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자체 가서 서류 떼 보셨나요?
[달라지는 지방행정 ①] 민원창구시스템
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혁신이 한창이다. 국가 예산의 절반 이상을 집행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변화는 국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 공무원 하기에 따라 같은 세금을 내고도 동네에 따라 대국민 서비스가 다르다. 국정브리핑은 3회에 걸쳐 거듭나는 지방자치단체의 혁신현장을 찾아간다.
◆ 글 싣는 순서 1. 동사무소가 내집만큼 편하다 - 민원창구시스템 2. 지역 쇼핑시대, 기업을 잡아라. - 기업유치 활동 3. 우리 동네 관공서가 똑똑해 졌어요. - 정보활용
직장동료 셋이 모였다. 마침 다들 최근에 바꾼 휴대폰을 꺼내놓고 비교에 나섰다. 1년도 안 된 휴대폰을 잃어버린 이 과장은 석 달 전에 50만원을 온전히 주고 최신형 DMB 휴대폰으로 바꿨다. 휴대폰 배터리가 반나절도 못 가 애를 먹던 조 계장은 보조금을 혜택으로 18만원을 주고 역시 DMB 휴대폰으로 바꿨다. 인터넷 정보검색이 취미인 김 계장은 번호 이동과 휴대폰과 은행요금 할인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가입비와 부가서비스 이용요금 10만원으로 이 과장과 똑같은 최신형 DMB 휴대폰으로 바꿨다.
언제,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같은 값을 내고도 살 수 있는 물건, 서비스는 천차만별이다. 할인쿠폰을 모으고 발품을 팔면 남들보다 더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 반면 정보를 모르면 바가지를 쓸 수도 있다. 판매자가 거짓말을 하지는 않아도 진실을 말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서비스는 어느 자치구에 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세금을 내고 왕의 대접을 받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리 가라', '저리 가라' 천덕꾸러기 취급 받는 경우도 없지 않다. 담당공무원이 당신의 귀한 시간이나 방문 목적보다는 규정과 절차만 따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는 민원신청서를 없애고 양방향 모니터를 설치해 주민과 공무원 사이의 부담스러운 눈길을 없애고, 누구나 편안하게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민선지방자치시대도 10년을 넘어가면서 자치단체의 전반적인 친절도는 과거에 비해 대단히 높아졌다. 그러나 '친절함'을 강조하는 자치단체장의 의지만으로는 공공서비스의 질이 높아지지 않는다. 고객의 입장에서 그들의 요구를 만족하기 위해 스스로 불합리한 구조를 깨고 거듭나는 혁신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파주시, 민원담당 시장실로 옮기고 처리과정 알려줘 파주시는 대규모 산업단지, 신도시 건설 등의 열기로 고질적인 진정과 민원이 잦았다. 민원내용도 여러 부서 업무에 걸치다 보니 빠르게 대처하기 힘들었다. 총괄하는 부서가 없어 사안마다 처리기준도 들쭉날쭉하였다. 일관성 없는 처리가 다시 민원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파주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부서에 불과하던 민원봉사과 고충처리 담당을 감사담당관실로 옮기고, 처리과정에 대한 조사권을 부여했다. 단순 처리 부서에서 고객 민원을 총괄할 수 있도록 권한을 높인 것이다. 더 파격적인 것은 고충처리 사무실을 시장실 안으로 옮긴 점이다. 시민과 시장의 민원 핫라인 창구로 변신한 것이다.
서비스는 눈에 보이고, 느낄 수 있도록 개편했다. 민원이 접수될 때부터 처리진행상황과 처리결과를 직접 유선상으로 통보해주는 '프러스콜' 서비스를 제공했다.
변화는 시청과 시민 모두에게서 눈에 띄는 결과로 나타났다. 파주시 관계자는 "전에는 민원처리 과정에서 욕설과 고함으로 사무실이 들썩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고충처리부서에서 민원처리를 직접 해결해준다는 믿음이 확산되자 이제는 이런 소란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파주시가 조직개편으로 고객의 만족을 찾았다면, 경기 부천과 부산진구, 서울 마포구는 고객 접점 관리로 새로운 행정서비스를 열어가고 있다.
부천시에서는 행정처리가 궁금하다면 콜센터에 전화 한 통화만 하면 된다. "꿈을 이루는 도시, 부천시청 상담센터 김상냥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로 시작하는 안내원에게 말하면 웬만한 민원은 대부분 해결된다. 집 앞의 도로공사 때문에 불편해도, 주민등록증을 분실해도, 여권을 만들려고 해도, 자동차세가 궁금해도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다. 직접 처리할 수 없는 문제는 담당직원과 바로 연결해준다.
