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시사회에서의 유지태에 대한 이야기

김윤영200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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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면 연예인들은 무조건 오는 거라는

나만 좋은 착각에 빠져 있을 때가 있었다.

 

시사회를 무지 많이 봤지만

'무대인사'를 경험한 사건(!)은 별로 없었다.

 

헌데 PIFF 기간 당시, 영화를 보지 않고도

배우, 감독들의 무대 인사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나는 개막작 '가을로'팀의 무대인사밖에 보지 못했다.

김대승 감독과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이 무대로 나왔다.

 

유지태는 그 큰 키를 역시나

추스리지도 않고

흐느적 흐느적, 어눌하게 다가왔다.

그것도 멋지게.

 


 

영화 얘기, 감독님 얘기를 하다 개막식 당시의 얘기가 나왔다.   엄지원은 개막식날, 개막작 소개 당시 무대에 올라 영화에 대한 감회를 얘기하다 오랫동안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 에피소드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엄지원은 다시 한 번 눈물을 훔쳤다.   유지태는 찬찬히 개인적으로는 고마운, 대응에 나섰다.   여러분이 영화 내부적인 시스템 쳬계를 알게 되신다면 그 눈물이 이해되실 거예요...   하.. 스텝들이,   라고 기억한다. 유지태는 마디 사이로 얕은 한숨을 뱉었다. 그 순간 나도 갑자기 갑갑해졌다.   그녀의 눈물은 그녀 말마따나 영화를 1년 넘게 찍으며 우리는 모를 갖은 고생을 다 겪었을 스텝 식구들, 그 눈물겨운 '생활'에 대한 기록들의 감탄사쯤으로 생각된다. 그 힘겨움에 대해서 도움이 될 만한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는 서러움과 안타까움의 발로일 수도 있고.    어째서 나는 '나도 알 것만 같은 기분'이 되었던 건지 답을 모른다.   . . .   유지태의 다정한 해명이 고마워서였을까.   울던 엄지원은 갑자기 살풋이 웃으며 뜬금없이, '유지태씨가 회식비를 참, 여러 번 많이 내요'라는 말을 한다.  

울던 엄지원의 회식비 얘기는

정말 참을 수 없는 웃음이 났다.

그녀답게 귀엽고 조금쯤 서투르니까.

 

유지태는 그 얘기에 몹시 당황해서

눈 코 입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유지태의 그 웃음기 배인 놀란 표정에는

쑥스러움이 한껏 실려 있었다.

 

엄지원의 말에 그는 곧,

 

90도로 허리를 굽혀

진지하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푸핫ㅡ

  그 장면이 참, 눈에 선하게 남고 이상하게 가슴에도 남아서 많이 웃었다.   여러 모의 그 엉뚱한 대처들이 명장면으로 남아 나는 결국   가을로 시사회에 대한 얘기를 유지태에 대한 단상으로 매듭지으며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