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정신은 저 높은 곳에 있는 다른 세계에 머물고 있었다. 그 세계는 우리가 아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되지 않을 만큼 숭고했다. 꿈과도 비교될 수 없었다. 빗물이 그를 적시고, 햇볕이 그를 태우고, 폭풍이 살갗을 후려쳤지만, 그가 영원과 나누는 대화를 방해할 수는 없었다. 영혼의 평화가 얼마나 깊은지 숲속의 야생 동물들도 느낄 정도였다. 바위 동굴 주위에서는 동물들도 서로를 해치지 않았고, 옛날 낙원에서 그랬듯이 아무런 악의 없이 함께 어울렸다. 도둑은 놀라며 귀를 기울였고 이따금씩 이해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생각하고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는 스승이 더욱 감탄스럽기만 했다. 그는 스승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다만 그 모든 것이 무척이나 숭고하고 성스럽게 여겨졌다. 은자처럼 현명하고 완전한 인간이 자신을 위해 갖은 애를 쓴다는 것이 생각할수록 놀라웠지만, 누가 자신을 위해 애쓰는 일은 이제껏 한 번도 없었기에 마음 깊이 고맙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은자의 동굴 주변에 깃든 평화를 존중했다. 그 역시 그곳에 있으면 안전하다고 느꼈다. 전에는 어디에서도 편안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편안하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 은자는 무릎을 꿇고 바닥에 닿을 때까지 몸을 굽히더니 땅에 머리를 조아린 채 그대로 있었다. 그러나 도둑은 천상의 방문객이 도착했을 때 입을 떡 벌리고 관찰하다가 문득 몸을 떨어 자신을 사로잡으려는 마비 상태에서 벗어났다. 도둑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확신했다. 빛나는 형체가 은자에게 뭐라 말하고 은자가 대답하는 소리를들었지만, 그는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는 천천히 화살을 활줄에 걸고 조심스럽게 겨냥한 다음 쏘았다. 화살이 씽 허공을 가르며 알아가더니 곱고 빛나는 형체의 목에 꽂혔다. "나는 네 영혼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네가 내 영혼을 구했구나. 내가 꿈에서 들은 약속은 실현되었다. 하지만 내가 기대한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실현되었어. 너를 통해 실현된 거지." 미하엘 엔데의 그림책. 그를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선 {모모} 의 작가로 유명하기도 한 그를 알게된 계기는 물론 지금 이 책이다. 처음에는 책의 크기에 깜짝 놀랐다. 두번째는 그림(비네테 슈뢰더)의 몽환적인 표현에 놀랐다. 아주 짧고 어떻게 생각하면 이런 부류의 의미를 갖은 책들은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림과 같이 책을 읽으면 그림 속 저 편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게 아주 맘에 드는 책. 옮긴이 왈 '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것이 그림책이라면, 이책은 그림책이다. 그러나 그림책을 아이들이나 읽는 책으로 생각한다면, 이 책은 그림책이 아니다.'
『 보름달의 전설 』 - 미하엘 엔데
그의 정신은 저 높은 곳에 있는 다른 세계에 머물고 있었다.
그 세계는 우리가 아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되지 않을 만큼 숭고했다.
꿈과도 비교될 수 없었다. 빗물이 그를 적시고, 햇볕이 그를 태우고, 폭풍이 살갗을 후려쳤지만,
그가 영원과 나누는 대화를 방해할 수는 없었다.
영혼의 평화가 얼마나 깊은지 숲속의 야생 동물들도 느낄 정도였다.
바위 동굴 주위에서는 동물들도 서로를 해치지 않았고, 옛날 낙원에서 그랬듯이
아무런 악의 없이 함께 어울렸다.
도둑은 놀라며 귀를 기울였고 이따금씩 이해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생각하고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는 스승이 더욱 감탄스럽기만 했다.
그는 스승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다만 그 모든 것이 무척이나 숭고하고 성스럽게 여겨졌다.
은자처럼 현명하고 완전한 인간이 자신을 위해 갖은 애를 쓴다는 것이 생각할수록 놀라웠지만,
누가 자신을 위해 애쓰는 일은 이제껏 한 번도 없었기에 마음 깊이 고맙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은자의 동굴 주변에 깃든 평화를 존중했다.
그 역시 그곳에 있으면 안전하다고 느꼈다.
전에는 어디에서도 편안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편안하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
은자는 무릎을 꿇고 바닥에 닿을 때까지 몸을 굽히더니 땅에 머리를 조아린 채 그대로 있었다.
그러나 도둑은 천상의 방문객이 도착했을 때 입을 떡 벌리고 관찰하다가 문득 몸을 떨어
자신을 사로잡으려는 마비 상태에서 벗어났다.
도둑은 뭔가 잘못되었다고 확신했다.
빛나는 형체가 은자에게 뭐라 말하고 은자가 대답하는 소리를들었지만,
그는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는 천천히 화살을 활줄에 걸고 조심스럽게 겨냥한 다음 쏘았다.
화살이 씽 허공을 가르며 알아가더니 곱고 빛나는 형체의 목에 꽂혔다.
"나는 네 영혼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네가 내 영혼을 구했구나.
내가 꿈에서 들은 약속은 실현되었다.
하지만 내가 기대한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실현되었어.
너를 통해 실현된 거지."
미하엘 엔데의 그림책.
그를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선 {모모} 의 작가로
유명하기도 한 그를 알게된 계기는 물론 지금 이 책이다.
처음에는 책의 크기에 깜짝 놀랐다.
두번째는 그림(비네테 슈뢰더)의 몽환적인 표현에 놀랐다.
아주 짧고 어떻게 생각하면 이런 부류의 의미를 갖은 책들은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림과 같이 책을 읽으면 그림 속 저 편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게 아주 맘에 드는 책.
옮긴이 왈 '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것이 그림책이라면, 이책은 그림책이다.
그러나 그림책을 아이들이나 읽는 책으로 생각한다면, 이 책은 그림책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