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개념띨구가 있었습니다. 입만열만 하루왠종일 노래만 불러제낍니다. 문제는 이녀석이 전교일등이라는 겁니다. 멍청한우주인이 있었습니다. 하루종일 쪼그만 수첩에 노래를 만들어 나갑니다. 문제는 이녀석이 정말 우주인이라는 겁니다. 정말정말 큰 문제는. 이 둘이 끔찍하게도 친구라는 겁니다. 무개념띨구와 멍청한우주인 01 체육시간인 듯. 교실에는 주번으로 보이는 한 여자아이가 앉아있었다. 하얗다기보다는 뽀얀 피부에, 까맣디까만 흑발에 커다란 눈. 긴 속눈썹. 오똑한 코에다가 붉은 빛이 잔잔히 감도는 입술과 작달만한 키. 창문가에 걸터앉아 밖에서 체육을 하는 아이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입은 움찔거리고 있는데 가녀린 목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았다가 들고있던 작은 수첩에 무언가를 끄적거린다. 하얀 바탕에 분홍빛 깃을 단 교복에 연분홍 치마. 그리고 노란 명찰에 까만색으로 적힌 이름은 '우주인' 이었다. "헤헤,됐다. 인제 이거에다가 음만 붙이면 완성!" "뭐가 완성이라는거지, 주인아? 청소는 하나도 되어있지 않잔아!" "아, 앗....... 맞다, 청소. 잊어버리고 있었다." "빨리 청소해놓도록 해라,주인아. 선생님 10분후에 검사한다" "헛,네에." 주번인 주제에 청소도 안하고 농땡이라니, 라며 중얼거리는 담임. 그리고 히히덕거리면서 대걸레를 들고 왔다리갔다리 하며 이곳저곳을 닦은 우주인. 그런 주인을 보며 담임은 교무실로 내려갔다. 여전히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교실바닥을 철퍽거리는 대걸레로 물칠을 하듯 문대는 시늉을 하고는 다시 수첩을 꺼내서 적은걸 확인한다. 그리고는 다시 집어넣고 빗자루로 먼지를 쓰는 척. 노래를 흥얼거린다. . "야, 문열어줘-" 낑낑대며 거대한 검은 봉투를 들고오는 주인. 속에 들어있는 건 아이스크림인 듯, 삐죽히 보이는 아이스크림 봉지. 문을 발로 뻥뻥 차며 문을 열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른다. "엇, 간식이다! 아싸라비용" "그니까 얼른 문좀열어. 나 팔 빠지겠어!" 폴짝폴짝 뛰어오는 한 남자아이에게 봉투를 하나 건네주고는 문이나 열으라고 재촉을 해 대자 노란 머리를 가진 남자아이가 봉지를 하나 받아들고는 문을 열고 들어간다. 퀴퀴한 먼지냄새가 훅 끼쳐오고 보이는 건 작은 탁자 하나. 그리고 여러가지 생활할 데 필요한 가전제품들. 드럼. 베이스. 마이크. 기타. 키보드. 그리고 종이 여러개. 악보대. 또 남자아이 둘이서 악보 하나를 두고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아냐, 이부분이라니까?" "너 또라이아니야? 여기가 클라이막스지, 왜 여기냐? 멍청이-" "새끼, 아- 정말 말 안통하네. 여기 아아아- 하는데가 클라이막스지!" "아,정말!!!!!!! 죽여버리고싶네, 거기는 코러스지 멍청아!" 간식을 들고 껑충껑충 뛰어들어왔던 녀석이 지 먹을 아이스크림 두개만 쏙 빼들고 아이스크림 봉지를 바닥에 패대기 친 뒤에 한참 피튀기는 토론을 거듭하는 중인 둘의 가까지이로 가서 낄낄댄다. 