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와 원산지 규정, 얀 포워드, 섬유 의류사업

이칠화200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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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와 원산지 규정, 얀 포워드, 섬유 의류사업

중국에서 수입한 실로 한국에서 짠 천을 재단해 베트남에서 수입한 재봉실로 꿰매고 일본산 지퍼와 인도산 단추를 단 옷은 국적이 어디일까 ? 이 옷이 한국에서 완성되어 “메이드 인 코리아”라 표시될 테니 당연히 한국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 그러나 무역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 원산지 규정 (rules of origin) 이라는 복잡한 규정 때문인데 한미 FTA 협상에서도 상품의 원산지 , 즉 국적을 판정하는 기준이 쟁점중의 하나다 .

한미FTA와 원산지 규정, 얀 포워드, 섬유 의류사업

역내 부가가치 산정방식 이견
원산지 규정과 관련 , 한미 양측은 그 동안 네 차례의 협상을 통해 원산지 분과에서 통합협정문을 작성하고 일부 조항에 대해 합의를 도출했다 . 그러나 역내부가가치의 계산 및 물품의 원산지를 판정하는 기준을 정하는 방식에서 여전히 한미간 이견이 존재한다 .

섬유·의류의 경우 , 한국은 미국측에 5 년 내에 관세를 모두 철폐할 것은 물론 , 원사 및 원·부자재를 수입하더라도 재단과 봉제 같은 제품생산의 주요 공정이 한국에서 이루어지면 제품의 원산지를 한국으로 하는 “단일 실질 변형 기준”을 도입하고 , 이 기준에 맞는 제품은 대미 수출시 무관세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


한국은 그 동안 설비 감축으로 천연 및 화섬 섬유의 원사가 부족하고 생산 단가가 높아 중국 등의 제 3 국으로부터 원부자재의 조달 ( 아웃소싱 ) 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

한국은 얀 포워드 방식 도입 반대
그러나 미국은 원사 (yarn) 생산부터 섬유와 의류의 최종제품에 이르는 전과정이 국내에서 이루어져야 무관세 혜택을 주는 “얀 포워드 (yarn forward) ”라는 엄격한 방식을 요구한다 . 이는 원사를 제 3 국에서 수입하게 되면 , FTA 체결로 얻어지는 무관세 교역의 혜택이 체결 당사국 뿐 아니라 비 체결국인 원사 수출국에까지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얀 포워드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 미국은 한국의 원사공급이 부족하면 관세 철폐된 가격으로 미국 원사를 수입해 사용하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

이 규정은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와 체결한 NAFTA 에도 포함되었다 . 멕시코도 수입 원사를 사용한 제품은 미국에 수출은 할 수 있지만 무관세 혜택은 받지 못한다 . 예외는 있다 . 해리스 트위드 (Harris Tweed) 라는 손으로 짠 영국산 모직물로 만든 제품은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

한국도 미국이 제시한 얀 포워드 방식이 품목별 기준임을 감안해 국내 생산이 가능한 화섬사 등 일부 품목은 이 방식을 수용하고 , 원사의 수입 비중이 큰 견·면·재생 섬유사 등은 이 규정의 완화를 요구하는 등 협상에서 융통성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 아울러 원사 생산업체는 얀 포워드 방식을 환영하고 섬유제품 업체는 반대하는 등 한국 내에서도 업체별로 이해가 달라 의견 조율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한미FTA와 원산지 규정, 얀 포워드, 섬유 의류사업
 

한미FTA와 원산지 규정, 얀 포워드, 섬유 의류사업

역내부가가치 (regional value contents) 기준이란 완제품의 전체 가치 중에서 FTA 협정 당사국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일정수준 이상이면 그 나라를 원산지로 인정해 무관세 혜택이나 완화된 관세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 따라서 한국이 미국과 FTA 를 체결하더라도 한국산 제품이 양국이 합의한 원산지 규정을 충족해야 미국 수출시에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역내부가가치 비율 계산 방식은 크게 공제법과 집적법으로 나뉜다 . 전자는 물품가격에서 역외 ( 제 3 국 ) 에서 수입한 재료비를 뺀 것을 다시 전체 물품가격으로 나눈 것 , 즉 ( 물품가격 - 역외산 재료비 / 물품가격 )x100 이다 . 후자는 역내산 재료비를 물품가격으로 나눈 것 , 즉 역내산 재료비 / 물품가격 x100 이다 .

