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 한국의 휘트니휴스턴

강준구200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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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한국의 휘트니휴스턴

 

 

 한국의 휘트니 휴스턴,머라이어 캐리를 꼽으라면 누가 있을까. 신효범,정경화,이소라,장혜진,이은미 등 많은 가수들이 떠오르지만 나는 이선희를 꼽는다. 다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시대를 풍미한(또는 풍미하는) 여가수들이지만 개인적인 불행이 겹쳐 떠올라서 일까, 나는 이선희의 노래를 들을때만큼 전율을 느꼈던 적이 별로 없던 것 같다.

 

 초등학교때였나, 'J에게'로 데뷔한 이선희는 노래만 잘하는 선머슴아였다. 작은 체구에서 어찌나 쨍쨍한 목소리를 뽑아내던지, 어린 나도 '저 사람 노래 정말 잘한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

 중학교 때쯤 서태지가 데뷔하면서 이선희,신승훈 등 '정말 고운' 노래를 하는 가수들과 거리가 멀어졌었다.  내가 다시 이선희 얘기를 들은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고, 그의 불운한 가정사가 뉴스로 나오기 시작했을 때였다. 먹고살기 바빴던 나는 "에이 누가 데려가나 했는데 뭐 이런 거지같은 경우가..."라며 뇌까렸던 걸로 기억한다. 그후 이선희는 아름다운 강산 등을 발표하며 평화콘서트 등에 참여했지만, 서태지로부터 변모한 가요계는 그녀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녀는 열린음악회 단골로 출연하며 활동을 펼쳤지만 역부족. 가창력 있는 가수가 설 수 있는 무대는 한국 방송계에 대부분 사라지고 없었다.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온갖 비쥬얼 가수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나섰다. 댄스가수들을 찍어내는 가요 공장업주들은 노래보단 외모,성량보단 몸매를 봤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문제지만 음반을 돈 주고 사는 사람들이 줄었던 것도 문제. MP3의 발달도 한 몫 했겠지만 같은 용돈을 가지고도 꼬박꼬박 신보 앨범 테이프를 샀던 나같은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래도 요즘 학생들이 소비패턴이 변했다고 보는게 맞겠다. 어찌됐던 가요계는 더이상 노래만 잘하는 가수는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 됐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우연히 인터넷을 서핑하다 이선희가 부른 '나 항상 그대를' 동영상을 봤다. 이렇게 고운 목소리를 최근 들어본 적이 없는데, 분초를 다투며 키보드를 두드려야만 하는 작업을 멈추고 내내 넋을 잃은 듯 봤다. 여전히 소녀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는, 너무나 풍부하고 너무나 매력적인 목소리로 나를 달랬다. 잠시 눈물이 고일 뻔 했는데, 아마 추억때문일까, 아니면 아쉬움 때문일까. 철이 들어간다고, 그래서 잊고 있었던 많은 것들이 떠올랐다. 가수라는 직업이 가지는 매력은 바로 이런게 아닐까. 불현듯 어느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 그게 불편한 감정이든,소중한 추억의 한켠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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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경향신문의 인터넷 기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