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30분 거리라서 가까우니, 일찍 와서 어머니 저녁 차리고 다시 회사 가서 남은 일 하면 어떻겠냐고 물으신다.
대답을 못하겠다.
2004년 10월
임신 5개월째.
조금 움직이면 숨이 많이 차다.
방바닥 걸레질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 어머니가, 많이 움직여야 아기가 뱃속에서 너무 많이 크지 않으니, 낳기가 수월하다고 무조건 많이 움직이라고 하신다. 무조건 일 많이 하라고 하신다.
2005년 2월.
명절은 역시 힘들다. 앉아서 빈대떡을 몇 장을 구웠는지 모르겠다.
시누도 싫다고 안가져 간다고 할텐데...지난 번 추석때도 아직 많다고 안가셔 가시던데..
또 싸줘야 한다고 바리바리 하신다.
시누네까지 오니, 식사 준비가 그야말로 고역이다.
벌써 밤12시..솔직히 홀몸도 아닌데..다음달이 산달인데..너무 힘들다.
어머니가 설걷이 끝내고 자러 가라 하신다.
설걷이하러 가는데, 신랑이…누나도 어머니도 너무한다. 배가 남산인데 이제 쉬어야지!라고 거들어 준다. 눈물나게 고맙다.
어머니가, 오늘 끝내야 내일 아침 준비가 편하지..늦게까지 좀 잘 수 있잖아..이러신다.
시누가 일어나서 설걷이 한다 하신다. 못이기는 척 자러 갔다. 내일이 너무 무섭다.
2005년 4월
집에 와서, 아기옷이랑 손으로 빨았다.
아기옷인데…세제를 다 빨아야 하는데..손빨래 하니 비눗물은 헹궈도 헹궈도 계속 나오고…
팔이 너무 아프다. 수건도 빨아서 삶아야 하는데…내일 출근은 어떻게 하나…
자정안에 독일에 인스펙션 보고서도 번역해서 보내야 하는데…
몸이 서너개라도 모자랄 것 같다.
2005년 5월
남편 회사가 많이 힘들다. 월급을 30% 줄여서 아침마다 남편 것이랑 내 것이랑 도시락 싼다. 세상에…고등학교 이후로 도시락이라니.. 일이 하나 늘었지만..점심값도 두 사람분이면 만원은 그냥 넘는다. 그래…이렇게 아끼면 기저귀 값이라도 나오잖아…엄마는 강하다..파이팅…
2006년 5월말
시누가 전화왔다. 왜 아침에 도시락은 싸면서 어머니 아침은 안차리냐고 한다.
저녁은 회사일로 늦게 와서, 늦게 차리거나…어머니 혼자 반찬도 제대로 없이 드시게 하면사, 힘들더라도 아침 차려 드리고 가라 한다. 갑자기 놀라고 멍해서…네..하고 말았다.
2005년 6월
시누가 일하는데 또 전화왔다. 지난 번에 이야기했는데..왜 요즘도 어머니 아침 안차리느냐고 하신다. 어이가 없다. 아침에 정말 전쟁이다. 아기 우유 먹이랴, 아기 옷이랑 놀이방 준비물 챙기랴, 도시락 반찬 만들고…두 사람 분도 겨우겨우 딸딸 긁어서 만드는데…고모, 일하는 며느리에게 집에 계시는 시어머니 아침을 차리고 출근하라는 것…좀 너무하시네요..저희 것도 겨우 싸요…정말 시간이 없어요..그리고, 어머니 항상 밤에 유선에서 드라마 재방송 보시느라 늦게 주무시고 10시 넘어 일어나셔서 항상 밖에서 점심 드시는걸요…그래도, 몇 번 차리라고 하신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안드신다고 차리지 말라고 하면, 그때 그만두란다. 해볼려고 하지만..정말 말처럼 쉽지가 않다.
2005년 7월
친구한테 물으니…요즘 아기 세제 좋은 것 많이 나오니, 힘들게 손빨래 하지 말고, 세탁기로 돌리라고 한다. 전업주부인 친구도 손빨래는 어림없다고 한다. 당장 실천에 옮겨야겠다.
수건도..너무 힘들다. 손으로 빨려고 하면…물까지 먹으면 정말 무겁다. 짜기도 힘들고, 치대기는 더 힘들다. 삶고 나서..헹구고 다시 탈수는 그냥 세탁기로 하지만…거의 3시간을 잡아 먹는다. 몇 집 물어봐도..삶으면 좋지만…시간도 없고 힘들고 뭐하러 삶느냐고 한다.
