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달콤한 잠에 빠져 있을 일요일 아침... 7시 반쯤 되어서 아는 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금 건설 현장에 일할 사람이 없어서 그런데 일 좀 하면 안 되겠느냐고...'
휴일의 단잠을 뒤로하고 부랴부랴 세수하고, 주섬주섬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옷가지(아버지의 작업복)를 챙겨서 건설 현장으로 나갔다... 건설 현장은 유통단지 내에 있는 전시 컨벤션 센터(EXCO) 근처에 있었다.
9시쯤에 도착하니 이미 몇몇 아저씨들이 나와 있었다. 나처럼 20대 중후반 혹은 30대는 보이지 않았고, 대부분 40~50대 이상의 아저씨들이 인부로 일하고 있었다... 아마 난 그분들께는 조카나 아들뻘이 되리라...
마치 도인처럼 머리를 길게 땋고, 서울 말씨를 쓰는 반장님이 나에게 무슨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측량과 기초(토대)공사가 끝난 후 철제빔을 날라야 했다. 철제빔은 가벼운 것은 10kg, 무거운 것은 20kg 였다. 긴 철제빔을 나르는 일은 생각외로 힘들었다. 무게중심을 잘못 잡아서 비틀거리기도 하고, 20kg 짜리 철제빔 앞에서는 쩔쩔매어야만 했다...
그럴 수록 인부 아저씨들은 '젊은 사람이 왜 그것도 하나 못 드냐' 하면서 핀잔과 구박을 주었다... 일당을 받기에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려고 했지만, 평소에 책상 앞에 앉아 있던 터라서 갑자기 육체노동을 하려니 의욕은 앞섰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농땡이를 피운 것은 아니지만, 일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서 현장소장님과 머리를 길게 기른 반장님께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 한 나절은 철제빔을 옮기고 나르고, 조립하는 데 시간을 다 보냈다. 철제빔을 조립하면 크레인 같은 철제빔을 들어올리는 크레인 비스무리한 기계가 와서 묶어 놓은 빔을 들어올려서 철골 구조물(큰 텐트쯤 되겠다) 모양을 만들었다. 철제빔을 나르고 모을 때는 몰랐는데 기계로 들어올려서 마치 개선문 모양처럼 되니 왠지 모르게 신기하고 보람이 느껴지기도 했다. 비록 내가 한 일에 대한 기여도는 얼마 안 되겠지만...
오히려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도우려고 하다보니, 일의 흐름을 방해하는 일이 종종 생겨서 인부 아저씨들로부터 많은 꾸지람을 들어야만 했다. 육체가 피곤한 건 어느 정도 참을 수 있겠지만, 마음까지 약해져서 더 괴로웠다. 하지만 소장님은 그런 나의 모습을 이해해주시려고 노력하셔서 겨우 참을 수 있었다...
근처 식당에서 뼈다귀 해장국으로 점심을 먹고 나서, 30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1시부터 다시 막노동 일이 시작되었다. 오후에는 주로 조립한 철제빔을 들어올리는 작업이 계속되었다. 철제빔을 세우는 데는 기계가 한 몫 했지만 중간 중간 철제빔 사이를 지지하기 위한 철골 구조물을 조립하는 데는 사람의 수고가 많이 들어가야 했다...
앞으로 철골 구조물을 볼 때는 감회가 아마 새로울 것 같다. 시시하고 다소 볼품없게 보이던 경대 북문 철제 장식도 아마 '건설 용역인부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이 서려있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철골 구조물 조립이 대충 끝난 후 4시 경에는 컵라면(신라면 큰사발)이 인부들에게 제공되었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대충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현장 소장님은 일을 하는 작업 시간에는 따로 휴식 시간을 주지 않아서, 인부들은 힘들다 싶으면 대충 눈치껏 담배를 피면서 5분 정도 쉬곤 했다. 나도 그런 작전을 써야만 했다. 비겁하게 화장실로 숨는 것 보다는 아마 현장에 남아서 지친 몸을 위로하면, 잠시나마 담배 한 모금에 위안을 삼는 것이... 힘든 노동 뒤에 피는 담배 맛은 평소와는 다르게 그렇게 달콤할 수 없었다.
