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생의 일기

김현주2006.11.07
조회8,465

요즘 정말 안티많은 연예인들의 심정을 알겠다..

인터넷에 이슈~ 토론방~ 뭐이런데 가보면

교대생들 욕하는 글 정말 많다..

인터넷을 끊던가해야지 .. ㅋ

 

 

그사람들 대부분은 초등교육의 초자도 모르는 무식한 사람들 같다.

 

요즘처럼 경기안좋고 취업난 실업난 심각한 상황에 2:1도 안되는 경쟁률가지고 임용, 수업거부하며 단체행동을 한다는 기사가 뜨니

"교대생들 배불렀네"  "마음놓고 있다가 TO줄어든다니까 난리치네" 라는 식으로 안좋게 생각할만도 하다..

 

특히 공무원시험이나 대기업취업 준비하는 사람들은 어이가 없겠지 자기들은 몇백대 일의 경쟁률속에서도 조용히 피터지게 공부하니까..

 

더군다나 예비교사라는 사람들이 집단이기주의로 단체행동이나 하면서 시민들 불편주고 국가정책에 반해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며 교사자질 운운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무한경쟁시대에서 경쟁이라는 건 당연한거고 그건 초등임용도 예외가 될 수 없으니 불평하지 말고, 철밥통 끌어안고만 있지말고 교사 자질과 능력을 기르라고 하는 대다수의 사람들도 이해간다..

 

왜냐하면 그사람들은 초등교육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이므로.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대를 바라볼때 이렇게들 생각한다.

'교대 나오면 초등학교 교사가 된다'

'그러므로 교대에서 배우는 건 초등학교 애들이 배우는 거다'

- 국영수사과를 비롯해서 실기(장구 단소 피아노 허들 수영 등등...)

'주변에 교대생들 보니까 공부안하더라'

'임용만 치면 바로 선생님 되니까 좋겠다'  

심지어 '체육과면 체육선생님되겠네?'-_- 매번 설명해주기 힘들다..

 

이건 그야말로 교대의 겉모습에 불과하다..

나도 1학년 땐 이게 교대인줄 알았다. 이게 다 인줄 알았다.

그냥 이렇게 4년보내고 임용시험치면 선생님되겠구나...

1,2학년때 열심히 정말 미친듯이 공부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서 주변 교대생들보면 공부안하더라~ 고 해도 할말없다.

솔직히 그런 사람들도 있으니까.. 아주 일부분.. 하지만

지금 3학년이 되어 실습도 갔다오고, 학과공부도 심화해서 배우니

아.. 정말 초등교사는 아무나 못하는거구나..

교대 입학할 때 인성, 적성 검사를 하는게 괜히 하는게 아니구나..

초등교육이 이렇게 중요한 줄 미처 몰랐다. 초등교과 그 쉬운걸 누가 못가르치냐고? 한 번 해봐야 안다. 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딱 4시간만 있어보면 조금은 이해가 갈거다.

1+1이 왜 2에요? 라고 묻는게 초등학생이다. 그 질문에 손가락을 펴보이며 하나랑 하나가 더해지면 당연히 두개가 되잖아~ 라고 대답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가 그러한 물음을 가진 것을 격려하고 오히려 다른 대답을 떠올리게 하고 그 창의성을 키워주는 게 초등교사다. 1+1=2라는 수학적 사실을 주입시키는 건 학교선생님말고도 학원가서도 더 주입 잘 시켜주는 선생님들에게 배울 수 있지만, 아동의 머리속을 꿰뚫어보고 상황을 파악해서 한발더 앞서나가는 것, 심지어 발표 한번을 시켜도 아이의 성격과 가정환경까지 고려하는 것. 그것이 초등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교사자질이 있니 없니 하는 사람들.. 교사의 자질이 무엇인지나 알고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지식을 잘 전달하는 게 교사의 자질인가? 중등교사라면 해당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일부 학부모들도 성적 잘 나오게 하는 교사가 능력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학교보내지 말고 자퇴시키고 학원보내라고 말하고 싶다. 거기가 성적 올리기엔 더 나을지도 모르니까.. 인성을 잘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청학동 훈장님께 보내거나 집에서 가정교육 시키라고 말하고 싶다.

 

초등교사는 그야말로 전문직이다. 아동에 대해선 누가 뭐래도 전문적인 지식과 기능을 겸비하고 있다. 그 전문성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한 것이 교대다. 비록 입학할 때 아무 생각없이 혹은 안정된 생활과 보장된 미래를 위해 입학했던 사람들도 4년동안 교대 커리큘럼을 통해 참교육을 생각하고, 아이들을 생각하고, 우리 나라 교육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곳이 교대다. 실제로 자기랑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주저없이 다른 대학으로 간다.

그만큼 적성이 맞지 않고 자신만의 교직관이 정립되지 않는다면 스스로 나가게 되는 곳이 교대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하나하나 쌓아 나가면서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공부하고 열정을 키워나가는 것을 어떻게 교대인이 아니고서야 알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지금 교대생들이 들고 일어나서 투쟁을 하는 것의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초등학생들을 교육한다는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목적을 가지고 피터지게 공부해서 입학했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을만큼 열심히 배우고 생각하고 노력했다. 교대 수업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무슨 과목의 어떤 수업이든간에 우리가 배우는 초점은 '이것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어떻게 좀더 쉽게, 창의적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할 수 있게..'