어머니께..어머니..요즘은 6,70년대 목욕 못하고 옷 못갈아 입으며 살던 시절도 아니고..다른 집 물어봐도 그냥 세탁기로 따로 속옷이랑 돌린다고 하는데요…절대 안된단다…그래서, 저는 수건 삶는 것 너무 힘들어요…내심..이쯤이면..이것만큼은 어머니가 도와주시겠지..했는데…그럼 내가 하랴? 이러신다. 그러잖아도 너 빨래 하는 것 보니, 힘이 많이 없더라. 보약 한 재 먹여야겠다...하신다. 보약 먹여서 일 시키시려고? 차라리 좀 도와 주시지..남편이 어머니 안계실 때 그냥 세탁기 돌리란다. 그래야겠다.
2005년 8월
10시에 회사로 핸드폰이 왔다. 어머니다. 왜 설걷이 제대로 안하고 출근했냐고 하신다.
분명히 아침에 설걷이하고 출근했는데…어머니..아침에 출근전에 하고 왔는데요…
우윳병 하나가 덜렁 있더라고 하신다. 가만 생각하니..아기가 아침에 우유먹고…방에 둔 것을 깜박하고 설걷이 못해서..출근 시간 늦을 듯 하여.. 돌아가서 저녁에 할 생각에 그냥 물만 채워두고 왔다. 왜 하는 김에 다 하고 가지, 달랑 하나는 뭐하러 남겼냐고 하신다. 정말 정 떨어졌다.
2005년 10월
어머니께…저녁 드셨어요…했더니..안하셨단다. 아침에 도시락 다 싸고 식은 밥 한 공기밖에 없다. 밥하고 국 끓이고..반찬 몇 개 하고..한것도 없는데 벌써 1시간이 지났다. 어머니..저녁 들어요..했더니…아까 늦게 과일을 좀 먹었더니 밥 맛이 없으시다고…한 숟갈만 달라고 하신다. 정말 한 숟갈만 드신다. 남편은 밖에서 먹고 온다고 했었고..혼자 한 그릇 먹었다. 이렇게 혼자 먹을 일이면...나는 그냥 식은 밥에..밑반찬 몇 개에 간단하게 10분이면 되는데...기가 막힌다. 설걷이에..남은 반찬 정리하고 나니..벌써 시간이 10시다. 2시간이 지났다. 정말 피곤하다. 내일 출근 할 일이 꿈만 같은데…빨래를 어케 하나….
2005년 11월
남편 셔츠를 다림질하는 김에..어머니께..어머니 옷 다림질 할 것 있으면 달라고 했다. 오늘도 역시 남편 옷보다 어머니 옷이 3배다. 10시에 드라마 보면서 시작한 다림질이..12시가 넘도록 끝이 안난다. 남편 옷이야…셔츠 몇 개니 힘들것도 없지만, 어머니 옷은 안감에, 겉감에..줄 맞춰서 신경쓰고…다림질만 2시간 반을 했다. 지겹다.
2005년 12월
남편이 셔츠 좀 다려달라 한다. 조용히 불러서 말했다. 자기 셔츠는 몇 개 안나오고..다림질도 쉬워..그런데..어머니가 당신 것도 같이 부탁하시니..안 할 수도 없고..자기 것은 길어야 30분이지만, 어머니 것은 2시간안에 끝나기 힘들어. 여름 셔츠까지 다 꺼내시고.. 그냥 입던지, 자기가 다림질 해. 나는 더 이상은 못하겠어. 너무 힘들어. 남편이 아무말 없다. 많이 미안하다. 그렇지만..나도 너무 피곤하다.
2006년 3월 토요일
오늘도 9시 반이 넘자마자 어머니가 깨우신다. 평일에 일 한다고 아침 한 번 차린 적이 없으면서, 주말에라도 좀 새벽에 일어나서 밥 차려서 식구들 먹일 생각을 왜 안하냐고 하신다. 물론 하지..하지만 몸이 천근만근이다. 오늘도 7시에 아기 우유 먹이면서..밥 해야 하는데..하다가 그냥 다시 잤다. 밥 하고, 국 끓이고 생선 굽고…아침 준비 다하니…벌써 11시가 가까워진다. 남편은 여느 떄처럼 아침 먹는 습관이 없어서 먹으면 속이 답답하다고 안먹는단다. 어머니는 아침이 무슨 11시냐고...또 2시에 결혼식 있어서 또 먹어야 하니 조금만 드신다고, 아가 잘 챙겨 먹이라고 하신다. 아가는 이유식 따로 하는 것이 영양 섭취에도 도움이 되는데..그냥 국에 아가 밥 먹이고..나도 먹고 치웠다. 항상 이런 식이다. 안차리면 맨날 시어미 밥 굶기냐..차리면 결혼식 있다, 생각없다...오전이 다 지났다. 빨래에 겨울옷 정리에..오늘도 할 일이 태산이다. 토요일 하루만이라도…늘어지게 늦잠 한 번 편하게 자면 소원이 없겠다.
