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촬영지로 떠나는 초여름 감각여행

허영우200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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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촬영지로 떠나는 초여름 감각여행
이순신이 되어 왜구 쫓고, 장보고와 바다 호령하고…토지 세트장 가면 나도 서희

드라마 촬영지로 떠나는 초여름 감각여행 ▲ 부안의 솔섬낙조

영화·드라마 촬영지 세트장은 관광특수를 누리면서 이제 명소가 되었다. TV 화면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면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시청률이 높아지면 그곳을 찾는 이는 더욱 많아진다. 대부분 겉만 번드르르한 날림 건물들. 배우 빠진 장소는 더 허허롭다. 단지 드라마 세트장을 목적에 두는 것보다는 그 주변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관광지를 염두에 두고 떠나면 여행길은 한없이 행복해진다.

1. 하동의 ‘토지’ 세트장과 구례 사성암

드라마 ‘토지’에서 눈길을 잡아끄는 장소는 많았다. 특히 하동의 ‘토지’ 세트장과 구례 사성암은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우선 드라마 초반부에서 가장 많은 장면을 연출했던 하동 세트장(악양면 평사리). 평사리 마을은 박경리 소설의 주무대로 오래 전부터 알려진 곳. 그저 평범한 시골마을은 드라마 장소는 물론이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마을을 테마관광지로 변신시켰다.

드라마 촬영지로 떠나는 초여름 감각여행 ▲ 최참판댁 세트장

드라마 촬영지로 떠나는 초여름 감각여행 ▲ 평사리 세트장

하동군에서는 1998년부터 시작해 2001년이 되어서야 마무리할 정도로 정성을 기울였다. 2004년 8월부터 입장료(1000원)를 받는데, 마을 빈 집은 초가를 입혀서 옛 모습을 재현해놓았지만 날림 세트장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마당 화단에 피어난 꽃과 열매가 마치 사람이 사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무엇보다 최참판댁에 들르면 깜짝 놀란다. 소설 속에서 나왔음직한 완벽한 한옥이다. 안채, 사랑채, 별당채, 사당, 중문채, 뒤채를 비롯하여 한옥 10여동을 보면 ‘과연 최참판댁이 이랬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워낙 복원을 잘 해놓아 문화재 자료로도 손색이 없다.

최참판댁을 등지고 서면 평사리의 넓은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외 ‘박경리 문학관’이 있고 최근에는 관광객을 위해 장터도 만들었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산사라는 절집과 고소성(사적 151호)도 있다.

드라마 촬영지로 떠나는 초여름 감각여행 ▲ 사성암악양면을 벗어나 구례에서 찾아가야 할 곳은 사성암이다. 드라마에서는 서희의 남편 길상이가 숨어지내던 절집으로 나왔는데 기암을 파고든 건물이 꽤 인상적이다.

구례 화엄사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은 사성암(061-781-5463,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은 신라시대 연기조사가 세웠다고 전해오는 고찰. 사성암은 원효, 도선국사, 진각, 의상 등 4명의 성인이 수도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오산(531m, 鰲山)의 꼭대기 바위 암벽 위. 절집을 둘러싸고 있는 기암은 곧 하늘과 맞닿을 듯 가까이 다가서 있다.

가파른 돌담을 뛰어넘기 위해 기둥을 세워 지은 번듯한 건물이 두세 채. 하늘을 향해 올라간 건물 주변으로는 암벽이 둘러쳐 있으며 마애여래입상과 53불(35불이 현존)이 있다.

무엇보다 서쪽 암벽에서 바라보는 풍치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빼어나다. 발 아래로 굽이치며 흐르는 섬진강이 남원에서 곡성까지 이어지는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무주~진주 간 고속도로의 단성나들목에서 하동(20번 국도)쪽으로 들어오거나 시천에서 청암(59번 국도)을 거쳐 하동읍내로 들어오는 방법이 있다. 혹은 호남고속도로 전주IC를 나와 남원 방면 17번 국도, 19번 국도를 거쳐 구례읍으로 들어가 구례 서시교에서 하동 방면 19번 국도 이용. 세트장은 하동읍내 쌍계사 가는 길목에서 만난다. 사성암은 구례읍내를 기점으로 찾거나 하동~구례로 나오는 길목(간전교)에 팻말이 있다.

