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교회"가 나에게 심어준 이미지

전왕룡200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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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히 씻고 옷을입고 밖에 나갈 준비를 마쳤다.

 

신발을 신고 기분좋게 현관문을 여는순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무슨무슨 교회의 신문이 툭! 하고 떨어진다.

 

순간 기분이 매우 더러웠다.

기세좋게 신문을 갈갈이 찟고 쓰레기통에 쑤셔 넣은후 다시 재정비하고 밖에 나갔다.

 

신호등 건너편 쪽에서 어떤 퉁실퉁실한 아주머니가 사람들에게 열심히 무언갈 나누어 주고있다.

청신호를 기다리면서 건너편의 그 장면을 바라 봤을때 개독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그 아주머니의 목적을 눈치챘다.

 

청신호가 되고 건너는중 혹시나 역시나 나에게 무슨무슨 교회가 적힌 찌라시를 주었다.

우리집 현관문에 있었던 그 교회완 다른듯 했다.

이것 역시 개신교인들은 "이단"이라고 칭할 것 같다.

난 뭐 그게 이단인지 삼단인지 지단인지 모르겠다.

아니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나는 그 종이를 갈갈이 찟을 뿐.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탔다.

수원역에 내려 화장실에 갔다.

볼일을 보던중 앞에 어떤 스티커가 붙어 있는거 아니겠는가.

뻘건 십자가 로고에 역시 무슨무슨 교회란 글자가 써 있었다.

역시 라이터로 그 스티커를 조심스레 떼고 휴지통에 버렸다.

 

손을 씻고 수원역에 있는 자판기에서 율무차를 빼 마셨다.

택시를 기다리면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근데 어디선가 굉장히 익숙한 음성이 메아리쳐 들려왔다.

이 소리의 근원지은 어디일까 하는 궁금한 마음에 내 레이더 망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역시었다.

 

수원역 바로 앞에 왠 엘리트 급 회사원 처럼 말쑥한 정장 차림의 젊은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어깨에 십자가 모양의 판때기를 걸치고 목엔 "예수천국, 불신지옥" 이란

글귀가 적힌 푯말을 걸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쉴새없이 동대문 옷장수의 목소리 처럼 "예수천구욱! 불신지옥!" 하는것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불쾌한 시선 호기심 어린 시선 반으로 쳐다보며 걷고 있었다.

나는 담배불을 끄고 그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봤다.

평범했다.

잘생긴 외모에 괜찮은 체구의 남자였다.

내가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란 개같은 어구에 불쾌한 느낌이 있었지만 무서움은 느끼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남자의 얼굴 표정을 보고선 화들짝 놀랬다.

무서웠다.

너무나도 확신에 찬 표정으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거 아니겠는가.

내 친구도 나에게 말한적이 있다.

목사의 너무나도 확신에찬 표정이 정신병자처럼 보이고 무서워 보인다고.

나는 그걸 잘 못느꼈지만 어제 그 남자의 표정을 보면서 정확히 느낄수 있었다.

 

이 멀쩡해 보이는 남자 역시 "이단" 인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변명거리 많아서 좋겠다.

 

집밖을 나온 순간부터 쭉 개같은 기분이 었지만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택시를 기다렸다.

어렵게 택시를 잡고 기사 옆자리에 앉았다.

택시기사는 미터기를 바로 올렸다.

난 바로 이상한 직감이 들길래 택시 안을 둘러봤다.

역시나 교회사람이었다.

라디오에선 라디오가 안들리고 뭔 요상한 찬송가가 흘러 나왔다.

 

미터기는 계속 올라가는데 이 놈의 개신교인 택시기사는 출발할 조짐이 안보인다.

원래 수원역 택시기사는 불친절하다란걸 알고 있었지만.

기다리는건 둘째치고 난 찬송가 때문에 너무 힘이 들었다.

그렇다고 기사에게 끄라고 하기엔 내가 너무 이기적인것 같아서 참았다.

 

어제는 너무 힘든 하루였다.

만일 어제 개신교인이 우리집으로 또 전도를 나왔다면.

난 오늘 아침 뉴스에 나왔을것 같다.

 

비종교인 혹은 나같은 무신론자들에겐 이 밖은 너무나 스트레스 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