2006년 4월
출장 8일동안 완전 노가다만 뛰었더니..정말 병 날 것 같다. 홍콩 전시회 끝나고, 중국 사무실 오픈까지 겹쳐서..사무가구 및 비품 구입에…고생 정말 제대로 했다. 너무 수고했다며 사장님이 좀 쉬면서 직원들이랑 어디 경치 좋은 곳으로 1박2일로 단합회 가자고 하신다. 중국 직원들이 너무 좋아했는데..남편이 전화와서 ..집을 너무 오래 비워서 어머니가 힘드시다고..왜 이리 이번에는 기간이 기냐고 한다. 사장님께 설명하고…빨리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했더니..고생만 시키고 너무 미안하다신다. 그럼..그냥 단합회는 다음에 하자고 하시는데..다른 직원들이 많이 실망한 듯 하다. 괜히 미안하다. 돌아오는 동안…아기 사진만 계속 봤다. 너무 보고 싶다. 빨리 가서 안아줘야지..하는 마음뿐이다. 홍콩 출발이 오후여서,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가깝다. 다녀왔다는 말에도 어머니는 대꾸도 안하신다. 출장이 무슨 해외여행 휴가라도 되는 줄 아시나보다. 하긴…집안일보다야 편하긴 하지…그래도 휴가는 아닌데..좀 섭섭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이왕에 욕 들을 건데..그냥 2일 쉬다 올 것을…후회가 밀려온다. 그래도 아가 자는 모습 보니 너무 행복하다. 역시 빨리 오니 좋잖아..이렇게 이쁜 우리 딸이 있는데...엄마는 역시 머리가 나쁜가 보다.
2006년 5월
토요일이라서, 아가랑 놀이터에서 좀 놀았다. 이제 걸음마를 곧잘 한다. 집에 오니..어머니가 냉장고 정리를 하고 계신다. 표정이 안좋다. 오늘은 왜 일찍 들어오셨을까? 나를 보자마자…너는 냉장고 정리를 전혀 안하니? 이렇게 날짜 지나고 상한 것이 많은데..도대체 주부가 정신이 있니 없니…그냥 아까 빨래 말린 것 정리하러 갔다. 돌아오니, 다시 2탄을 하신다. 주부로서 자세가 전혀 안되어 있다고 하신다. 어머니..냉장고 정리를 왜 저만 하나요? 저만 냉장고 열고, 저만 냉장고에 물건 넣나요? 다른 사람이 넣은 것까지..어떻게 제가 다 일일이 알겠어요? 그럼, 주부가 안하면 누가 하냐고 하신다. 어머니…저 일하는 주부여요..같이 정리하고 도와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오빠나 저나…비슷한 일 하고, 직책도 같고, 월급도 비슷해요..저도 집에 오면 힘들고 피곤해요..좀 쉬고 싶어요…이런 것, 먼저 보는 사람이 같이 치우면 안되나요? 어머니가..너만 일하면서 돈 버냐..누구네 며느리.. 너보다 더 잘 벌고 그러면서, 시아버지까지 같이 살면서도 혼자서 잘만 하더라…그러면서, 살림도 혼자서 얼마나 야무지게 하는데…혀를 차신다..어머니..그러면 그 집은 어른 두 분에, 남편도 전혀 안도와주고, 며느리 혼자서 다한다는 건가요? 그렇단다..너무 장하단다. 어이가 없어서 한 마디 했다. 어머니..그건 장한 며느리가 아니라..너무 불쌍한 며느리네요..밖에서 일하고 와서 집안일 혼자서 하는데도..아무도 도와줄 생각은 안하고 혼자서 참 장하게 잘한다고 그러나요? 제 생각에는..참 불쌍한 며느리네요…어머니가 아무말 안하신다.
2006년 6월
아가 바지가 기어다니면서..무릎쪽에 때가 배여서 빨아도 잘 안빨아진다.
