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윤옥환200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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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로부터 크로아티아로 가는 국경은 강이 가로막고 있어서 길다란 다리가 놓여져있다.

건설된지 얼마되지 않아보이는 현대식 다리가

보스니아측을 오히려 빛바래게ㅎ 하고 있다고 느꼈다.

비가 구질구질 내리는데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다리를 건넌다.

아마도 내가 국경을 넘는 첫 아침손님같아 보였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지나가는 차량한대 보이지않고 사람도 한명 지나는이 없었다.

가로등의 주황색 조명만이 밝혀져 있어서 안개끼고 비내리는  하늘의 태양을 대신하고 있었다.

다리의 규모와 달리 통행인은 전무하다 시피하였다.

다리를 건너 크로아티아의 입국심사대에서 여권심사를 받았는데 직원의 눈빛에 비맞은 이방인을 향한 연민의 빛이 역력하였다.

멀지않은곳에 비를 피할수 있는 식당도 있으며 주유소에 슈퍼가 있다고 도움이되는 정보를 주면서 여권을 돌려주었다.

 

깔끔하고 잘정돈된 크로아티아내의 도로와 갈림길등이 나타나고 모퉁이의 왼편으로는 주차장이 마련된 현대식 식당이 자리잡고 있었다.

무조건 식당의 구내로 들어가서 비에맞은 떨어진 체온을 살려야 했다.

음식을 주문하여 놓은 후 옷을 마른수건으로 마포질을 하였고 가방에 있는 옷을 꺼내어 입어 보온을 하였다.

손과발은 잘움직이지 않았고 얼굴의 피부는 쪼그라드는 팽팽함이 느껴졌다.

사방이 온통 회색빛으로 어두웠고 거세지도 않고 미세하지도 않은 빗줄기는 하루종일 내릴것이 분명해 보였다.

여유있는 식사를 하였다.

한국같으면 따뜻한 탕이라도 시켜서 몸을 따뜻하게 하련만 그럴만한 음식은 아예 없었다.

식사를 어떻게 하였는지 맛은 어떠하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시선이 창밖에 줄곳 가있었기 때문이었다.

식사비를 지불할 때에는 이미 전진을 계속하여야 한다는 결심을 굳힌 상황이었다.

도로를 따라 가로수를 따라서 얼마를 가지 않아 오른편에 현대식 주유소가 나타났다.

슬로베니아로 가는 도시이름을 적어야 하기때문에 그리고 비상음식도 마련하여야 하기땜에 일단 주유소의 경내로 들어갔다.

주유소 내 처마 아래서 비를 피하고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나를 향하고 있음을 의식할 수 있었다.

일단 슈퍼로 들어가서 쵸코렛과 빵을 사서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크로아티아의 수도인 자그레브까지의 도시이름들을 차례대로 물어서 메모지에 기입을 하였다.

코러지-첼리에-슬라티나-두고셀로-자그레브

비가 그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으므로 모두가 바라보고 있는 주유소의 마당에 발을 디디며 도로를 향하여 나갔다.

도로는 말이 없었다.

비똥만이 텅빈 도로를 때리고 있었다.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패달을 밟아 나갔다.

그런데 도로가 얄밉게도 일체의 옆공간이 없는것이 아닌가?

덩그러니 왕복 2차선이 놓여져 있을뿐 단 5센티의 공간도 자전거를 위한 공간은 없었다.

요란한 빗소리와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는 과속차량들의 물총소사를 자동차가 지날때마다 맞아야 했다.

안개같은 흙먼지를 함유한 물보라는 얼굴을 비롯하여 옷을 온통 흙탕물로 칠하고 있엇다.

빗탕물은 빗탕물대로 감내를 할 수있었지만

과속차량들의 사고에 대한 위협은 표현할 수없이 위협적이었다.

도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비포장의 흙길이  타이어를 마구 찧을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

결국 하루종일 비내리는 도로를 달리는 꼴이 되었다.

