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송사, 영화제 시상식

김신식2006.11.19
조회58

 

한국, 방송사, 영화제 시상식






방금 전 제5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시상식이 끝났다.

온라인상에서 사람들이랑 같이 방송을 보다가
인상적인 내용을 발견했다. 시기는 시상자로 나온 배우

장진영씨가 '접니다!'하고, 자신을 여우 주연상 수상자로

호명할 때 였다. 한 유저가 의문을 품는다.

"장진영씨 영화 올 해에 흥행한 것 있습니까?"

갑자기 나는 지난 번 필름 2.0에서 읽었던 김영진의

러프 컷 칼럼 내용이 떠올랐다.
시네마테크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김영진씨는

이제 우리가 '영화계'이야기보다는 '영화'이야기의
초심을 회복할 때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어느새 영화시상식을 보면서
수상의 대상과 흥행을 등가화시키기 시작했다.

'영화의 성공은 곧 흥행이다'라는 명제를
우리도 모르게 합리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언론의 철저히 잘못된 보도 형태에 기인한다.

언젠가 1.000만이 우리의 '희망'이 되었으며, 누군가가

그 기록을 깰까 궁금해하며 우리를 영화관이 아닌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인도한다.

나는 지난번 내 블로그를 통해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우리나라의 영화제 시상식의 개최시기를 비판했다.

그리고 오늘은 우리나라 영화제 시상식은 사실 영화

를 위한 것이 아닌 방송사들의 시청률 수단으로 전락

한 것이 아닌가하는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나라 영화

제 시상식은 언제부터 방송사들의 시청률 갈라먹기

전략이 되었다. 마치 한국시리즈 1차전은 kbs, 2차전은 sbs,
3차전은 mbc 의 느낌과 유사한 돌려먹기같다는 기분이

들 정도다. 대한민국영화대상의  예전 이름을 떠올려보자.

mbc 영화대상이다.

한국의 영화대상 시상식은 너무 예측하기가 쉽다.

 이유는 한 가지다. 우리나라에서 잘 만들었다는 의미는

관객에게 '먹힌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여기서 '먹힘'이

란 상업의 논리가 다분하다.
그리고 산업의 논리도 들어있다. 나는 우리나라 영화제

시상식이 보다 넓은 눈을 가지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관객'에게 소외당한 영화들, 가능성

있는 영화들에 대한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영화대상 시상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후보작들의

개봉시기 기준을 봤다.
2005년 10월 17일부터 2006년 9월 24일까지다.

난 개인적으로 김기덕 감독의 작품 전체를 동의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김기덕 감독의 <시간>이 가지고 있는

작품의 가치가 만약 평가받아야 한다면 이 작품이 누락된

것은 애석하다. (참고로 <시간>은 2006년 8월 24일 개봉작

이다.) 난 이런 생각까지 했다. 김기덕의 발언이 결국 '괘씸

죄'로 작용한 것인가?


나는 좀 의외의 후보들이 영화제 시상식에 자주 언급되

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의외'라는 것의 범위는 완전히 '자신

만의 노선'을 고수하는 작품이 아닌, 대중에게 그 가능성과

영화로서의 존재를 제대로 표현하는 작품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선 영화는 '영화 - 산업'과 뗄 수

없다. 상업적인 영화와 예술적인 영화를 구분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영화의 '관객지수'가 영화관

에서 멀티플렉스에 관객들이 꽉 들어차 있는 형태로 가시적
지수를 인정받는다.

<피터팬의 공식>이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소개될 때,

진행자인 안성기씨가 <피터팬의 공식> 이 해외영화제에서

 좋은 소식도 있었다는 내용을 전했다. 난 순간 생각했다.
<피터팬의 공식>은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선 찬밥 신세일까?

(적어도 이런 시상식이 열린다면)
이 영화가 우리나라 사람의 정서와 안 맞는걸까? 좀 더

넓은 차원에서 이야기를 하겠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영화의 메시지는 다분히 우리나라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인데,
이것을 조명하는 언론이 이 영화를 지나치게 '신비화'시켜,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선 '어려운'

영화라고 오인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얼마 전 가요제시상식의 통합 형태 이야기가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다. 난 정말 두 손, 두 발 들고 환영했다. 사실

그 때 심정은 이랬다. "그래, 그나마 영화제 시상식은 좀

봐줄만 했는데, 가요제 시상식은 정말 뭐니? 정말 갈라먹기
의 전형이잖아?"

하지만, 난 오늘 대한민국 영화대상을 보면서 이런 나의

 심정이 '자만'임을 고백한다. 이런 형태의 영화제 시상식은

결국 현재 비난받고 있는 가요제 시상식을 따라갈 수 있다는
위험성을 인지해야 한다. 음반시장은 불황이고 영화시장은

우리 관객들의 점유율이 좋으니 그런 걱정은 기우라고? 글쎄

, 그것은 지나친 오만이다.

김영진 기자의 러프컷에 나왔던 '영화'에 대한 초심,

그렇다. 우리는 다시 영화를 영화로 이야기할 수 있는가?

친구들끼리의 대화에서 나오는 '재미있다 혹은 '재미없다'는
영화적인 판단이 아닌 '영화계'의 범위에서 나오는 그것이

되어버렸다.(산업의 논리에 종속된)

그래서 이번 <가족의 탄생>이 영화대상 시상식에서 하나도

 못 건진 것이 아쉽다. <피터팬의 공식>이 해외에서 좋은 소

식이 있었다는 안성기씨의 멘트가 씁쓸하게 느껴진다.

더욱 씁쓸한 것은 시상자로 나온 사람들의 입에 관습적으

로 붙어버린  자신들이 나올 개봉예정작을 '분위기전환용'+

 어설픈 '애교'로 무장해 홍보하는 장면이다.



'영화산업 시상식'이 아닌 '영화 시상식'의 정체성을

기대하는 것은 과연 무리인가.

 덧칠1) 심정이 복잡하다. 결국 최우수 작품상을 <괴물>이 받아도 난 굳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굳이 내가 이 시상식에 더 진한 인상을 받을 가능성은 <가족의 탄생>의 이름이
불려졌으면..하는..그런 2퍼센트의..그 애매모호한 심정이 나를 감싼다.

덧칠2) 이건 정말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장진영 상 받은 것 가지고 욕하는 사람들 미워잉 -_-;

덧칠3) 조인성과 '땡벌'은 못잊을 것 같다.(그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연기발전상과 맥을
같이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