주인이가 온걸 아는지 모르는지 열토론중인 둘과 주인과 열토론중인 둘은 필요도 없다는듯이 낄낄대며 악보만 보는 녀석. 주인이 분노게이지, 막 치닫음중이다. 삼, 이, 일. 발사- "이색끼들아!!!!!!! 선배가, 왔는데, 인사도, 안하고!!!!!그리고 어째서 그 두 부분이 클라이막스라고 우겨대냐고, 멍청한놈들아- 이 뒷부분. 후렴 마지막구절이 클라이막스지, 멍청한놈들. 어휴, 답답해. 그리고 반한율. 너는 왜 니 먹을 아이스크림만 빼고 다 던져!!!!!!!!딴사람들 생각해서 냉동실에 쿡 쑤셔박아야 하는거 아니야?" "누, 누나..........?" "이 멍청한놈들아!!!! 어휴.... 힘들어. 오랫만에 소리 꽥꽥 지르니.... 참, 음표는? 온음표자식은 어디로 토꼈어? 별님언니는?" "누, 누나......엉엉무섭자나여......대답할 기회두 안주구 따발따발." 참 여리게 생긴 외모랑은 안맞게 화나면 절대적으로 무서워지는 주인. 눈물을 글썽글썽 매단 채로 여태 열토론을 했던 둘이 서로를 껴안는다. 그리고 잽싸게 달려가서 패대기친 아이스크림을 냉동실에 집어넣는 한율이라 불린 노랑머리 깡총깡총 소년. 초록명찰을 보니 1학년이다. 씩씩대며 화를 조금씩 가라앉힌 주인이가 까만머리를 가진 귀엽도록 큰 눈을 가진 남자아이에게 묻는다. "알았어, 근데 음표는 어디갔어?" "음표형? 우리도 잘 모르겠는데...? 오지도 않았어" 주인의 표정이 시무룩해진다. 아까 노래가사를 끄적였던 수첩을 주머니에서 꺼내서 몇번을 훝어보다가 다시 주머니로 집어넣는다. "누나, 우리 연습하고 있으면 안돼?" "그럼 너희끼리 연습하구 있어. 나 곡에다가 음붙여야돼." "그럼 그때 그 노래, 완성한거야-?" "응." "우와,보여주라" "싫어,임마. 다 쓰면 보여줄께" 빙긋이 웃으며 곡을 보여달라고 떼쓰는 녀석들을 떼어 놓은 채 콘테이너박스로 구성된 밴드부연습실에 딸려있는 작은 방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건 작은 나무로 되어있는 탁자. 그리고 의자. 제일 놀라웠던 건 그 작은 탁자 옆에 놓여있던 까만색 그랜드피아노. 그리고 높게 쌓여있는 수많은 빈 악보들. 주인이만의 작은 방이었다. 빠르게 연필을 놀리며 콩나물대가리들을 그려나간다. 피아노를 눌러가며 아까 창문가에 앉아 쓴 곡에다가 음을 붙여나간다. 하성고등학교 밴드부라면 몇 대로 이어져오는 유명한 밴드부였다. 졸업하면 이어나가고, 졸업하면 이어나가고 해서 벌써 16대 밴드부. 이곳저곳 대회도 나가고 우승도 하고, 상도 잔뜩 받았다. 주인의 손이 빨라져 갈 즘, 주인의 뒤에서 누군가가 어께에 손을 올린다. "주인아, 뭐해-?" "온음표.... 너 어디서 뭐하다가 이제와?" "미안해잉. 오늘 복도에서 성곤이랑 아침조깅하다 걸려서 반성문 썼어" "아침에 조깅했는데 왜 인제 반성문 써?" "조례때 안걸렸는데 성곤이 친구가 종례때 꼰질러서." 까만 머리 끝에만 붉은 레드와인으로 물들인 머리카락. 씩 웃는 귀여운 미소에 주인이가 버럭 성내려는 걸 접어버렸다. "너때문에 애들 다 연습 못하구 기다렸잖아" "헤에- 주인이, 곡썼어?" "치. 동문서답하구.... 응,어때?" ".......으음.연습해보자! 주인이가 쓴 곡이니까, 이걸로 대회나가게." "에에-? 