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를 통해 날 옭아매고 있던 강박에서 벗어난 뒤에 읽은 두 번째 책이 이다. 주변 사람들 중 다들 가장 불안할 때 이 책을 읽었다는 점에서 현대인의 심리가 얼마나 안정적이지 못한 지 가늠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을 읽는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불안한 상태가, 불안이 엄습해오는 상황이 이해되면서 생각이 병을 키우는 상태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는 것 같았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강렬한 빨강의 표지와, 하단의 채도 높은 노란색의 대비는 서점에서 이 책이 날 자주 유혹하게 된 요인일지도 모르겠다. 보통은 인간이 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와, 그렇게 되기까지의 정치 경제 사회의 변화를 쉽고 간략하게 그러나 가볍지 않게 풀어냈다.
지금 내가 느끼는 불안한 감정이 실은 보이지 않는 이면에 존재하는 권력구조와, 과학 기술의 변화, 그에 대처하는 인간사회의 변화 때문이라는, 그러니 당신 자신은 결코 그렇게 불안할 필요가 없으며, 지금 당장 불안하더라도 그것은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책, 그래서 에서 위안을 받는다.
지금 당신이 불안하다면, 한번 쯤은 읽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책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을, 우리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다독일 수 있게 하는 책 같다. 은... 20060816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대는 덕분에 (은아는 이걸 발췌독이라했지? 적절한 표현이야^^) 손댄 책만 근 한달들어 열 권이 넘는다. 그 가운데 의미있게 읽고 또 사회생활의 경험을 통해 더 와 닿았던 책을 소개한다. 알랭 드 보통의 . 아래는 일기에 썼던 내용을 옮긴 것이다. 을 소개하는데 이만한 사례도 없지 않을까 싶어.
아무래도 내가 이 조직을 나가기전까지, 혹은 어느 용감한 이가 나와 업무 방향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난 그팀에 말뚝이 박힌 것 같다. 지난 술자리에서 C가 보모를 구했으니 C가 오면 날 그 팀에서 빼달라는 말을, D는 E카드의 활용법으로 생각했다. 내가 2월, 아니 1월에 한 요청도, 그리고 술자리를 빌어 한 요청도 구멍뚫린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 그렇게 부지불식간에 잊혀졌다. 어쩌면 애초에 고려 대상에 포함시키려 하지도 않았을지 모르지.
E의 후임으로 A가 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심 반가운 맘에 A의 마음을 물었는데,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때문에 괴롭긴해도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아무도 관심없는 그 일을 하고 싶진 않다고. 나도 그런 이유였을까? LG에서도, 또 이 팀으로 옮겨졌을 때도?
잘 모르겠다. 난 그저 한정적인 범주의 일에 갑갑함을 느꼈을 뿐인데, 사실 비슷한 건 이전 팀에 있을 때도 느꼈으니까. 그 팀에서도 'only ***'에 관한 내용에만 한정되고 초점이 맞춰져야했으니까. 뭐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이번 일을 겪으면서 보통이 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피부로 와 닿는다. 인간은 절대적인 조건보다 상대적인 가치와 조건에 더 쉽게 흔들리고 불안해한다. 일 자체에 대한 절대적인 적응도나 만족도는, 그 어휘가 입고 있는 옷이 무색하게도, 상대적인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는지, 매출을 목표로 하는 회사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 기여하는지, 그 기여는 과연 이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지,... 인간은 그런 조건들에 민감하고, 거기서 조직에 존재하는 자기 가치를 발견한다.
A는 이 팀으로 왔을 때의 그런 상황보다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하고 동시에 자신이 가치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에 내게 그런 말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B는 계약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에도 그런 패배감, 무가치한 존재라는 느낌을 받고 싶지 않았기에 퇴직을 결심했는지 모른다. 그녀도 같은 의미의 말을 했고 '모두들 관심없어하는 그 일을 하고 싶지 않았노라' 고...
읽으면서 가끔 뜬구름 잡는 소리같아 헷갈렸던 보통의 말이, 역시 개인적인 경험이 더해지니까 확연히 드러난다.
그래 내가 LG에서 이직을 결심하고, J선배의 구박과 멸시에도 이전 팀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나 자신이 '무엇'을 '어떤 가치있는 존재를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
보통도 말하지 않았던가, 현대 사회에서 구조조정으로 퇴직이나 해고를 당한 사람은 절대적인 의식주 문제 보다도, 본인이 패배자라는 사실, 그 런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는 거라고. 어떤 상황에서 자신을 패배자라고 규정짓는 것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치 없는 존재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면 물질의 최소필요치가 충족된 이 사회는 상대적인 가치의 향연이요, 상대적인 가치의 전쟁터인지도 모른다.
얼마전 읽은 강풀의 '바보'가 근 4개월만에 가슴뭉클한 감동을 준 이유도, 상대적인 가치 박탈로 괴로워하는 등장인물 사이, 아니 그런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가치를 간직한 승룡이란 존재가 간절해서나, 혹은 현실에선 승룡이 같은 존재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슬픈 예상이 주는.... 아쉬움 때문인지도 모른다.