부천시, 무엇이든 '콜센터'에 물어보세요 그 결과 부천시에서는 "담당이 아닌데요", "왜 이쪽으로 연결했는지 모르겠는데요" 처럼 관공서에서의 고질적인 전화 돌리기는 사라졌다. 요즘 부천시 콜센터는 하루 1200명이 사용할 정도로 성황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혁신은 친절함 만으로는 2% 부족하다. 불합리한 행정구조를 깨고 거듭나는 혁신만이 고개만족 행정을 이룰 수 있다. 부산진구에서는 행정증명서를 떼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구청에서 주로 발급하는 증명서는 주민등록 등본, 인감증명서, 건축물 대장 등 16종, 창구만도 7곳, 담당직원은 14명이다. 창구마다 처리할 수 있는 서류가 다르다 보니 당연히 인감증명서 창구는 줄을 서서 기다리고, 건축물 대장 창구는 한산해도 남의 일이었다.
주민은 주민대로 '공무원은 나태하다'는 인상을 갖고,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업무 불만이 쌓여 창구업무를 기피했다.
부산진구는 원스톱 통합민원발급시스템으로 해답을 찾았다. 프로그램을 개편해 한 창구에서 모든 민원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은행에서 번호표를 뽑아 이용하던 주민은 쉽게 적응했다. 지난해 10월 통합창구를 연 결과 민원인의 98%가 만족했다. 7개 부서 14명이 담당하던 업무가 1개 부서 9명으로 줄었지만 직원들의 불만은 오히려 줄었다.
서울 마포구는 '민원신청서'를 없앴다. 구청 직원이 1일 민원인이 돼서 겪어보고 내린 해답이다.
복잡한 민원신청서를 없애는 대신 말로 신청하면 양방향 모니터를 통해 신청내역과 처리과정을 민원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도 일반인과 같이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에게는 음성안내가, 청각장애인에게는 문자안내가 가능하도록 했다. 일명 '민원인 친화형 토지종합민원창구시스템'.
행정서비스가 궁금하다면 주민등록등본을 떼보자 민원인의 입장에서 만든 친화형 창구시스템이 들어서고 나서 신청서로 처리할 때 멀뚱멀뚱하던 민원인의 기다림도, 그 눈길을 받아야 했던 담당공무원의 부담도 없어졌다.
민원인에게 좋은 시스템은 빨리 퍼졌다. 부천시는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민간기업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지방자치단체 콜센터의 메카'가 되고 있다. 부산진구 통합발급시스템은 다른 자치단체에 28회에 걸쳐 벤치마킹이 됐다. 마포구의 친화형 종합민원창구시스템은 전국 41개 행정기관에 무상 공급됐다.
내는 세금보다 더 좋은 행정서비스를 받는지, 다른 이들에 비해서 천대받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면 전자정부에서 손쉽게 클릭하지 말고 발품을 팔자. 읍면동사무소나 구청에 가서 주민등록등본을 떼면서 서비스를 평가해 보자.
요즘 지자체 가서 서류 떼 보셨나요?
◆ 글 싣는 순서
1. 동사무소가 내집만큼 편하다 - 민원창구시스템
2. 지역 쇼핑시대, 기업을 잡아라. - 기업유치 활동
3. 우리 동네 관공서가 똑똑해 졌어요. - 정보활용
직장동료 셋이 모였다. 마침 다들 최근에 바꾼 휴대폰을 꺼내놓고 비교에 나섰다. 1년도 안 된 휴대폰을 잃어버린 이 과장은 석 달 전에 50만원을 온전히 주고 최신형 DMB 휴대폰으로 바꿨다. 휴대폰 배터리가 반나절도 못 가 애를 먹던 조 계장은 보조금을 혜택으로 18만원을 주고 역시 DMB 휴대폰으로 바꿨다. 인터넷 정보검색이 취미인 김 계장은 번호 이동과 휴대폰과 은행요금 할인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가입비와 부가서비스 이용요금 10만원으로 이 과장과 똑같은 최신형 DMB 휴대폰으로 바꿨다.
언제,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같은 값을 내고도 살 수 있는 물건, 서비스는 천차만별이다. 할인쿠폰을 모으고 발품을 팔면 남들보다 더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 반면 정보를 모르면 바가지를 쓸 수도 있다. 판매자가 거짓말을 하지는 않아도 진실을 말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서비스는 어느 자치구에 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세금을 내고 왕의 대접을 받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리 가라', '저리 가라' 천덕꾸러기 취급 받는 경우도 없지 않다. 담당공무원이 당신의 귀한 시간이나 방문 목적보다는 규정과 절차만 따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민선지방자치시대도 10년을 넘어가면서 자치단체의 전반적인 친절도는 과거에 비해 대단히 높아졌다. 그러나 '친절함'을 강조하는 자치단체장의 의지만으로는 공공서비스의 질이 높아지지 않는다. 고객의 입장에서 그들의 요구를 만족하기 위해 스스로 불합리한 구조를 깨고 거듭나는 혁신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파주시, 민원담당 시장실로 옮기고 처리과정 알려줘
파주시는 대규모 산업단지, 신도시 건설 등의 열기로 고질적인 진정과 민원이 잦았다. 민원내용도 여러 부서 업무에 걸치다 보니 빠르게 대처하기 힘들었다. 총괄하는 부서가 없어 사안마다 처리기준도 들쭉날쭉하였다. 일관성 없는 처리가 다시 민원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파주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부서에 불과하던 민원봉사과 고충처리 담당을 감사담당관실로 옮기고, 처리과정에 대한 조사권을 부여했다. 단순 처리 부서에서 고객 민원을 총괄할 수 있도록 권한을 높인 것이다. 더 파격적인 것은 고충처리 사무실을 시장실 안으로 옮긴 점이다. 시민과 시장의 민원 핫라인 창구로 변신한 것이다.