철제빔 공사가 끝난 후, - 다시 말하지만 사실 겉으로는 시시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철제빔을 세우는 데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땀이 들어가야만 했다 - 철골 구조물을 덮는 대형 천막을 씌워야 했다. 천막을 밧줄에 연결해서 마치 운동장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것처럼, 인부들 서넛이서 양쪽에서 밧줄을 잡아당겼다. 그렇게 하면, 천막은 철골 구조물 지붕에 덮이게 되는 것이다. 하나둘, 영차 하는 구령에 맞춰서 비록 철골 구조물을 나르고 옮기느라 다소 녹초가 된 몸이지만 얼마 안 있으면 일이 끝난다는 생각에 밧줄을 잡아당겼다...
오후 5시 반... 드디어 힘들었던 하루일과가 끝났다. 보통 건설 용역 중개업체에서 임금을 주지만, 이번에는 바로 현장에서 소장님이 현금 결재를 하셨다. 하루 임금으로 6만원을 받았지만, 내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서 마음 속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소장님께서는 괜찮다고 하시며, 오히려 내가 힘들지는 않았는지 하고 격려해 주셨다... 그러한 소장님이 무척 고마웠다...
새삼 남의 돈을 번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다시금 피부로 절실하게 깨닫는다... 그리고 비슷한 일을 하시며 힘든 노동을 통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시는 부모님께 고마움을 느낀다...
학교에서 게으르름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 하는 공부가 막노동에 비하면 얼마나 쉬운 일인가를 생각하게 한 하루였다. 10년 전 쯤인가 '공부가 쉬웠어요'라는 책을 펴낸 어느 서울대 합격생의 이야기처럼...
몸도 마음도 지친 피곤한 하루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
막노동(노가다) 하다...
7시 반쯤 되어서 아는 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금 건설 현장에 일할 사람이 없어서 그런데 일 좀 하면 안 되겠느냐고...'
휴일의 단잠을 뒤로하고 부랴부랴 세수하고, 주섬주섬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옷가지(아버지의 작업복)를 챙겨서 건설 현장으로 나갔다...
건설 현장은 유통단지 내에 있는 전시 컨벤션 센터(EXCO) 근처에 있었다.
9시쯤에 도착하니 이미 몇몇 아저씨들이 나와 있었다. 나처럼 20대 중후반 혹은 30대는 보이지 않았고, 대부분 40~50대 이상의 아저씨들이 인부로 일하고 있었다... 아마 난 그분들께는 조카나 아들뻘이 되리라...
마치 도인처럼 머리를 길게 땋고, 서울 말씨를 쓰는 반장님이 나에게 무슨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측량과 기초(토대)공사가 끝난 후 철제빔을 날라야 했다. 철제빔은 가벼운 것은 10kg, 무거운 것은 20kg 였다. 긴 철제빔을 나르는 일은 생각외로 힘들었다. 무게중심을 잘못 잡아서 비틀거리기도 하고, 20kg 짜리 철제빔 앞에서는 쩔쩔매어야만 했다...
그럴 수록 인부 아저씨들은 '젊은 사람이 왜 그것도 하나 못 드냐' 하면서 핀잔과 구박을 주었다... 일당을 받기에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려고 했지만, 평소에 책상 앞에 앉아 있던 터라서 갑자기 육체노동을 하려니 의욕은 앞섰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농땡이를 피운 것은 아니지만, 일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서 현장소장님과 머리를 길게 기른 반장님께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 한 나절은 철제빔을 옮기고 나르고, 조립하는 데 시간을 다 보냈다. 철제빔을 조립하면 크레인 같은 철제빔을 들어올리는 크레인 비스무리한 기계가 와서 묶어 놓은 빔을 들어올려서 철골 구조물(큰 텐트쯤 되겠다) 모양을 만들었다. 철제빔을 나르고 모을 때는 몰랐는데 기계로 들어올려서 마치 개선문 모양처럼 되니 왠지 모르게 신기하고 보람이 느껴지기도 했다. 비록 내가 한 일에 대한 기여도는 얼마 안 되겠지만...
