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정태웅2006.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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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복잡한 일로 가득찬 머리가 너무 무거워서

까칠까칠한 수염을 억지로 눌러 턱을 괴고 앉아봤어

머리속을 슬근슬근 기어다니는 아, 이 작은 쇠 고민 벌레들이

가렵게 간질이는 것 뿐이 아니라 사방으로 날뛰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내 머리를 가누지도 못하게 무게중심을

한쪽으로 몰아버리니까 문제라는거지.

아홉살이던가, 크리스마스이브날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보고싶어서 덮은 이불 위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몇 번이고 이마 너머로 힐끔 보다 잠들었거든. 눈 뜨자마자 귀를 스쳐 머리로 손을 뻗었는데 내가 그렇게 갖고 싶었던 스트리트파이터 오락기가 있는거야! 

그 날 저녁즘에 알게되었는데 우리 아버지가 스타 문구점에서 3만 5천원 주고 사다가 어 늦은밤에 놓아두신 선물이었더라구, 이미 손에 놓여있는 선물때문에 아무것도 생각할 겨를도 철도 없었겠지만 1년중에 손 꼽아 기다리던 산타클로스.

그때 내 세상에서 없어졌어

크리스마스, 어느새 어머니 아버님께 원하는 것을 얻기위한 날이 되어버렸고, 친구들과 때 묻은 돈 모아서 피씨방을 가는 날이. 그리고 좋아하는 이성친구에게 고백할 시기좋은 데이트 날이되어버리고 뭐 지금은 홀로 앉아서 생각하고 외로움만 더 많아지는 싫은날이더라.

 

알아. 어른이 되어간다는거겠지?

더불어 더 이상은 어린양 쓰지않고 어른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이란거 이행해야 한다고, 옷을 침투해오던 싸늘한 추위가 유난하던 겨울에 아래 윗니를 꽉 물고 열 아홉살의 나와 약속한 남자가 되기 위해 무엇인가 확실해질 필요는 있는 것 같아서 이렇게 끄적여보는거지.

급작스럽게 떨어진 날씨, 겨울 이놈이 한 계절 건너뛰고 먼저오려나, 오들오들 떨면서 담배 한개피 물고 들어와 다른 손으로 눌러 괴고 마저 생각해볼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