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대한 알 수 없는 편견

하민아2006.11.21
조회37

나는 "강남" 에서 공부했다.

1년동안 내 씀씀이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강남에 있었으니 알만하군.

손 많이 커졌겠다.

 

과연 그럴까.

거창고등학교에서 대학문화를 너무 일찍 접한 탓에

씀씀이는 원래가 더 컸고

거기서 더 커질래야 커질수가 없었다.

 

확실히 말해두지만

강남이 비싸긴 비싸다.

밥 오천원 이하로 먹으려면 내 입에 맞질 않고

그렇다고 늘 오천원짜리 혹은 그 이상의 밥을 먹을수도 없고.

학사 밥이 내 입에 맞는것도 아니고.

 

비단 밥 뿐만이 아니다.

모든 것이 비싸다.

 

때문에 내 씀씀이는 눈에 띄게 줄었다.

100원 쓸때도 얼마 남았는지 지갑을 돌아보게되고

쓰지 않는 돈은 차곡이 모아두고.

쓸데없이 예쁜 색연필같은걸 사면 후회하게 되는것.

그렇게 강남에서 돈 쓰는 법을 배웠다.

 

이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은 이유를 이쯤에서 밝히면

Daum에 기사를 보고.

기사 제목이 "은마아파트" 어쩌구였다.

반가운 맘에 얼른 훑어본 기사는

강남 집값이 비싸네 어쩌네 하는

사실에 기초한 정당한 기사였다.

 

하지만

내가 만난 "강남"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똑같았다.

아니, 어쩌면 더 순수하고 더 좋은 사람들이었다.

소위 말하는 명품 브랜드들을 몸에 걸치고

가방으로 들고 다니는것은 사실이었다.

(사실 나는 그게 명품인 줄도 몰랐으나,

서울에 사는 한 친구가 그러더라. 저게 구찌야 - 라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지금 "눈의 여왕"에 나오는 성유리처럼

- 이건 나같은 애들이나 하는거지, 넌 시장표나 입어.

하는 싸가지를 보이지는 않았다.

되려, 그게 자연스러울 뿐.

그 누구의 옷차림을 가지고 왈가왈부하지 않는 매너.

 

지방으로 내려올수록

남의 옷 브랜드를 가지고

"쟤는 맨날 비싼옷만 입더라 -"

하며 수군대는것.

 

(사실 강남서 살아보니 그 때 우리가 비싸다고 했던 브랜드는

 비싼 축에도 못끼는 중급 브랜드였을 뿐.)

 

주눅 들지 않고.

내가 갖고 있는 정말 들어보지 못한 상표 붙은 옷들

떳떳하게 입고 다닐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그런것에 대해 관심이 없고, 상관없어하는 성격이어서는

절대 아니다.

(물론, 들어본 적 있는 백화점표 옷들도 주섬주섬 있긴 하다.)

그 아이들은 정말,

옷 브랜드를 보면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

강남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고는 말 하지 않는다.

내가 만난 사람들이 강남의 전부는 아니니까.

 

되려 빈폴이니 켈빈 클라인이니

따지고 보고 재는 아이들은,

그런 옷 한 두벌 갖고 있으면서

강남 아닌 강북에 살면서.

괜히 주눅 든.

그런 아이였다.

 

내가 처음 만난 서울 아이가 그랬던 탓에.

나는 3월에 옷 때문에 괜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그 아이와 틀어지고 난 후

나는 아이들을 좀 더 깊이 사귀게 되었고

그러면서 깨달았다.

 

밤 10시.

문전성시를 이루는 저 수많은 외제차들 사이에서도

우리 아빠가 고3때 맨몸으로 딸 마중 나오던

그 사랑 말고 느껴야 할. 그 이상의 것은 없다.

딸 기다리고, 아들 좋은 옷 입히고 싶은 부모 마음.

그 이상의 것은 없다.

 

은마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 있었다.

(그냥 같은반 애다. 친구라고 하면 걔가 싫어할지도 모른다 -_-)

 

은마 아파트를 소개하는데.

 "저기 낡은 아파트에 살어 - 은마아파트라고"

하길래.

나는 정말 은마아파트가 그런 아파트인줄 알았다.

 

 

나중에 엄마한테 들었는데

은마 아파트가 우리나라 부동산의 지표라더라 -

강남 아파트 값은 거기부터 오른다고.

 

다행히

색안경을 벗은 후에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돈 많은 집 아들 - 로 그 아이를 보지 않았다.

뭐 그럴 필요도 없더라.

 

 

 

강남 - 별거 없다.

착하고 세상을 예쁘게 보는 친구들만 만나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