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약국

김성수2006.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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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에는 ‘아름다운 약국’이 있습니다. 꽤 큰 규모이며, 약사와 직원도 여럿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많은 사람이 약을 사기 위해, 상담을 받기 위해 분주히 드나듭니다. 이 약국 앞에는 언제부터인가 다양한 노점상들이 번갈아가며 좌판을 벌입니다. 그것도 약국 입구 바로 앞에서……. 싸구려 옷, 각종 생활 잡화, 길거리 표 액세서리 등등 다양한 노점이 요일별로 펼쳐집니다. 하지만, 이 약국 사람들은 다른 가게의 사람들과는 달리 노점상들을 그대로 놔둡니다. 자신의 약국 문을 막고 있어도 노점상인에게 싫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죠.

한 번은 약국의 단골 고객이 약국 주인에게 노점을 다른 데로 옮기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약국주인은 “노점이 약국을 막고 있다고 해서, 약 사러 올 사람들이 약국 문을 못 찾는 것도 아닌데 어떻습니까? 같이 먹고살아야죠.”

 언제부터인가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약국을 ‘아름다운 약국’이라고 부릅니다. 약국에 손님이 많고, 적고의 원인은 약국 앞을 가리고 있는 노점이 아니라 약국 사람들 자신의 환자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이 ‘아름다운 약국’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오늘도 약을 사는 사람들은 노점 사이를 지나 약국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두 가지의 기쁨을 느끼며 약국 앞을 지납니다. 첫 번째는 마음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약국 사람들의 미소를 보는 기쁨, 두 번째는 자주 바뀌는 노점의 새로운 물건을 보는 기쁨. 한 곳에서 느끼는 두 가지의 즐거움이 오늘도 아름다운 약국을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