■ 별미집과 숙박
하동 주변에는 재첩국과 매운탕 등을 파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여름철 별미인 은어회가 있지만 거의 양식이라는 것을 참조해야 할 듯. 재첩국은 하동읍내에 있는 여여식당(如如 055-884-0080)이 괜찮다. 또 섬진강 참숯불 장어구이(055-884-2226)도 지역 주민에게 인기있는 집이다. 쌍계사 주변의 쌍계수석원식당(055-883-1716)은 돌솥밥이 전문이다. 화개, 하동, 강변 등에 숙박할 곳이 여럿 있으며 지리산온천(061-783-2900)쪽이나 화엄사 지구를 이용해도 괜찮다.

■ 여행포인트
여름철에는 쌍계사 근처에 있는 화개계곡과 의신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면 된다. 특히 용화정사 뒤쪽의 풍치가 빼어나다. 쌍계사 뒤에 있는 불일폭포 트레킹도 권할 만하다. 구례의 다무락 마을에는 황기모아(061-783-5515, www.hwanggi.com)가 있다. 황토염색 체험이 가능하다. 다무락마을(구례읍 계산리)은 밤나무 배나무 감나무 등 유실수가 풍부한 곳으로 체험학습장(문의:061-782-8905)으로 이용한다.

2. 완도의 ‘해신’ 촬영지와 보길도

그동안 완도는 워낙 외지로 떨어진 데다 특별히 내세울 관광지가 없어 보길도 가는 길목에 ‘점만 찍던 곳’으로 통했다. 그런 완도가 지금은 드라마 덕분에 메인 여행지가 되었다. 완도에서도 ‘해신’ 촬영 세트장이 지어진 곳은 두 군데. 완도군 군외면 불목리와 완도읍 대신리 소세포 오픈세트장 ‘청해진 포구마을’이다.

드라마 촬영지로 떠나는 초여름 감각여행 ▲ 신라방 세트장

완도여행은 완도대교를 건너면서 시작된다. 다리를 건너 팻말을 따라 가면 신라방을 만날 수 있다. 길은 대교를 기점으로 읍내나 군외에서 77번국도를 타고 서남쪽으로 떠나도 만날 수 있게 되어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간만 걸으면 본연의 세트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원불교 완도청소년훈련원 1만6000평의 부지에 건립된 ‘신라촌’. 첫눈에도 흥미를 끌 정도로 세트장이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 본영, 객사, 민가, 중국거리, 설평 상단 및 이도형 상단(무역품 거래 및 상인숙소) 등 40여동의 기와집에서는 금방이라도 사람이 튀어나올 듯하다. 세트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건물 중간의 수로. 당나라풍의 저잣거리 사이로 보이는 대규모 수로. 맑은 물 위에는 배가 띄워져 건물과 그림 같은 조화를 이룬다. 물길은 어렵지 않게 1200년 전 중국으로 공간이동한 듯하다.

드라마 촬영지로 떠나는 초여름 감각여행 ▲ 궁항 세트장

해신 세트장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소세포 바닷가에 세트장이 또 있다. 국도로 나오면 전망 좋은 해안길이 이어진다. 물 빠진 갯벌에서 고둥을 잡는 모습이나, 언덕을 오르면 넓디넓은 바다가 눈 속에 들어와 잠긴다. 300m 남짓한 아담한 포구지만 백사장 모래의 질이 빼어나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있는 곳이다. 포구 앞으로 흑일도, 백일도, 동화도 등 섬이 이어지고 멀리 해남 땅끝마을을 볼 수 있어 전망이 빼어나다.

전망을 보려면 길 언덕에 차를 세우면 된다. 고개를 내려 발아래를 쳐다보면 거대한 초가집 마을이 모습을 드러내고 바다에는 대형 목선들을 띄워 옛 포구 풍경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포구 앞에는 중국 양주의 모습도 조성해놓았다. 선착장과 바다에는 통일신라와 당나라 양식의 선박이 떠다닌다. 6월부터는 연중 개방하며 입장료도 받을 예정.

