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언제 떠나려구?

최재명200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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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irway to Heaven, Cuzco ]

 

가장 좋은 페루 여행 시기를 물어보는 메일을 요즘 많이 받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페루의 여행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어떤 여행이든지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돈키호테 같이 앞뒤 가리지 않는 충동적이고 직관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왜 떠나야만 하는가?'와 같은 선택의 문제에 있어서는 돈키호테의 용기가 분명히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 그리고 어떻게 떠날 것인가?"와 같은 방법 혹은 최적화의 문제는 돈키호테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차원이다.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나오는 것처럼 여행이 항상 즐거운 모험과 로맨틱한 에피소드로 가득차 있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칸트 아저씨가 말했던 합리적 이성이 필요한 때는 여행이 꿈에서 현실로 넘어가는 바로 그 순간부터이다.

 

이전에 페루의 빅맥지수를 이야기 하면서 언급했던 금융공학이라는 분야에서 지수(Index)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흔히, 다우존스 주가지수라고 불리는 다우존스 공업 평균(Dow Jones Industrial Average, DJIA)이나 종합 주가 지수(KOSPI)등의 지수가 없는 금융은 오늘날 상상하기 힘들다.

 

페루 여행 시기에 대한 고민을 합리적으로 생각해보기 위해 이번에 소개할 지수인 항공 여행 가격 지수(Air Travel Price Index, ATPI)도 그런 많은 지수들 가운데 하나이다. ATPI는 미국 교통국에서 발표하는 지수로서 1995년 1/4분기의 평균 항공료를 기준(100)으로 정하고 매년 각 분기마다 그 항공료의 변화를 나타내주는 지수이다.

위 그래프는 1995년부터 2005년 2/4분기 까지 ATPI의 변화를 보여준다.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2001년 이후부터 2005년 2/4분기 까지의 미국행 국제 항공료에 대한 지수 변화이다. 녹색 화살표는 매년 지수가 가장 높은 분기를 표시하고 있고 적색 화살표는 매년 지수가 가장 낮은 분기를 표시하고 있다. 그래프의 패턴을 보면 지수가 매년 4/4분기에 가장 낮고 3/4분기에 가장 높음을 알 수 있다. 또한, 2001년 4/4분기를 기점으로 매년 최저 지수가 점점 상승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래프의 추세를 보면, 큰 이변이 없는 한 2006년의 ATPI는 1995년 수준인 100포인트를 다시 넘어설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년중 미국행 국제 항공료가 제일 저렴한 기간은 4/4분기, 즉 10월부터 12월까지의 기간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기간인 11월 하순 및 성탄절 연휴기간인 12월 하순을 제외한 기간이 항공료가 가장 저렴해진다. 한국발 페루행 항공기의 대부분은 미국을 경유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페루행 항공료는 내년에 더욱 올라갈 것이 틀림없다.

 

10월부터 12월까지는 북반구의 초겨울이기 때문에 하루 해가 짧아지고 추워져서 북반구 지역에 위치한 국가들의 여행에는 많이 불리하다. 반면, 같은 시기에 남반구에는 여름이 시작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해도 길고 따듯하다. 단, 우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비는 자주 내리게 되지만 페루의 산악지역은 강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비 때문에 여행에 큰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

 

라틴아메리카는 우리나라와 지구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항공료가 여행 경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따라서, 항공료를 최대한 절약하는 것이 마추픽추 여행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여름이 아닌 겨울에 그리고 내일이 아닌 오늘 떠난다면 마추픽추는 배낭여행자들에게 그렇게 먼 곳만은 아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