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선 하나의 종이가 새로운 길을 내고 꺾이어 반대편에 서면 입체가 되고 무늬가 되고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양지의 맞은편 그래도 뗄 수 없는 연에 치를 떨었다 가로 세로 사선, 오직 직선으로만 접힌다 긴 포물선도 곡선도 없이 멈춘 자리마다 모서리 하나씩 남겨둔 채 떠나왔던 그 가살스런 보금자리들, 손금이 닳도록 무엇을 접고 펴 보였던가 금 간 자리들만 선명하다 두둑하던 살점도 지고 시푸른 힘줄만 파충류처럼 기어가는 손등은 흔들리지 않아야 할 직선 긋기가 자꾸만 샛길로 접히고 애써 맞춰보면 꼭지점, 그 슬픈 아귀는 서럽도록 빗나가 있다
종이접기
김광선
하나의 종이가 새로운 길을 내고
꺾이어 반대편에 서면
입체가 되고 무늬가 되고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양지의 맞은편
그래도 뗄 수 없는 연에 치를 떨었다
가로 세로 사선, 오직 직선으로만 접힌다
긴 포물선도 곡선도 없이
멈춘 자리마다
모서리 하나씩 남겨둔 채 떠나왔던
그 가살스런 보금자리들, 손금이 닳도록
무엇을 접고 펴 보였던가
금 간 자리들만 선명하다
두둑하던 살점도 지고
시푸른 힘줄만
파충류처럼 기어가는 손등은
흔들리지 않아야 할 직선 긋기가
자꾸만 샛길로 접히고
애써 맞춰보면 꼭지점, 그 슬픈 아귀는
서럽도록 빗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