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수백그루가 혹은 서 있고 혹은 쓰러져 있으며 혹은 또 허리를 꺾고 서 있는 높게더미입니
다. 포우 맞아 허리 끊어진 강대나무더기 지돌이로 돌아 휘늘어진 머루덩굴 다래덩굴 잡고 안돌
이로 극터듬어 오르니 아름드리 잣나무 하늘을 덮는데, 화라지 타고 오르던 담비 한 마리가 무춤
고개를 돌립니다. 얼굴 때리는 나무가지 젖히는 소리에 놀랐는지 석잔 밑에서 애새우 찍던 산물
오리가 퍼들껑 날아오르며 돌물확 속에 넣고 마은 구릿가루를 뿌린 것 같던 하늘이 출렁 하
고 물고개를 쳤고, 비오- 비오- 높이 떠서 우짖는 솔개소리 아득합니다. 굴왕신 같은 잣나무 맞
뚫레 벗어나자 휘청 산길 또 비틀거리면서 굴참나무숲 사이로 깔리는 산죽길이 연초록으로 깊은
데 나뭇가지에 앉아 졸밤 찍던 큰사슴 한 마리가 출렁 가지를 . 잎새마다 매달려 있던 밤
잔 이슬방울들이 소낙비 소리르 내며 쏟아져내렸고 팔뚝으로 이마를 훔치며 올려다 보는 토끼봉
쪽 하늘에 상기도 갈려 있는 잔월입니다. 고듭싸리와 망개며 산초나무 우거진 산모롱이 지나 몇
아름씩 되는 구상나무숲을 벗어나자 문득 길이 끈어지면서, 아흐! 낭떠러지 건공중에 걸려있는
것은 무지개였습니다. 장뼘도 훨씬 넘게 깔린 낙엽을 적시고 나무뿌리 휘감으며 줄먹줄먹한 바
위너덜 타고 욜그랑살그랑 흘러내리던 산골물이 민탈 걸려 길을 잃고 튀어오르며 빨주노초파남
보로 홍예틀어 만들어 내는 무지개는 암무지개와 숫무지개가 겹쳐진 갑션무지개였습니다.
30여년 전만해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랬는데 이제는 서늘하게 깊던 산속도 없어졌고 꿈같던 갑션무지개도 사라져 버리었습니다. 굴착기 소리, 다이너마이트 터지는 소리, 번개치는 소리 같은 자동차 소리에 안개도 이슬도 다 무지개를 만들 힘이 없어졌기 때문이지요.
*우리말 풀이
갑션무지개; 쌍무지개
메숲져; 산에 나무가 많아서
노루목; 노루가 더니는 길목
덤부렁듬쑥; 덤불이나 수풀이 우거져서 그윽하고 깊숙한 모양
회띠; 허리띠
강대나무; 선 채로 껍질이 벗겨져 말라죽은 나무 또는 잔가지와 뿌리를 잘라버린 밋밋한 낙엽송
갑션무지개 뜨는 언덕
송진내음 숨막히는 대솔밭을 벗어났는가 싶은데 실개천 건너자 멧숲져 서늘한 노루목입니다.
덤부렁듬쑥한 굴참나무 도토리나무 상수리나무 노각나무 서나무 박달나무 단풍나무 사이로 회
띠처럼 좀좀한 오솔길 지나자 떨기밭인데, 기우뚱 돌아서니 흰회색으로 말라죽은 강대나무 진대
나무 수백그루가 혹은 서 있고 혹은 쓰러져 있으며 혹은 또 허리를 꺾고 서 있는 높게더미입니
다. 포우 맞아 허리 끊어진 강대나무더기 지돌이로 돌아 휘늘어진 머루덩굴 다래덩굴 잡고 안돌
이로 극터듬어 오르니 아름드리 잣나무 하늘을 덮는데, 화라지 타고 오르던 담비 한 마리가 무춤
고개를 돌립니다. 얼굴 때리는 나무가지 젖히는 소리에 놀랐는지 석잔 밑에서 애새우 찍던 산물
오리가 퍼들껑 날아오르며 돌물확 속에 넣고 마은 구릿가루를 뿌린 것 같던 하늘이 출렁 하
고 물고개를 쳤고, 비오- 비오- 높이 떠서 우짖는 솔개소리 아득합니다. 굴왕신 같은 잣나무 맞
뚫레 벗어나자 휘청 산길 또 비틀거리면서 굴참나무숲 사이로 깔리는 산죽길이 연초록으로 깊은
데 나뭇가지에 앉아 졸밤 찍던 큰사슴 한 마리가 출렁 가지를 . 잎새마다 매달려 있던 밤
잔 이슬방울들이 소낙비 소리르 내며 쏟아져내렸고 팔뚝으로 이마를 훔치며 올려다 보는 토끼봉
쪽 하늘에 상기도 갈려 있는 잔월입니다. 고듭싸리와 망개며 산초나무 우거진 산모롱이 지나 몇
아름씩 되는 구상나무숲을 벗어나자 문득 길이 끈어지면서, 아흐! 낭떠러지 건공중에 걸려있는
것은 무지개였습니다. 장뼘도 훨씬 넘게 깔린 낙엽을 적시고 나무뿌리 휘감으며 줄먹줄먹한 바
위너덜 타고 욜그랑살그랑 흘러내리던 산골물이 민탈 걸려 길을 잃고 튀어오르며 빨주노초파남
보로 홍예틀어 만들어 내는 무지개는 암무지개와 숫무지개가 겹쳐진 갑션무지개였습니다.
30여년 전만해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랬는데 이제는 서늘하게 깊던 산속도 없어졌고 꿈같던 갑션무지개도 사라져 버리었습니다. 굴착기 소리, 다이너마이트 터지는 소리, 번개치는 소리 같은 자동차 소리에 안개도 이슬도 다 무지개를 만들 힘이 없어졌기 때문이지요.
*우리말 풀이
갑션무지개; 쌍무지개
메숲져; 산에 나무가 많아서
노루목; 노루가 더니는 길목
덤부렁듬쑥; 덤불이나 수풀이 우거져서 그윽하고 깊숙한 모양
회띠; 허리띠
강대나무; 선 채로 껍질이 벗겨져 말라죽은 나무 또는 잔가지와 뿌리를 잘라버린 밋밋한 낙엽송
따위. 고사목
진대나무; 쓰러져서 다른 나무에 기대인 나무
높게더기; 고원의 펀펀한 땅
지돌이; 험한 산길에서 바위 같은 것에 등대고 겨우 돌아가게 된 곳
극터듬어; 겨우 붙잡고 기어올라
화라지; 땔나무로 쓰이는 가로터진 긴 나뭇가지
무춤; 놀라거나 열적은 느낌이 들어 하던 짓을 문득 멈추는 모양
퍼들껑; 새나 물고기가 날개나 꼬리를 치는 모양
물돌확; 물받는 돌절구
마은; 찧은
물고개; 파도
구왕신; 컴컴하고 깊숙한 곳
맞뚫레; 양쪽으로 터진 굴. 양말로 터널
졸밤; 작고 못생긴 밤.
큰사슴; 고라니
산모롱이; 산모퉁이의 빙둘린 곳
장뼘; 쫙 편 손바닥
줄먹줄먹; 크고 작은 물건이 여러개 뒤섞이어 그 차이가 두드러진 모양
바위너덜; 바위가 삐죽삐죽 내민 험한 곳
욜그랑살그랑; 시냇물이 흐르는 모양. 욜그랑 살그랑 거리는 모양
민탈; 낭떠러지
홍예; 틀어 무지개 모양으로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