보통은 이외에도... 인간이 불안해 하는 이유와 그에 관한 해법에 대해 제시한다. 인문학에 가까운 첫인상이, 소설처럼 술술 풀렸던 이유는..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대중들이 한번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고민하는 문제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3. <불안> by 알랭 드 보통
오쿠다 히데오의 를 통해 날 옭아매고 있던 강박에서 벗어난 뒤에 읽은 두 번째 책이 이다. 주변 사람들 중 다들 가장 불안할 때 이 책을 읽었다는 점에서 현대인의 심리가 얼마나 안정적이지 못한 지 가늠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을 읽는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불안한 상태가, 불안이 엄습해오는 상황이 이해되면서 생각이 병을 키우는 상태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는 것 같았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강렬한 빨강의 표지와, 하단의 채도 높은 노란색의 대비는 서점에서 이 책이 날 자주 유혹하게 된 요인일지도 모르겠다. 보통은 인간이 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와, 그렇게 되기까지의 정치 경제 사회의 변화를 쉽고 간략하게 그러나 가볍지 않게 풀어냈다.
지금 내가 느끼는 불안한 감정이 실은 보이지 않는 이면에 존재하는 권력구조와, 과학 기술의 변화, 그에 대처하는 인간사회의 변화 때문이라는, 그러니 당신 자신은 결코 그렇게 불안할 필요가 없으며, 지금 당장 불안하더라도 그것은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책, 그래서 에서 위안을 받는다.
지금 당신이 불안하다면, 한번 쯤은 읽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책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을, 우리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다독일 수 있게 하는 책 같다. 은... 200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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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대는 덕분에 (은아는 이걸 발췌독이라했지? 적절한 표현이야^^) 손댄 책만 근 한달들어 열 권이 넘는다. 그 가운데 의미있게 읽고 또 사회생활의 경험을 통해 더 와 닿았던 책을 소개한다. 알랭 드 보통의 . 아래는 일기에 썼던 내용을 옮긴 것이다. 을 소개하는데 이만한 사례도 없지 않을까 싶어.
아무래도 내가 이 조직을 나가기전까지, 혹은 어느 용감한 이가 나와 업무 방향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난 그팀에 말뚝이 박힌 것 같다. 지난 술자리에서 C가 보모를 구했으니 C가 오면 날 그 팀에서 빼달라는 말을, D는 E카드의 활용법으로 생각했다. 내가 2월, 아니 1월에 한 요청도, 그리고 술자리를 빌어 한 요청도 구멍뚫린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 그렇게 부지불식간에 잊혀졌다. 어쩌면 애초에 고려 대상에 포함시키려 하지도 않았을지 모르지.
E의 후임으로 A가 될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심 반가운 맘에 A의 마음을 물었는데,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때문에 괴롭긴해도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아무도 관심없는 그 일을 하고 싶진 않다고. 나도 그런 이유였을까? LG에서도, 또 이 팀으로 옮겨졌을 때도?
잘 모르겠다. 난 그저 한정적인 범주의 일에 갑갑함을 느꼈을 뿐인데, 사실 비슷한 건 이전 팀에 있을 때도 느꼈으니까. 그 팀에서도 'only ***'에 관한 내용에만 한정되고 초점이 맞춰져야했으니까. 뭐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이번 일을 겪으면서 보통이 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피부로 와 닿는다. 인간은 절대적인 조건보다 상대적인 가치와 조건에 더 쉽게 흔들리고 불안해한다. 일 자체에 대한 절대적인 적응도나 만족도는, 그 어휘가 입고 있는 옷이 무색하게도, 상대적인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는지, 매출을 목표로 하는 회사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 기여하는지, 그 기여는 과연 이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지,... 인간은 그런 조건들에 민감하고, 거기서 조직에 존재하는 자기 가치를 발견한다.
A는 이 팀으로 왔을 때의 그런 상황보다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하고 동시에 자신이 가치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기에 내게 그런 말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B는 계약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에도 그런 패배감, 무가치한 존재라는 느낌을 받고 싶지 않았기에 퇴직을 결심했는지 모른다. 그녀도 같은 의미의 말을 했고 '모두들 관심없어하는 그 일을 하고 싶지 않았노라' 고...
읽으면서 가끔 뜬구름 잡는 소리같아 헷갈렸던 보통의 말이, 역시 개인적인 경험이 더해지니까 확연히 드러난다.
그래 내가 LG에서 이직을 결심하고, J선배의 구박과 멸시에도 이전 팀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나 자신이 '무엇'을 '어떤 가치있는 존재를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
보통도 말하지 않았던가, 현대 사회에서 구조조정으로 퇴직이나 해고를 당한 사람은 절대적인 의식주 문제 보다도, 본인이 패배자라는 사실, 그 런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는 거라고. 어떤 상황에서 자신을 패배자라고 규정짓는 것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치 없는 존재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면 물질의 최소필요치가 충족된 이 사회는 상대적인 가치의 향연이요, 상대적인 가치의 전쟁터인지도 모른다.
얼마전 읽은 강풀의 '바보'가 근 4개월만에 가슴뭉클한 감동을 준 이유도, 상대적인 가치 박탈로 괴로워하는 등장인물 사이, 아니 그런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가치를 간직한 승룡이란 존재가 간절해서나, 혹은 현실에선 승룡이 같은 존재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슬픈 예상이 주는.... 아쉬움 때문인지도 모른다.
보통은 이외에도... 인간이 불안해 하는 이유와 그에 관한 해법에 대해 제시한다. 인문학에 가까운 첫인상이, 소설처럼 술술 풀렸던 이유는..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대중들이 한번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고민하는 문제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인간의 불안은... 죽기 전에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