'아이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렇다면 나는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등등. 완전 압박스런 조모임과 과제에도 굴하지 않고 언젠가 우리아이들에게 도움되겠지.. 하며 과제폭풍에 맞섰다. 내가 힘들게 공부하고 있다는 걸 징징거리고 싶어서 이 말을 한 게 아니다. 무슨 공부를 얼마만큼 하든, 항상 그 속엔 아이들이 있었고 그렇게 교사의 자질이란 것이 키워지고 있었단 말이다. 왜 아무것도 모르면서 투쟁하는 겉모습만 보고 자질 없단 얘길 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자질없는 사람들은 교육부 비롯 정치인들 아닌가? 도대체 무슨 뒷얘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뜬금없는 영양교사는 그저 황당할 뿐이다. 평년보다 훨씬 늦게 발표된 임용TO.. 임용시험 3주 앞두고 나와서 아무런 대책도 못세우게 하는 꼼수라고 밖에 생각안된다.

거기다 TO꼬라지하고는... 서울만 760명? 정도.. 나머지 도시는 반 이상이 줄었다. 심지어 부산은 57명 뽑는데 40명은 국가유공자라고 한다. 600명이 넘는 졸업생과 그와 비슷한 수의 재수생이 17명 자리가지고 경쟁을 해야한다는 말이다.

경쟁이 무서워서 이러는 게 아니다. 솔직히 지금 교대생들 어디 내놔도 똑똑하다는 소리 듣던 사람들이고 입학할 때 적어도 전국 상위 4%안에 들었던 사람들이다. 그만큼 공부에 자신있는 사람들이다. 그 때문에 성적 폭이 다양한 공무원 시험 준비생 경쟁률 몇백대 일보다 성적 비슷비슷한 임용 준비생 경쟁률 몇 대 일이 더 피터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경쟁도 하라면 할 수 있다. 교대생들이 분하게 여기고 투쟁하는 건 교육부의 지멋대로 정책에 대해서다.

아까 말했듯 서울만 760명 뽑는단다. 무슨 애들이 서울에서만 다 태어나나.. 교사가 서울만 필요한가.. 저 정도 TO라면 서울에서는 별 불만없을 것이고 이것또한 임용TO발표 이후 당연히 예상되는 교대의 움직임을 와해시키려는 수작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경기와 경남에 추가로 TO늘려준것도 교대간의 단결을 와해시키려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덕분에 서울교대에서 임용거부 부결되었다고 발표하면서 나머지 교대도 할 수 없이 임용시험을 치게 되었다. 이런 꼼수로 정책같지도 않은 정책 묻어가려는 그 치졸함이 분하단 말이다.

올해는 그렇다치자. 앞으로도 계속 이 상태로 간다면 기하급수적으로 임용경쟁률은 상승할 것이고 교대 커리큘럼은 임용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 교대생들을 두고 질타하는 교사 자질 문제를 생각해보자. 교육학, 교육과정과 같은 교육적 지식만을 검정하는 임용고시 준비만을 위해 4년을 보낸 사람과, 그보다는 좀더 많은 경험과 생각과 마음을 배우는, 아이들을 위한 고민으로 4년을 보낸 사람. 어느 쪽이 더 교사 자질을 갖추고 현장에 나갈 수 있을까?

어째서 한치 앞만 보고, 10년 20년 후를 보지 못하는지 답답하다.

임용TO 줄여서 채찍날리다가 교대에서 들고 일어나니까 일부 지역TO 만 조금 늘리는 당근 따위로 대응하고.. 장기적인 안목없이 재정문제 내세우며 생각없이 신입생 자꾸 많이 뽑고.. 앞으로 남아돌게 될 교대 졸업생들과 그때문에 치열해질 임용경쟁 그리고 임용체제로 돌아갈 교대 커리큘럼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는 교육부.

이런저런 상황 모르면서 수치화된 경쟁률만 보고 어이없어 하는.. 정당한 시위도 교사가 하면 자질떨어지는 거라고 비난하는 사람들. 

편협한 시각으로 교대생들 바라보게 만든 결정적인 역할 하는 언론.

그리고 일부 개념없고 정말 자질없는 현직 교사들.

당신들 아이들이 소중하다면, 정말 제대로 자질없는 사람들에게 아이들 교육 맡기기 싫으면, 이번 일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보여지는 게 전부가 아니다. 한쪽말만 듣고 인터넷 댓글만 보고 아..그렇구나.. 하고 동조하는 건 스스로의 이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정말 이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으면 좀더 알고 얘기했으면 좋겠다. 자기 일 아니라고 막말하고, 니들도 당해봐라는 식의 생각으로 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비판적 여론이 되어 버린다는 사실.

 실습 때 우리들을 보던 그 초롱초롱교대생의 일기한 눈망울들을 아직도 선명히 기억한다. 밥그릇 싸움이라고? 그 눈망울들 평생 보고 싶어서라도 밥그릇 국그릇 싸움 다 할거다. 교대생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