처음에 옷에 빗물이 튀는것을 염려하여 속도를 내지않았으나 나중에는 앞뒤가리지 않고 속도를 내어 달려나갔다.

땀에 젖으나 비에젖으나 숙소에서 세탁을 하여야 함은 마찬가지 아닌가?

가을을 알리는 전형적인 가을비가 산천이 아름다운 크로아티아의 대지를 적시고 있엇다.

코러지를 지나고 첼리에를 향하였다.

보스니아의 가옥들과 다름이 없는 마을과 도시의 분위기였으나 일단 지뢰걱정은 사라졌으므로 커다란 걱정거리를 지울 수있었다.

해는 지고 사라진 시간에 숙소를 찾을 수없게 되자 이름을 알수없는 자그만 마을의 적당한 집을 찾아서 민박을 할 수있는곳을 찾았다.

민박을 하는곳조차 없다고 하였다.

더욱이 빗물에 더럽고 누추하여진 탓인지라 일반 주민들의 호감조차 얻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길가의 주택처마 밑에서 서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소식을 전해들은 듯한 청년 두명이 다가와서 여러가지 질문을 하였다.

하루를 묵을 민박이 필요하다고 하니 민박은 구할 수없고 단지 빈가게가 있는데 그곳에 간이침대를 놓아 하루밤을 지내게 해주겠다고 하였다.

덧붙여 말하기를 돈은 받지않겠다고 하였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도로변에 있는 그 빈가게에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서  그들이 하는일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가게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며 바닥은 노출된 시멘트 바닥이었다.

잠시 나갔다가 돌아온 그들은 간이침대를 가져왔으며 샤워를 할 수있도록 어떤집으로 안내를 하였다.

더러워진 옷을 벗어 비누칠을 하고 빨면서 샤워도 함께 하였다.

일단 샤워를 마치고나니 오래된 찌든떼를 벗은듯 몸과 정신이 산뜻하여졌다.

싸이클 신발도 더러워진 상태에서 질퍽거렸다.

물에 빨아서 힘껏 비틀어 물기를 제거한 후 마른수건을 안에넣고 발로 밟았다.

허기가 밀려들었다.

빈가게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청년 두명이 따뜻한 스프 한그릇과 빵을 가지고 들어왔다.

빵은 가방에 있어서 필요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가져온것이니 사양말고 먹으라고 말하고는 편하게 먹을 수있도록 자리를 피하여 주었다.

떠날때는 언제든지 문만 닫아두고 떠나도 좋다는 말을 덧붙였다.

희미한 백열전등의 빛이 다소간의 추위를 덜어주는듯하엿다.

가져온 빨래는 의자위와 자전거의 후레임등에 골고루 펴서 널어 두었다.

빨래의 아랫부분에 몰리는 수분을 즉시 즉시 짜서 가능하면 빠른시간에 마를 수있도록 하였다.

유리창 문 밖으로 자동차들이 지나갈때마다

물튀는 소리로 요란하였다.

쭈구리고 먹는 마른빵과 스프는 어느 음식과도 비교할 수없을 만큼 맛이 있었다.

토마토를 썰어넣고 계란을 풀어넣어 끌인 스프였다.

가방안에서 참치캔을 꺼내어 열고 참치를 빵에 올린뒤 입으로 가져갔다.

부족함이 없는 영양의 조화라고 생각이 들었다.

전등의 불을 점멸하고 간이침대에 누우니 세상어느

호텔도 비교할 수 없는 안락한 잠자리가 되었다.

엠피쓰리를 귀에 꽂고 스위치를 켰다.

고개를 돌리면 길가의 전경이 눈에 들어왓으며

눈을 감기전 비에 하루종일 젖었던 가엾은 자전거를 바라보았다.이정도의 비가 내렸으니

내일은 비가 더이상 내리지 않을것이라는 소망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