벌써 별님언니가 찝어놨잖아. 전에 쓴 곡으로." "아니야, 그건 식상한거야. 주인이가 쓴걸로 가야됀단 말이야." 주인이가 완성한 악보를 집어들어 심각하게 쳐다보더니 이내 눈을 휘어접으며 웃고는 당장 연습하자고 주인을 재촉한다. 곤란하다는 듯이 말하는 주인의 눈에도 살짝 웃음이 걸린다. 방을 나가자 자기네들끼리 아이스크림을 까놓고 다 쳐먹는 녀석들. 하라고 했던 연습은 뒷전이고 아이스크림에 눈을 팔아먹은 게다. 우주인 분노게이지, 이번에도 상승상승상승. 차차 주인의 분노게이지가 상승하는게 눈에 보이자 아이들 자진납세한다. "누, 누나랑 형 먹으라고 까놓은건데!!!!!! 자자, 얼른 와서 먹어!!!!!" "우리는 연습해야지! 박다움.공은겸!가자가자가자" "응,가자가자가자!고고싱-" 아이스크림을 후닥닥 음표와 주인의 손에 쥐어주고는 얼른 제각각 자신의 악기 앞에 앉아서 악보를 유심히 뚫어져라 쳐다보는 셋. 복사기 앞으로 가 완성한 악보를 복사하며 주인이 잔소리를 해댄다. "아주 정신상태가 빠져먹었어. 언제 정신차릴래? 우리 대회가 이제 한달남았어, 한달. 알아? 공부도 하면서 노래도 해야지. 근데 너희는 공부도 안하고 노래도 안하고. 맨날맨날 놀잖아. 어쩔래? 그러니까 맨날맨날 성적은 떨어지지, 응?" "누나, 저희 고등학교 들어와서 시험 한번두 안쳤어요" ".......이새끼들, 누나말에 토달래?" "죄송합니다,누나. 어이쿠,잘하겠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 악기도 열심히 해야지. 너희 이번 중간고사 끝나면 바로 대회야, 알아?" "네" ".....몰랐으면서 뻥치기는. 자, 악보 이번에는 이걸로 연습할꺼야." 주인이 악보를 돌리자 받아들고는 악보를 점검해 나간다. 이내 셋이 동시에 악보를 다 둘러보고는 꽤엑 소리를 지른다. "이거 누나가 작곡한거죠!!!!!!!!" "응, 왜?" "너무 어렵잖아요!!!!!!!! 이걸 어떡게하라고, 네!!!!!!!저희 베토벤 바이러스 손가락 돌아가는거 겨우 했는데, 엉엉. 누나 너무 매정하잖아요. 어째 그 성격더러운 별님누나보다 더 심해." 꽥꽥거리며 한참 푸념을 늘어놓고 있는데 문이 쿵 소리를 내며 열린다. 공포의 이글이글빔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아까부터 이름이 나오던 선배였다. 명찰을 보니 3학년. 이름은 '왕별님'.. 대략 이 학교의 전설로, 선도부와 밴드부를 겸하며 활동하는 중이다. 이름만 대면 모르는 학생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데다가 다른학교에도 영향을 끼치는 무서운 권력주도자 인 것이다. 음, 대략은. 아까부터 이런 별님의 일명 뒷담화를 나누시던 일학년 잔챙이 셋. 이글이글빔을 고대로 받으시며 하늘로 승천하기 일보 직전이다. "...........한윤결.박다움.공은겸.......일렬집합." "벼,별님누나!!!!!! 지,지송해요엉엉. 잘못했어요!!!!!!" "빨랑 앞으로 일렬집한 안하나!!!!!!!!!!!" 앞으로 시작돼는 밴드부, 'STYIE'. 그들만의 이야기는 또다른 시작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
무개념띨구와 멍청한우주인 01
무개념띨구가 있었습니다.
