다. 한 조사에서는 6~9세 응답자의 37.4%, 10~14세 응답자의 36.8%가 ‘하루 7~13시간 컴퓨터를 이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학교나 집 주변 등 어린이를 둘러싼 사회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본지가 ‘욕하는 아이들’의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돌아다녔던 학교 중 주변에 시장이나 공터가 있는 곳, 중학교가 붙어 있는 곳에 있는 아이들의 욕설 사용 빈도가 더 심했다.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아이, 맞벌이 가정의 아이가 많은 곳도 마찬가지였다. 또래 집단의 특성도 중요하다. 취재 중 만난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욕설을 입에 달고 다니는 아이가 반에 한 명만 있어도 금세 그 파급 효과가 학급 전체에 미친다”며 “그야말로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들의 욕설 사용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복잡다단하다 보니 학교는 사실상 ‘욕하는 아이들’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현재 각급 학교의 수업 내용 및 생활 지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정, 공표하는 교육과정이다. 현행 제7차 교육과정이 정하고 있는 초등학교 교육 목표에서는 ‘몸과 마음이 균형 있게 자랄 수 있는 다양한 경험’ ‘일상의 문제를 인식, 해결하는 기초 능력 및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능력’ ‘다양한 일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폭넓은 학습 경험’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고 애호하는 태도’ ‘일상 생활에 필요한 기본 생활 습관’ ‘이웃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씨’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중 ‘욕하지 않기’ 혹은 ‘바르고 고운 말 쓰기’는 ‘일상 생활에 필요한 기본 생활습관’ 정도에 해당한다. 그러나 교육 과정 어디에도 어떤 과목에서,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욕설을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하는지까지 명시돼 있지는 않다. 이에 대해 교사들은 “국어 과목의 말하기와 듣기 부분, 도덕 교과의 일부에 관련 내용이 언급되긴 하지만 결국 실제적이고 세부적인 학생 지도는 개별 학교와 교사의 몫”이라고 말한다.
‘학교가 학생들의 욕설 사용 습관을 바로잡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교사 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시 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김용한 회장(서울 금동초등학교 교장)은 “언어는 아이들이 일상 생활에서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일일이 가르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부 요인에 의해 일단 욕설이 입에 붙은 아이들은 바로잡기 어려울 뿐더러 교정 효과도 미미하기 때문에 학교 교육보다는 아이들이 욕설을 접하는 최초 외부환경을 정화하려는 노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수암초등학교 조재윤 교사는 “(아이들의 욕설 사용이) 심하지 않다면 그냥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한다. “얼마 전에 대학생이 된 제자가 찾아왔었어요. 학창 시절에 입도 거칠고 많이 까불던 녀석이었는데 제법 의젓해졌더라고요. 말투도 어른스러워지고. 결국 아이들의 언어 습관도 그맘때의 유행 같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