어머니가 보시더니..아기옷은 손으로 팍팍 빨아야 이런 것이 다 빠지는데..세탁기 돌려서 그렇다고 하신다.
참 변함없으신 분이다.
남편한테 우리 분가하면 안되냐고 했다. 단칸 셋방이든, 지하 월세든 좋으니…제발 분가하자고..마음이라도 편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남들은 생활비가 안나가니까..돈 빨리 모아서 자리 잡을 수 있고..아니면 아가를 봐 주시니..맞벌이가 편하고..가사를 도와주시는 경우도 많던데…나 아는 거래처도 어머니랑 같이 산다 하니…그러면 집에 가면 밥은 있겠네..맞벌이하면..집에 가서 저녁에 밥 하는 것도 고역이야..이런다. 그냥 혼자서 속으로 웃었다. 아기도 놀이방에 맡기고…어머니는 데려다 주고 찾아와 주시는 정도이시다. 그것도, 어머니 차가 따로 있으니, 차로 하신다. 생활비는 생활비대로 나가고…놀이방비에…맨날 찬거리 걱정에…잔소리까지..일 하는 나보다 일 안하시는 어머니가 더 바쁘다. 남편한테 왜 내가 당신 만나서 이 고생을 다 감수해야 하냐고 소리 질렀다. 이혼하자고 했다. 미안하단다. 그런데..어머니가 수입도 전혀 없으시고, 그렇다고 집 얻어 주실 형편도 못되고…우리 돈으로 집 얻어서 어머니 생활비까지 감당하며..힘들다고…3년만 참고 모아서 분가하자 한다. 미치겠다.
2006년 7월
수건 빨아서 널어 둔 것을 보시더니, 삶아서 빨았냐고 하신다. 아니요..속옷하고 따로 분리해서 세탁기 돌렸어요..이랬더니..왜 안삶냐고 한마디 하신다. 저, 너무 힘들어서 수건 삶는 것은 도저히 못하겠어요. 겨우 일주일에 한번 하면 될 것을 뭐가 힘드냐고 하신다. 그럼, 어머니께서 좀 도와주셔요..저는 힘들어서 도저히 이제 못 삶겠어요…했다. 뭐 하는 일이 있다고 그정도도 못하냐고…너만 맞벌이 하냐고 …니가 시어머니 밥 한번 제대로 차려 준 적이 있냐고 하신다. 또 시작이다. 어머니…어머니는 제가 평소에 회사일에 집안일에 피곤할텐데…주말만이라도 늦잠 좀 자라…아침은 내가 할께..이렇게 하시면 안되나요? 그런 집도 많아요. 저 주위에서...맞벌이 하면서, 시부모 모시는 집 별로 흔치 않아요. 그렇다고 저희가 생활비를 안드려서 저축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기를 봐 주시는 것도 아니고, 가사일을 도와주시는 것도 아니시잖아요...어떻게 저 혼자서 가사일을..그것도 손빨래에 밥까지 다 차리면서 혼자 하나요? 좀 시끄러워 질 것 같으니…남편이 말리면서 방으로 데려간다. 잠이 안온다. 어차피 전세 얻을 돈도 전혀 없으니 주실 형편도 안되는데…그냥 나가서 살까…이렇게 샹활비는 생활비대로 따로 나가고...공과금이며 다 우리가 알아서 내면서 어머니 용돈까지...드리면서 전세돈은 또 언제 모으나...지금 나가서 분가해도…어머니 수입 없는 것 뻔히 알면서 한 푼도 안드릴 수는 없고…지금 형편에 월세 안하고 집 얻기는 힘들텐데…드리면 또 얼마를 드려야 하나...저렇게 노후대책 안하셨으면서..옛날에 돈 좀 있을 적에 시누 5천 들여서 시집 보낸 것, 입에 침이 마르게 자랑하신다. 차라리 3천만 쓰시고, 용돈이라도 좀 남겨두시지 ..아들 전세 얻어 줄 여력도 없으시면서...솔직히 참 어리석고 대책없으시다. 그나저나...정말 진퇴양난이다. 아…정말이지 그냥 이혼하고 혼자 살고 싶다. 아가를 줄 지 어떨지는 모르지만…차라리 혼자 살면서 애 키워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겠다. 내가 내 눈 찔렀지.. 이럴 때는 착한 남편이 정말 원수다.
결혼 3년..장님 1년...벙어리 1년..귀머거리 1년
2004년 6월
몇 가지 해결할 일이 남아서 8시30분쯤 겨우 회사를 나왔다.