입만열만 하루왠종일 노래만 불러제낍니다.
문제는 이녀석이 전교일등이라는 겁니다.
멍청한우주인이 있었습니다.
하루종일 쪼그만 수첩에 노래를 만들어 나갑니다.
문제는 이녀석이 정말 우주인이라는 겁니다.
정말정말 큰 문제는.
이 둘이 끔찍하게도 친구라는 겁니다.
무개념띨구와 멍청한우주인 01
체육시간인 듯. 교실에는 주번으로 보이는 한 여자아이가 앉아있었다.
하얗다기보다는 뽀얀 피부에, 까맣디까만 흑발에 커다란 눈. 긴 속눈썹.
오똑한 코에다가 붉은 빛이 잔잔히 감도는 입술과 작달만한 키.
창문가에 걸터앉아 밖에서 체육을 하는 아이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입은 움찔거리고 있는데 가녀린 목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았다가 들고있던 작은 수첩에 무언가를 끄적거린다.
하얀 바탕에 분홍빛 깃을 단 교복에 연분홍 치마. 그리고 노란 명찰에
까만색으로 적힌 이름은 '우주인' 이었다.
"헤헤,됐다. 인제 이거에다가 음만 붙이면 완성!"
"뭐가 완성이라는거지, 주인아? 청소는 하나도 되어있지 않잔아!"
"아, 앗....... 맞다, 청소. 잊어버리고 있었다."
"빨리 청소해놓도록 해라,주인아. 선생님 10분후에 검사한다"
"헛,네에."
주번인 주제에 청소도 안하고 농땡이라니, 라며 중얼거리는 담임.
그리고 히히덕거리면서 대걸레를 들고 왔다리갔다리 하며 이곳저곳을
닦은 우주인. 그런 주인을 보며 담임은 교무실로 내려갔다.
여전히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교실바닥을 철퍽거리는 대걸레로
물칠을 하듯 문대는 시늉을 하고는 다시 수첩을 꺼내서 적은걸 확인한다.
그리고는 다시 집어넣고 빗자루로 먼지를 쓰는 척. 노래를 흥얼거린다.
.
"야, 문열어줘-"
낑낑대며 거대한 검은 봉투를 들고오는 주인.
속에 들어있는 건 아이스크림인 듯, 삐죽히 보이는 아이스크림 봉지.
문을 발로 뻥뻥 차며 문을 열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른다.
"엇, 간식이다! 아싸라비용"
"그니까 얼른 문좀열어. 나 팔 빠지겠어!"
폴짝폴짝 뛰어오는 한 남자아이에게 봉투를 하나 건네주고는
문이나 열으라고 재촉을 해 대자 노란 머리를 가진 남자아이가
봉지를 하나 받아들고는 문을 열고 들어간다.
퀴퀴한 먼지냄새가 훅 끼쳐오고 보이는 건 작은 탁자 하나.
그리고 여러가지 생활할 데 필요한 가전제품들.
드럼. 베이스. 마이크. 기타. 키보드. 그리고 종이 여러개. 악보대.
또 남자아이 둘이서 악보 하나를 두고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아냐, 이부분이라니까?"
"너 또라이아니야? 여기가 클라이막스지, 왜 여기냐? 멍청이-"
"새끼, 아- 정말 말 안통하네. 여기 아아아- 하는데가 클라이막스지!"
"아,정말!!!!!!! 죽여버리고싶네, 거기는 코러스지 멍청아!"
간식을 들고 껑충껑충 뛰어들어왔던 녀석이 지 먹을 아이스크림 두개만
쏙 빼들고 아이스크림 봉지를 바닥에 패대기 친 뒤에 한참 피튀기는
토론을 거듭하는 중인 둘의 가까지이로 가서 낄낄댄다.
주인이가 온걸 아는지 모르는지 열토론중인 둘과
주인과 열토론중인 둘은 필요도 없다는듯이 낄낄대며 악보만 보는 녀석.