이곳을 지나 완도 쪽으로 가다보면 보길도 배를 탈 수 있는 화흥포 길목과 만난다. 이 길목에는 2002년 5월 개관한 어촌민속전시관(061-550-5558)이 있다. 여러 전시품은 물론이고 관광객이 직접 어선에 승선, 항해체험을 할 수 있으니 한번쯤 들러보길. 화흥포는 핏빛보다 더 진한 낙조가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는 곳이다. 넓게 펼쳐진 바다여서 따로 포인트는 없지만 멀리 땅끝으로 넘어서는 낙조는 하루의 시름을 녹여내린다.

드라마 촬영지로 떠나는 초여름 감각여행 ▲ 죽막마을 세트장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완도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정도리 구계등이 있다. 굵은 바윗돌이 바다를 장식하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파도에 씻겨진 둥그런 갯돌이 바다에 펼쳐져 소리를 내고 있다. 바윗돌 위에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 하나가 있어 쉼터를 만들어주고 뒤쪽에는 40여종의 상록수림 산책로가 있다. 그 외에 완도읍내에서 200리길인 장좌리에 장보고의 숨결이 살아 있는 청해진 유적지(사적 308호)가 있다.

■ 찾아가는 길
수도권에서 출발한다면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에서 나와 2번국도를 따라 월평까지 간 뒤 13번국도로 갈아타고 해남을 지나 완도대교를 지나면 된다. 호남고속도로 광산IC에서 13번국도를 따라 나주, 영암, 해남을 지나면 완도대교와 만난다. 완도읍내 방면으로 들어오면 신라방. 들어간 반대편 길로 가면 소세포구로 가는 77번국도~소세포구~어촌 민속전시관~화흥포항 낙조~정도리 구계등~완도읍내에서 13번국도 이용해 8㎞ 정도 해남 방면으로 올라가면 청해진 유적지. 보길도는 화흥포에서 배를 타면 된다. 1시간30분 소요.

■ 별미집과 숙박
완도항의 활선어 위판장에 가면 싱싱한 자연산 회를 싼 값에 즐길 수 있다. 숙박은 완도 구계등 산언덕에 고즈넉이 자리잡고 있는 산호모텔(061-552-4004)을 추천할 만하다. 완도 읍내에는 훼미리 찜질방(061-554-5210) 등이 있다. 또 보길도의 청별항 주변으로는 새로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바위섬 횟집민박(061-555-5612)은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으며 민박도 가능하다. 특히 이 지역 특산물인 전복은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 중 하나다. 그 외 다시마와 보옥리의 멸치, 멸치젓 등을 꼽을 수 있다. 멸치 구입은 보길도 특산품(061-554-1602)에 문의.

■ 여행포인트
완도까지 갔다면 보길도 여행을 연계하면 좋다. 보길도를 못갈 경우에는 해남의 땅끝에서 멀지 않은 달마산 도솔암을 찾아나서는 것도 좋다. 달마산 정상의 기암봉우리 사이를 걷다보면 마치 신선이 구름을 타고 걷고 있는 듯 훨훨 날아다니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3. 부안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 세트장과 솔섬 낙조

부안엔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부안읍에서 바닷길을 잇는 30번국도를 따라 달려가면 세트장을 만날 수 있다. 여러 장소 중에서 일반인이 가볼 수 있는 곳은 석불산 영상랜드(하서면)와 궁항 세트장이다. 부안의 드라마 세트장은 차치하고 반도를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는 변산 국립공원은 사철 무쌍하게 자연을 변화시킨다. 그 어느 곳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사랑스러운 여행지다.

여행은 부안읍내에서 시작하느냐 아니면 줄포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초보자라면 30번국도를 이용해 구석구석 들러볼 수 있는 보편적인 코스로 여행을 잡는다. 읍내에서 변산반도를 향해 달리다 보면 하서면에서 석불산 영상랜드를 만난다.