저녁이 너무 늦다고 어머니가 짜증 내신다.
회사가 30분 거리라서 가까우니, 일찍 와서 어머니 저녁 차리고 다시 회사 가서 남은 일 하면 어떻겠냐고 물으신다.
대답을 못하겠다.
2004년 10월
임신 5개월째.
조금 움직이면 숨이 많이 차다.
방바닥 걸레질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 어머니가, 많이 움직여야 아기가 뱃속에서 너무 많이 크지 않으니, 낳기가 수월하다고 무조건 많이 움직이라고 하신다. 무조건 일 많이 하라고 하신다.
2005년 2월.
명절은 역시 힘들다. 앉아서 빈대떡을 몇 장을 구웠는지 모르겠다.
시누도 싫다고 안가져 간다고 할텐데...지난 번 추석때도 아직 많다고 안가셔 가시던데..
또 싸줘야 한다고 바리바리 하신다.
시누네까지 오니, 식사 준비가 그야말로 고역이다.
벌써 밤12시..솔직히 홀몸도 아닌데..다음달이 산달인데..너무 힘들다.
어머니가 설걷이 끝내고 자러 가라 하신다.
설걷이하러 가는데, 신랑이…누나도 어머니도 너무한다. 배가 남산인데 이제 쉬어야지!라고 거들어 준다. 눈물나게 고맙다.
어머니가, 오늘 끝내야 내일 아침 준비가 편하지..늦게까지 좀 잘 수 있잖아..이러신다.
시누가 일어나서 설걷이 한다 하신다. 못이기는 척 자러 갔다. 내일이 너무 무섭다.
2005년 4월
집에 와서, 아기옷이랑 손으로 빨았다.
아기옷인데…세제를 다 빨아야 하는데..손빨래 하니 비눗물은 헹궈도 헹궈도 계속 나오고…
팔이 너무 아프다. 수건도 빨아서 삶아야 하는데…내일 출근은 어떻게 하나…
자정안에 독일에 인스펙션 보고서도 번역해서 보내야 하는데…
몸이 서너개라도 모자랄 것 같다.
2005년 5월
남편 회사가 많이 힘들다. 월급을 30% 줄여서 아침마다 남편 것이랑 내 것이랑 도시락 싼다. 세상에…고등학교 이후로 도시락이라니.. 일이 하나 늘었지만..점심값도 두 사람분이면 만원은 그냥 넘는다. 그래…이렇게 아끼면 기저귀 값이라도 나오잖아…엄마는 강하다..파이팅…
2006년 5월말
시누가 전화왔다. 왜 아침에 도시락은 싸면서 어머니 아침은 안차리냐고 한다.
저녁은 회사일로 늦게 와서, 늦게 차리거나…어머니 혼자 반찬도 제대로 없이 드시게 하면사, 힘들더라도 아침 차려 드리고 가라 한다. 갑자기 놀라고 멍해서…네..하고 말았다.
2005년 6월
시누가 일하는데 또 전화왔다. 지난 번에 이야기했는데..왜 요즘도 어머니 아침 안차리느냐고 하신다. 어이가 없다. 아침에 정말 전쟁이다. 아기 우유 먹이랴, 아기 옷이랑 놀이방 준비물 챙기랴, 도시락 반찬 만들고…두 사람 분도 겨우겨우 딸딸 긁어서 만드는데…고모, 일하는 며느리에게 집에 계시는 시어머니 아침을 차리고 출근하라는 것…좀 너무하시네요..저희 것도 겨우 싸요…정말 시간이 없어요..그리고, 어머니 항상 밤에 유선에서 드라마 재방송 보시느라 늦게 주무시고 10시 넘어 일어나셔서 항상 밖에서 점심 드시는걸요…그래도, 몇 번 차리라고 하신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안드신다고 차리지 말라고 하면, 그때 그만두란다. 해볼려고 하지만..정말 말처럼 쉽지가 않다.
2005년 7월
친구한테 물으니…요즘 아기 세제 좋은 것 많이 나오니, 힘들게 손빨래 하지 말고, 세탁기로 돌리라고 한다. 전업주부인 친구도 손빨래는 어림없다고 한다. 당장 실천에 옮겨야겠다.
수건도..너무 힘들다. 손으로 빨려고 하면…물까지 먹으면 정말 무겁다. 짜기도 힘들고, 치대기는 더 힘들다. 삶고 나서..헹구고 다시 탈수는 그냥 세탁기로 하지만…거의 3시간을 잡아 먹는다. 몇 집 물어봐도..삶으면 좋지만…시간도 없고 힘들고 뭐하러 삶느냐고 한다.