주인이 분노게이지, 막 치닫음중이다.
삼, 이, 일. 발사-
"이색끼들아!!!!!!! 선배가, 왔는데, 인사도, 안하고!!!!!
그리고 어째서 그 두 부분이 클라이막스라고 우겨대냐고, 멍청한놈들아-
이 뒷부분. 후렴 마지막구절이 클라이막스지, 멍청한놈들. 어휴, 답답해.
그리고 반한율. 너는 왜 니 먹을 아이스크림만 빼고 다 던져!!!!!!!!
딴사람들 생각해서 냉동실에 쿡 쑤셔박아야 하는거 아니야?"
"누, 누나..........?"
"이 멍청한놈들아!!!! 어휴.... 힘들어. 오랫만에 소리 꽥꽥 지르니....
참, 음표는? 온음표자식은 어디로 토꼈어? 별님언니는?"
"누, 누나......엉엉무섭자나여......대답할 기회두 안주구 따발따발."
참 여리게 생긴 외모랑은 안맞게 화나면 절대적으로 무서워지는 주인.
눈물을 글썽글썽 매단 채로 여태 열토론을 했던 둘이 서로를 껴안는다.
그리고 잽싸게 달려가서 패대기친 아이스크림을 냉동실에 집어넣는
한율이라 불린 노랑머리 깡총깡총 소년. 초록명찰을 보니 1학년이다.
씩씩대며 화를 조금씩 가라앉힌 주인이가 까만머리를 가진
귀엽도록 큰 눈을 가진 남자아이에게 묻는다.
"알았어, 근데 음표는 어디갔어?"
"음표형? 우리도 잘 모르겠는데...? 오지도 않았어"
주인의 표정이 시무룩해진다. 아까 노래가사를 끄적였던 수첩을
주머니에서 꺼내서 몇번을 훝어보다가 다시 주머니로 집어넣는다.
"누나, 우리 연습하고 있으면 안돼?"
"그럼 너희끼리 연습하구 있어. 나 곡에다가 음붙여야돼."
"그럼 그때 그 노래, 완성한거야-?"
"응."
"우와,보여주라"
"싫어,임마. 다 쓰면 보여줄께"
빙긋이 웃으며 곡을 보여달라고 떼쓰는 녀석들을 떼어 놓은 채
콘테이너박스로 구성된 밴드부연습실에 딸려있는 작은 방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건 작은 나무로 되어있는 탁자. 그리고 의자.
제일 놀라웠던 건 그 작은 탁자 옆에 놓여있던 까만색 그랜드피아노.
그리고 높게 쌓여있는 수많은 빈 악보들. 주인이만의 작은 방이었다.
빠르게 연필을 놀리며 콩나물대가리들을 그려나간다.
피아노를 눌러가며 아까 창문가에 앉아 쓴 곡에다가 음을 붙여나간다.
하성고등학교 밴드부라면 몇 대로 이어져오는 유명한 밴드부였다.
졸업하면 이어나가고, 졸업하면 이어나가고 해서 벌써 16대 밴드부.
이곳저곳 대회도 나가고 우승도 하고, 상도 잔뜩 받았다.
주인의 손이 빨라져 갈 즘, 주인의 뒤에서 누군가가 어께에 손을 올린다.
"주인아, 뭐해-?"
"온음표.... 너 어디서 뭐하다가 이제와?"
"미안해잉. 오늘 복도에서 성곤이랑 아침조깅하다 걸려서 반성문 썼어"
"아침에 조깅했는데 왜 인제 반성문 써?"
"조례때 안걸렸는데 성곤이 친구가 종례때 꼰질러서."
까만 머리 끝에만 붉은 레드와인으로 물들인 머리카락.
씩 웃는 귀여운 미소에 주인이가 버럭 성내려는 걸 접어버렸다.
"너때문에 애들 다 연습 못하구 기다렸잖아"
"헤에- 주인이, 곡썼어?"