매표소를 지나 바닷가로 내려가면 자그마한 해수욕장이 펼쳐지고 그 옆에 채석강이 반긴다. 당나라 때 이백이 놀았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흡사하다 하여 채석강이라고 부른다. 채석강은 약 7만년 전(중생대 백악기)에 퇴적한 퇴적암의 성층으로 바닷물의 침식에 의해 수만 권의 책을 쌓아 올린 듯한 와층을 이루고 있다. 마치 제주도 해안가에서 본 듯한 검은 바윗돌이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드라마 촬영지로 떠나는 초여름 감각여행 ▲ 소세포 세트장의 목선

채석강만 들러보지 말고 적벽강과 수성당 할미집을 연계하는 것도 방법이다. 작은 어촌마을인 죽막마을 뒤에 적벽강과 수성당할미집(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8호)이 있다. 죽막마을 앞에는 천연기념물 제123호인 후박나무 군락지가 있다. 이곳에도 세트장이 들어서 있다. 할미집 가기 전 서쪽으로 용두산을 돌아 절벽과 암반으로 펼쳐지는 해안선 약 2㎞를 적벽강이라고 한다. 적벽강(전라북도 기념물 제29호)도 채석강과 비슷하지만 바위색도 약간 다르고 와층도 아픔이 덜한 듯 밋밋하다. 한적한 이곳에도 물이 빠지면 어김없이 사람이 몰려든다.

채석강을 나오면 격포항. 횟집타운과 여러 레저시설이 몇 년 사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곳은 옛날 수군의 근거지로 수군별장, 첨사 등을 두어 왔고 조선시대에는 전라우수영 관할의 격포진이 있었던 곳이다. 지금은 유람선을 탈 수도 있으며 갓 잡아 올린 생선회가 싱싱하다. 반대편 길에는 영상테마파크가 조성 중에 있다.

격포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달리면 자그마한 항구 궁항에 닿는다. 궁항은 말 그대로 활 모습을 닮은 곳. 멀리서 바라보면 항구는 활처럼 둥글게 휘어져 있다. 그 언덕 한쪽에 이순신 세트장이 들어서 있다.

드라마 촬영지로 떠나는 초여름 감각여행 ▲ 내소사

석불산 산자락,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곳에 한산도 삼도수군통제영과 경상우수영, 왜관거리 등의 세트장. 세트장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광에 절로 시름이 녹는다. 궁항을 벗어나 큰길을 따라 돌아가면 모항 언덕 위.

무엇보다 부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내소사(來蘇寺)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에 혜구두타가 소래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 들어가는 전나무 숲길이나 색칠되지 않은 대웅전, 그리고 문창호살 등 볼거리가 많은 천년고찰. 이어 곰소항의 젓갈단지~유형언 생가~개암사까지 돌아보면 외변산 여행은 대충 끝이 난다. 이어 여행의 대미는 낙조를 보는 일이다. 바닷가 근처 어느 곳이나 나름대로 특징이 있다. 특히 학생해양수련관 앞에 있는 자그마한 솔섬. 그 섬 위에 있는 소나무 사이로 지는 해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동적이다.

■ 찾아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부안IC를 이용해 부안읍내에서 30번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해안도로를 따라 격포~궁항~모항~곰소항~염전~내소사~유형언유허지~개암사~울금바위 등을 한 바퀴 돌면 된다. 내변산 산행은 중간 허리 길을 이용하면 된다.

■ 별미집과 숙박
부안에는 백합이 유명하다. 계화회관(063-584-3075)은 외지에까지 알려진 집이고 그외 바지락조개로는 변산 온천산장(063-584-4874)이 있다. 싱싱한 회는 격포항횟집(063-584-8833)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즐길 수 있다. 곰소항에는 칠산꽃게장집(063-581-3470)의 간장게장도 맛이 좋다. 곰소항 안에 있는 장모집(063-584-3504)은 5000원 정도에 가정식 백반을 즐길 수 있다. 숙박은 궁항 근처에 있는 ‘해넘이축제 바다로 세계로’(063-582-0405)나 격포 쪽에는 모텔이 많다.

■ 여행포인트
개암사라는 절집 앞에 재래식으로 만든 죽염 공장(063-583-7748)이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원숭이학교(063-584-0708, 상서면 감교리)가 있다. 일본 원숭이의 단체공연을 볼 수 있다. 특히 악어쇼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보는 것은 좋지만 입장료가 만만치 않다. 또 변산에 대해 더 깊숙이 알고 싶다면 내변산의 직소폭포, 월명암 트레킹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