어머니께..어머니..요즘은 6,70년대 목욕 못하고 옷 못갈아 입으며 살던 시절도 아니고..다른 집 물어봐도 그냥 세탁기로 따로 속옷이랑 돌린다고 하는데요…절대 안된단다…그래서, 저는 수건 삶는 것 너무 힘들어요…내심..이쯤이면..이것만큼은 어머니가 도와주시겠지..했는데…그럼 내가 하랴? 이러신다. 그러잖아도 너 빨래 하는 것 보니, 힘이 많이 없더라. 보약 한 재 먹여야겠다...하신다. 보약 먹여서 일 시키시려고? 차라리 좀 도와 주시지..남편이 어머니 안계실 때 그냥 세탁기 돌리란다. 그래야겠다.
2005년 8월
10시에 회사로 핸드폰이 왔다. 어머니다. 왜 설걷이 제대로 안하고 출근했냐고 하신다.
분명히 아침에 설걷이하고 출근했는데…어머니..아침에 출근전에 하고 왔는데요…
우윳병 하나가 덜렁 있더라고 하신다. 가만 생각하니..아기가 아침에 우유먹고…방에 둔 것을 깜박하고 설걷이 못해서..출근 시간 늦을 듯 하여.. 돌아가서 저녁에 할 생각에 그냥 물만 채워두고 왔다. 왜 하는 김에 다 하고 가지, 달랑 하나는 뭐하러 남겼냐고 하신다. 정말 정 떨어졌다.
2005년 10월
어머니께…저녁 드셨어요…했더니..안하셨단다. 아침에 도시락 다 싸고 식은 밥 한 공기밖에 없다. 밥하고 국 끓이고..반찬 몇 개 하고..한것도 없는데 벌써 1시간이 지났다. 어머니..저녁 들어요..했더니…아까 늦게 과일을 좀 먹었더니 밥 맛이 없으시다고…한 숟갈만 달라고 하신다. 정말 한 숟갈만 드신다. 남편은 밖에서 먹고 온다고 했었고..혼자 한 그릇 먹었다. 이렇게 혼자 먹을 일이면...나는 그냥 식은 밥에..밑반찬 몇 개에 간단하게 10분이면 되는데...기가 막힌다. 설걷이에..남은 반찬 정리하고 나니..벌써 시간이 10시다. 2시간이 지났다. 정말 피곤하다. 내일 출근 할 일이 꿈만 같은데…빨래를 어케 하나….
2005년 11월
남편 셔츠를 다림질하는 김에..어머니께..어머니 옷 다림질 할 것 있으면 달라고 했다. 오늘도 역시 남편 옷보다 어머니 옷이 3배다. 10시에 드라마 보면서 시작한 다림질이..12시가 넘도록 끝이 안난다. 남편 옷이야…셔츠 몇 개니 힘들것도 없지만, 어머니 옷은 안감에, 겉감에..줄 맞춰서 신경쓰고…다림질만 2시간 반을 했다. 지겹다.
2005년 12월
남편이 셔츠 좀 다려달라 한다. 조용히 불러서 말했다. 자기 셔츠는 몇 개 안나오고..다림질도 쉬워..그런데..어머니가 당신 것도 같이 부탁하시니..안 할 수도 없고..자기 것은 길어야 30분이지만, 어머니 것은 2시간안에 끝나기 힘들어. 여름 셔츠까지 다 꺼내시고.. 그냥 입던지, 자기가 다림질 해. 나는 더 이상은 못하겠어. 너무 힘들어. 남편이 아무말 없다. 많이 미안하다. 그렇지만..나도 너무 피곤하다.