서비스는 눈에 보이고, 느낄 수 있도록 개편했다. 민원이 접수될 때부터 처리진행상황과 처리결과를 직접 유선상으로 통보해주는 '프러스콜' 서비스를 제공했다.
변화는 시청과 시민 모두에게서 눈에 띄는 결과로 나타났다. 파주시 관계자는 "전에는 민원처리 과정에서 욕설과 고함으로 사무실이 들썩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고충처리부서에서 민원처리를 직접 해결해준다는 믿음이 확산되자 이제는 이런 소란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파주시가 조직개편으로 고객의 만족을 찾았다면, 경기 부천과 부산진구, 서울 마포구는 고객 접점 관리로 새로운 행정서비스를 열어가고 있다.
부천시에서는 행정처리가 궁금하다면 콜센터에 전화 한 통화만 하면 된다. "꿈을 이루는 도시, 부천시청 상담센터 김상냥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로 시작하는 안내원에게 말하면 웬만한 민원은 대부분 해결된다. 집 앞의 도로공사 때문에 불편해도, 주민등록증을 분실해도, 여권을 만들려고 해도, 자동차세가 궁금해도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다. 직접 처리할 수 없는 문제는 담당직원과 바로 연결해준다.
부천시, 무엇이든 '콜센터'에 물어보세요
그 결과 부천시에서는 "담당이 아닌데요", "왜 이쪽으로 연결했는지 모르겠는데요" 처럼 관공서에서의 고질적인 전화 돌리기는 사라졌다. 요즘 부천시 콜센터는 하루 1200명이 사용할 정도로 성황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혁신은 친절함 만으로는 2% 부족하다. 불합리한 행정구조를 깨고 거듭나는 혁신만이 고개만족 행정을 이룰 수 있다.
부산진구에서는 행정증명서를 떼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구청에서 주로 발급하는 증명서는 주민등록 등본, 인감증명서, 건축물 대장 등 16종, 창구만도 7곳, 담당직원은 14명이다. 창구마다 처리할 수 있는 서류가 다르다 보니 당연히 인감증명서 창구는 줄을 서서 기다리고, 건축물 대장 창구는 한산해도 남의 일이었다.
주민은 주민대로 '공무원은 나태하다'는 인상을 갖고,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업무 불만이 쌓여 창구업무를 기피했다.
부산진구는 원스톱 통합민원발급시스템으로 해답을 찾았다. 프로그램을 개편해 한 창구에서 모든 민원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은행에서 번호표를 뽑아 이용하던 주민은 쉽게 적응했다. 지난해 10월 통합창구를 연 결과 민원인의 98%가 만족했다. 7개 부서 14명이 담당하던 업무가 1개 부서 9명으로 줄었지만 직원들의 불만은 오히려 줄었다.
서울 마포구는 '민원신청서'를 없앴다. 구청 직원이 1일 민원인이 돼서 겪어보고 내린 해답이다.
복잡한 민원신청서를 없애는 대신 말로 신청하면 양방향 모니터를 통해 신청내역과 처리과정을 민원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도 일반인과 같이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에게는 음성안내가, 청각장애인에게는 문자안내가 가능하도록 했다. 일명 '민원인 친화형 토지종합민원창구시스템'.
행정서비스가 궁금하다면 주민등록등본을 떼보자
민원인의 입장에서 만든 친화형 창구시스템이 들어서고 나서 신청서로 처리할 때 멀뚱멀뚱하던 민원인의 기다림도, 그 눈길을 받아야 했던 담당공무원의 부담도 없어졌다.
민원인에게 좋은 시스템은 빨리 퍼졌다. 부천시는 중앙부처뿐만 아니라 민간기업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지방자치단체 콜센터의 메카'가 되고 있다. 부산진구 통합발급시스템은 다른 자치단체에 28회에 걸쳐 벤치마킹이 됐다. 마포구의 친화형 종합민원창구시스템은 전국 41개 행정기관에 무상 공급됐다.
내는 세금보다 더 좋은 행정서비스를 받는지, 다른 이들에 비해서 천대받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면 전자정부에서 손쉽게 클릭하지 말고 발품을 팔자. 읍면동사무소나 구청에 가서 주민등록등본을 떼면서 서비스를 평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