"치. 동문서답하구.... 응,어때?"
".......으음.연습해보자! 주인이가 쓴 곡이니까, 이걸로 대회나가게."
"에에-? 벌써 별님언니가 찝어놨잖아. 전에 쓴 곡으로."
"아니야, 그건 식상한거야. 주인이가 쓴걸로 가야됀단 말이야."
주인이가 완성한 악보를 집어들어 심각하게 쳐다보더니
이내 눈을 휘어접으며 웃고는 당장 연습하자고 주인을 재촉한다.
곤란하다는 듯이 말하는 주인의 눈에도 살짝 웃음이 걸린다.
방을 나가자 자기네들끼리 아이스크림을 까놓고 다 쳐먹는 녀석들.
하라고 했던 연습은 뒷전이고 아이스크림에 눈을 팔아먹은 게다.
우주인 분노게이지, 이번에도 상승상승상승.
차차 주인의 분노게이지가 상승하는게 눈에 보이자 아이들 자진납세한다.
"누, 누나랑 형 먹으라고 까놓은건데!!!!!! 자자, 얼른 와서 먹어!!!!!"
"우리는 연습해야지! 박다움.공은겸!가자가자가자"
"응,가자가자가자!고고싱-"
아이스크림을 후닥닥 음표와 주인의 손에 쥐어주고는 얼른 제각각
자신의 악기 앞에 앉아서 악보를 유심히 뚫어져라 쳐다보는 셋.
복사기 앞으로 가 완성한 악보를 복사하며 주인이 잔소리를 해댄다.
"아주 정신상태가 빠져먹었어. 언제 정신차릴래?
우리 대회가 이제 한달남았어, 한달. 알아? 공부도 하면서 노래도 해야지.
근데 너희는 공부도 안하고 노래도 안하고. 맨날맨날 놀잖아. 어쩔래?
그러니까 맨날맨날 성적은 떨어지지, 응?"
"누나, 저희 고등학교 들어와서 시험 한번두 안쳤어요"
".......이새끼들, 누나말에 토달래?"
"죄송합니다,누나. 어이쿠,잘하겠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 악기도 열심히 해야지.
너희 이번 중간고사 끝나면 바로 대회야, 알아?"
"네"
".....몰랐으면서 뻥치기는. 자, 악보 이번에는 이걸로 연습할꺼야."
주인이 악보를 돌리자 받아들고는 악보를 점검해 나간다.
이내 셋이 동시에 악보를 다 둘러보고는 꽤엑 소리를 지른다.
"이거 누나가 작곡한거죠!!!!!!!!"
"응, 왜?"
"너무 어렵잖아요!!!!!!!! 이걸 어떡게하라고, 네!!!!!!!
저희 베토벤 바이러스 손가락 돌아가는거 겨우 했는데, 엉엉.
누나 너무 매정하잖아요. 어째 그 성격더러운 별님누나보다 더 심해."
꽥꽥거리며 한참 푸념을 늘어놓고 있는데 문이 쿵 소리를 내며 열린다.
공포의 이글이글빔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아까부터 이름이 나오던 선배였다. 명찰을 보니 3학년. 이름은 '왕별님'..
대략 이 학교의 전설로, 선도부와 밴드부를 겸하며 활동하는 중이다.
이름만 대면 모르는 학생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데다가
다른학교에도 영향을 끼치는 무서운 권력주도자 인 것이다. 음, 대략은.
아까부터 이런 별님의 일명 뒷담화를 나누시던 일학년 잔챙이 셋.
이글이글빔을 고대로 받으시며 하늘로 승천하기 일보 직전이다.
"...........한윤결.박다움.공은겸.......일렬집합."
"벼,별님누나!!!!!! 지,지송해요엉엉. 잘못했어요!!!!!!"
"빨랑 앞으로 일렬집한 안하나!!!!!!!!!!!"
앞으로 시작돼는 밴드부, 'STYIE'.
그들만의 이야기는 또다른 시작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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