2006년 3월 토요일
오늘도 9시 반이 넘자마자 어머니가 깨우신다. 평일에 일 한다고 아침 한 번 차린 적이 없으면서, 주말에라도 좀 새벽에 일어나서 밥 차려서 식구들 먹일 생각을 왜 안하냐고 하신다. 물론 하지..하지만 몸이 천근만근이다. 오늘도 7시에 아기 우유 먹이면서..밥 해야 하는데..하다가 그냥 다시 잤다. 밥 하고, 국 끓이고 생선 굽고…아침 준비 다하니…벌써 11시가 가까워진다. 남편은 여느 떄처럼 아침 먹는 습관이 없어서 먹으면 속이 답답하다고 안먹는단다. 어머니는 아침이 무슨 11시냐고...또 2시에 결혼식 있어서 또 먹어야 하니 조금만 드신다고, 아가 잘 챙겨 먹이라고 하신다. 아가는 이유식 따로 하는 것이 영양 섭취에도 도움이 되는데..그냥 국에 아가 밥 먹이고..나도 먹고 치웠다. 항상 이런 식이다. 안차리면 맨날 시어미 밥 굶기냐..차리면 결혼식 있다, 생각없다...오전이 다 지났다. 빨래에 겨울옷 정리에..오늘도 할 일이 태산이다. 토요일 하루만이라도…늘어지게 늦잠 한 번 편하게 자면 소원이 없겠다.
2006년 4월
출장 8일동안 완전 노가다만 뛰었더니..정말 병 날 것 같다. 홍콩 전시회 끝나고, 중국 사무실 오픈까지 겹쳐서..사무가구 및 비품 구입에…고생 정말 제대로 했다. 너무 수고했다며 사장님이 좀 쉬면서 직원들이랑 어디 경치 좋은 곳으로 1박2일로 단합회 가자고 하신다. 중국 직원들이 너무 좋아했는데..남편이 전화와서 ..집을 너무 오래 비워서 어머니가 힘드시다고..왜 이리 이번에는 기간이 기냐고 한다. 사장님께 설명하고…빨리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했더니..고생만 시키고 너무 미안하다신다. 그럼..그냥 단합회는 다음에 하자고 하시는데..다른 직원들이 많이 실망한 듯 하다. 괜히 미안하다. 돌아오는 동안…아기 사진만 계속 봤다. 너무 보고 싶다. 빨리 가서 안아줘야지..하는 마음뿐이다. 홍콩 출발이 오후여서,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가깝다. 다녀왔다는 말에도 어머니는 대꾸도 안하신다. 출장이 무슨 해외여행 휴가라도 되는 줄 아시나보다. 하긴…집안일보다야 편하긴 하지…그래도 휴가는 아닌데..좀 섭섭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이왕에 욕 들을 건데..그냥 2일 쉬다 올 것을…후회가 밀려온다. 그래도 아가 자는 모습 보니 너무 행복하다. 역시 빨리 오니 좋잖아..이렇게 이쁜 우리 딸이 있는데...엄마는 역시 머리가 나쁜가 보다.
2006년 5월
토요일이라서, 아가랑 놀이터에서 좀 놀았다. 이제 걸음마를 곧잘 한다. 집에 오니..어머니가 냉장고 정리를 하고 계신다. 표정이 안좋다. 오늘은 왜 일찍 들어오셨을까? 나를 보자마자…너는 냉장고 정리를 전혀 안하니? 이렇게 날짜 지나고 상한 것이 많은데..도대체 주부가 정신이 있니 없니…그냥 아까 빨래 말린 것 정리하러 갔다. 돌아오니, 다시 2탄을 하신다. 주부로서 자세가 전혀 안되어 있다고 하신다. 어머니..냉장고 정리를 왜 저만 하나요? 저만 냉장고 열고, 저만 냉장고에 물건 넣나요? 다른 사람이 넣은 것까지..어떻게 제가 다 일일이 알겠어요? 그럼, 주부가 안하면 누가 하냐고 하신다. 어머니…저 일하는 주부여요..같이 정리하고 도와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오빠나 저나…비슷한 일 하고, 직책도 같고, 월급도 비슷해요..저도 집에 오면 힘들고 피곤해요..좀 쉬고 싶어요…이런 것, 먼저 보는 사람이 같이 치우면 안되나요? 어머니가..너만 일하면서 돈 버냐..누구네 며느리.. 너보다 더 잘 벌고 그러면서, 시아버지까지 같이 살면서도 혼자서 잘만 하더라…그러면서, 살림도 혼자서 얼마나 야무지게 하는데…혀를 차신다..어머니..그러면 그 집은 어른 두 분에, 남편도 전혀 안도와주고, 며느리 혼자서 다한다는 건가요? 그렇단다..너무 장하단다. 어이가 없어서 한 마디 했다. 어머니..그건 장한 며느리가 아니라..너무 불쌍한 며느리네요..밖에서 일하고 와서 집안일 혼자서 하는데도..아무도 도와줄 생각은 안하고 혼자서 참 장하게 잘한다고 그러나요? 제 생각에는..참 불쌍한 며느리네요…어머니가 아무말 안하신다.