오히려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도우려고 하다보니, 일의 흐름을 방해하는 일이 종종 생겨서 인부 아저씨들로부터 많은 꾸지람을 들어야만 했다. 육체가 피곤한 건 어느 정도 참을 수 있겠지만, 마음까지 약해져서 더 괴로웠다. 하지만 소장님은 그런 나의 모습을 이해해주시려고 노력하셔서 겨우 참을 수 있었다...
근처 식당에서 뼈다귀 해장국으로 점심을 먹고 나서, 30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1시부터 다시 막노동 일이 시작되었다. 오후에는 주로 조립한 철제빔을 들어올리는 작업이 계속되었다. 철제빔을 세우는 데는 기계가 한 몫 했지만 중간 중간 철제빔 사이를 지지하기 위한 철골 구조물을 조립하는 데는 사람의 수고가 많이 들어가야 했다...
앞으로 철골 구조물을 볼 때는 감회가 아마 새로울 것 같다. 시시하고 다소 볼품없게 보이던 경대 북문 철제 장식도 아마 '건설 용역인부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이 서려있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철골 구조물 조립이 대충 끝난 후 4시 경에는 컵라면(신라면 큰사발)이 인부들에게 제공되었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대충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현장 소장님은 일을 하는 작업 시간에는 따로 휴식 시간을 주지 않아서, 인부들은 힘들다 싶으면 대충 눈치껏 담배를 피면서 5분 정도 쉬곤 했다. 나도 그런 작전을 써야만 했다. 비겁하게 화장실로 숨는 것 보다는 아마 현장에 남아서 지친 몸을 위로하면, 잠시나마 담배 한 모금에 위안을 삼는 것이...
힘든 노동 뒤에 피는 담배 맛은 평소와는 다르게 그렇게 달콤할 수 없었다.
철제빔 공사가 끝난 후, - 다시 말하지만 사실 겉으로는 시시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철제빔을 세우는 데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땀이 들어가야만 했다 - 철골 구조물을 덮는 대형 천막을 씌워야 했다. 천막을 밧줄에 연결해서 마치 운동장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것처럼, 인부들 서넛이서 양쪽에서 밧줄을 잡아당겼다. 그렇게 하면, 천막은 철골 구조물 지붕에 덮이게 되는 것이다. 하나둘, 영차 하는 구령에 맞춰서 비록 철골 구조물을 나르고 옮기느라 다소 녹초가 된 몸이지만 얼마 안 있으면 일이 끝난다는 생각에 밧줄을 잡아당겼다...
오후 5시 반... 드디어 힘들었던 하루일과가 끝났다. 보통 건설 용역 중개업체에서 임금을 주지만, 이번에는 바로 현장에서 소장님이 현금 결재를 하셨다. 하루 임금으로 6만원을 받았지만, 내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서 마음 속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소장님께서는 괜찮다고 하시며, 오히려 내가 힘들지는 않았는지 하고 격려해 주셨다... 그러한 소장님이 무척 고마웠다...
새삼 남의 돈을 번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다시금 피부로 절실하게 깨닫는다... 그리고 비슷한 일을 하시며 힘든 노동을 통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시는 부모님께 고마움을 느낀다...
학교에서 게으르름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 하는 공부가 막노동에 비하면 얼마나 쉬운 일인가를 생각하게 한 하루였다. 10년 전 쯤인가 '공부가 쉬웠어요'라는 책을 펴낸 어느 서울대 합격생의 이야기처럼...
몸도 마음도 지친 피곤한 하루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