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8-14-09-2000-Barcelona

강지선200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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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갑자기 한대 얻어 맞은 기분으로 그 빡빡이를 다시 뜯어본다. 앗! 3년전 서울건축에서 내 짝꿍이었던 그 착한 신입사원 이런곳에서 한국 사람을 만난 것도 반가울 일인데 옆자리에서 친하게 지내던 후배를 만나다니.... 반갑게 그동안의 안부를 전하고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를 서로 물어보았다. 서울 건축에 조금더 있었던 그 친구는 일년전 서울건축을 그만두고 영국 어학연수길에 올랐다가 과정을 마치고 돌아가던중 스페인에 들렀다고 한다. 난 아직 가우디 박물관을 다 못봤고 그친구는 주거 박물관을 더 봐야했기에 1층에서 다시 보기로 시간 약속을 하고 기이한 자연의 형상을 하고있는 굴뚝이 있는 옥상 공간으로 나갔다 볼수록 가우디는 신기한 인물이다. 자연을 보고 추상해내는 능력이 그것도 건축물에 적용해내는 능력이 상상을 초월하다 못해 신기에 가깝다. 1층 카페에서 찬식군과 그동안 입에서 군내가 날 것 같던 한(?)을 풀기라도 하는 듯 한국말로 열심히 수다를 떨며 그동안 잊고 지내던 서울건축의 추억과 찬식군 때문에 보게되었던 이홍렬쇼를 떠올려보았다 찬식군은 나때문에 무라까미 하루끼를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잊고 살던 사람들에게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야릇한 느낌.... 마침 스페인의 진정한 밤(?)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혼자서는 자신없던 나는 함께 저녁을 먹고 재즈와 댄스를 즐길 수 있는 유명한 바에 가보자고 제안했다 흥쾌한 OK 시간 약속을 하고 나는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해! '92 바르셀로나 올림픽 황영조와 몬주익의 영광 그 몬주익 언덕 근처에는 유명한 건축가 Mies의 근대건축의 걸작중 하나인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 있다 애매한 위치라더니 그 단아하고 간결한 건축언어의 극치인 건물이 서커스단 막사 옆의 끔찍한 말 울음 소음에 휩싸여 건축을 조용히 감상하고 싶은 감정을 싸악 앗아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C 초에 지어진 이 건물은 여전한 자태로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일반인의 관심을 끌지 못하기에 더욱 조용히 있다 단지 건축에 관심있는 두 세 사람만이 천천히 감상을 하고 있을 뿐 Mies를 신봉했던 김종성씨를 포함한 많은 건축가들이 매혹될만도한 절제된 건축의 미를 보았다. 황영조가 조금의 헐떡임도 없이 올랐던 몬주익 언덕의 주경기장을 난 걸어갈 자신이 없어 버스를 타고 호안 미로의 미술관을 찾았다 미로의 절친한 친구에 의해 설계되었다는 공간은 미로의 환상적이고 순수한 미술의 세계를 반영하기에 부족함이 없이 조용히 서있었다. 미로의 미술은 어떻게 보면 어린아이의 낙서 같기도 하고 꿈 속의 세계인 듯 몽환적이기도 하나 그의 매니아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독창적이다. 나 또한 내 신혼집의 한 벽면을 그의 포스터로 장식하고픈 작은 바램이 있었기에 내가 좋아하는 그림의 포스터를 사보려 했으나 모두 절판이라는 표시를 붙이고 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약속시간에 쫓겨서 제대로 다 보지도 못하고 약속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다른 더 좋은 음식점을 발견할 자신이 없어 어제 갔던 그 빠에야 집을 다시 가기로 한다 얼마만에 먹어보는 혼자만의 식탁이 아닌 저녁인지 그래서 더욱 맛있고 흥겨운 저녁 서로의 지낸 이야기를 꺼내놓다가 급기야는 새로이 가슴속에 피어오른 서로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서로 잘되기를 빌어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제대로된 스페인의 밤을 보게해줄 재즈 바를 찾았으나 10:30에야 문을 연다고 하기에 그동안 혼자서 못해본 것을 다 해보기로 한다 밤바다까지 그 위험하다는 람브라스 거리를 걸어서 가보는 일 뜨거운 햇살아래서는 느낄 수 없는 어둠속의 바다는 늘 하고싶은 이야기가 더 많다고 느껴진다 그 바닷가에 사랑하는 이와 서있으면 좋았으리라만 착하고 이쁜 후배와 함께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시간 맞춰 바에 가니 우리가 제일 첫 손님이다. 입장료는 일인당 20000여원으로 조금 비쌌지만 음료수가 포함된 가격으로 세계 각국에서 온 수준급의 언더 뮤지션의 재즈를 들을 수 있는 곳 오늘의 주인공은 덴마크에서 온 5인조 밴드이다 리더는 금발의 나이가 제일 많았으나 귀염성이 많고 말도 잘했고 컨츄리 꼬꼬의 탁재훈을 닮은 섹스폰을 부는 친구가 연주를 하면 모두들 열광을 했다 계속되는 연주 처음엔 정말 좋았는데, 3시간이 가까이 될 때까지 끝날줄을 모른다. 굉장한 체력이다 민박에 묵고있어 남이 문을 따주어야하는 찬식군 때문에 겨우 시작된 디스코 타임은 아쉬운 마음으로 뒤로하고 바를 나와야 했다 얼큰하게 취한 우린 팔짱을 끼고 낯선 거리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로운 기분 그데로의 발언들을 서슴없이 하며 자유 그 자체의 걸음을 걸었다. 정말 유쾌하고 행복했던 그 밤에 나의 숙소 앞에서 우리는 스페인 식의 인사로 서로의 가슴과 가슴, 뺨과 뺨을 맞대고 아쉬운 이별을 하였다. 서울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남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