2006년 6월
아가 바지가 기어다니면서..무릎쪽에 때가 배여서 빨아도 잘 안빨아진다.
어머니가 보시더니..아기옷은 손으로 팍팍 빨아야 이런 것이 다 빠지는데..세탁기 돌려서 그렇다고 하신다.
참 변함없으신 분이다.
남편한테 우리 분가하면 안되냐고 했다. 단칸 셋방이든, 지하 월세든 좋으니…제발 분가하자고..마음이라도 편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남들은 생활비가 안나가니까..돈 빨리 모아서 자리 잡을 수 있고..아니면 아가를 봐 주시니..맞벌이가 편하고..가사를 도와주시는 경우도 많던데…나 아는 거래처도 어머니랑 같이 산다 하니…그러면 집에 가면 밥은 있겠네..맞벌이하면..집에 가서 저녁에 밥 하는 것도 고역이야..이런다. 그냥 혼자서 속으로 웃었다. 아기도 놀이방에 맡기고…어머니는 데려다 주고 찾아와 주시는 정도이시다. 그것도, 어머니 차가 따로 있으니, 차로 하신다. 생활비는 생활비대로 나가고…놀이방비에…맨날 찬거리 걱정에…잔소리까지..일 하는 나보다 일 안하시는 어머니가 더 바쁘다. 남편한테 왜 내가 당신 만나서 이 고생을 다 감수해야 하냐고 소리 질렀다. 이혼하자고 했다. 미안하단다. 그런데..어머니가 수입도 전혀 없으시고, 그렇다고 집 얻어 주실 형편도 못되고…우리 돈으로 집 얻어서 어머니 생활비까지 감당하며..힘들다고…3년만 참고 모아서 분가하자 한다. 미치겠다.
2006년 7월
수건 빨아서 널어 둔 것을 보시더니, 삶아서 빨았냐고 하신다. 아니요..속옷하고 따로 분리해서 세탁기 돌렸어요..이랬더니..왜 안삶냐고 한마디 하신다. 저, 너무 힘들어서 수건 삶는 것은 도저히 못하겠어요. 겨우 일주일에 한번 하면 될 것을 뭐가 힘드냐고 하신다. 그럼, 어머니께서 좀 도와주셔요..저는 힘들어서 도저히 이제 못 삶겠어요…했다. 뭐 하는 일이 있다고 그정도도 못하냐고…너만 맞벌이 하냐고 …니가 시어머니 밥 한번 제대로 차려 준 적이 있냐고 하신다. 또 시작이다. 어머니…어머니는 제가 평소에 회사일에 집안일에 피곤할텐데…주말만이라도 늦잠 좀 자라…아침은 내가 할께..이렇게 하시면 안되나요? 그런 집도 많아요. 저 주위에서...맞벌이 하면서, 시부모 모시는 집 별로 흔치 않아요. 그렇다고 저희가 생활비를 안드려서 저축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기를 봐 주시는 것도 아니고, 가사일을 도와주시는 것도 아니시잖아요...어떻게 저 혼자서 가사일을..그것도 손빨래에 밥까지 다 차리면서 혼자 하나요? 좀 시끄러워 질 것 같으니…남편이 말리면서 방으로 데려간다. 잠이 안온다. 어차피 전세 얻을 돈도 전혀 없으니 주실 형편도 안되는데…그냥 나가서 살까…이렇게 샹활비는 생활비대로 따로 나가고...공과금이며 다 우리가 알아서 내면서 어머니 용돈까지...드리면서 전세돈은 또 언제 모으나...지금 나가서 분가해도…어머니 수입 없는 것 뻔히 알면서 한 푼도 안드릴 수는 없고…지금 형편에 월세 안하고 집 얻기는 힘들텐데…드리면 또 얼마를 드려야 하나...저렇게 노후대책 안하셨으면서..옛날에 돈 좀 있을 적에 시누 5천 들여서 시집 보낸 것, 입에 침이 마르게 자랑하신다. 차라리 3천만 쓰시고, 용돈이라도 좀 남겨두시지 ..아들 전세 얻어 줄 여력도 없으시면서...솔직히 참 어리석고 대책없으시다. 그나저나...정말 진퇴양난이다. 아…정말이지 그냥 이혼하고 혼자 살고 싶다. 아가를 줄 지 어떨지는 모르지만…차라리 혼자 살면서 애 키워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겠다. 내가 내 눈 찔렀지.. 이럴 때는 착한 남편이 정말 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