얼핏 보면 두 방법이 별 차이가 없는 듯 하지만 집적법 사용시에는 역내산 재료비를 산정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원가 공개를 피할 수 없어 기업의 영업기밀이 침해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한국측은 이 대신에 공제법을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

반면에 미국측은 두 가지 방법을 모두 허용해 수출업자에게 선택권을 주자고 주장한다 . 그러나 이 경우 , 품목별 원산지 기준을 두 가지 방식에 따라 모두 규정해야 하고 , 각각의 방법에 따라 계산한 부가가치가 다를 경우 그 차이를 어느 정도 인정할 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 .

게다가 공제법과 집적법 모두 역내부가가치 산정시에 물품가격을 사용해야 하는데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도 문제다 . 한국은 공장도 가격을 , 미국은 수출 선적시의 본선인도가격 (FOB) 을 기준가격으로 할 것을 요구한다 .

공장도 가격은 생산공정과 관련되지 않은 운송비 등이 제외되는 반면에 본선인도가격은 생산 이후 선적할 때까지 국내 운송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포함되므로 미국처럼 내륙 운송기간이 긴 경우 실제 생산비용보다 운송비용이 더 높을 수 있다 . 그러나 미국은 기존에 체결한 FTA 및 국내 법령에서 본선인도가격을 기준가격으로 사용하고 있어 변경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

이런 미국이 자동차의 역내부가가치는 반대로 공장도 가격이 아닌 순원가법을 사용해 생산과 관련 없는 마케팅 , 운송비용 등을 부가가치 계산에서 제외하자고 주장한다 . 현재 한국은 공장도 가격을 사용하고 있어 미국이 요구하는 순원가법 도입에 반대한다 . 순원가법 도입으로 인한 추가 비용도 문제지만 기업들의 개별 부품 조달처 , 조달 방법과 가격 등 영업기밀 노출 우려가 있고 반덤핑 조사 등에도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

이처럼 원산지 규정은 각각의 FTA 뿐만 아니라 품목에 따라서도 기준이 다르다 .

과도하게 엄격한 규정은 일종의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 또한 FTA 체결국 수가 늘어남에 따라 원산지 규정도 거미줄처럼 얽혀 복잡해 지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럽연합은 25 개 회원국과 지중해 국가들까지 포함한 42 개국에 동일한 원산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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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지는 해가 아침이면 다시 떠오르듯이 사양길에 들어선 듯 하던 산업도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 급변하는 환경에 잠시 휘청거리다가도 향상된 제품과 서비스로 다시 부상하는 예는 수 없이 많다 .

산업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던 영국의 섬유산업은 1960 년대 이후 신흥공업국에서 생산하는 제품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줄곧 내리막길을 걷다가 결국 고품질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것이 성공 , 화려하게 부활했다 . 그 중에는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 재질의 박스로 포장해 한 켤레에 500 달러 이상에 판매하는 양말도 있다 .

그 동안 한국의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섬유·의류산업도 중국과 인도 등의 개발도상국과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고 선진국의 품질에 치여 고전하고 있다 . 게다가 섬유산업은 아직도 한국의 전체 제조업체 수의 15%, 고용의 11%, 생산액의 5% 를 차지 ,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으로써 구조 고도화를 통한 탈바꿈이 절실한 시점이다 .

이런 와중에 미국과 협상중인 자유무역협정 (free-trade agreement) 이 체결되면 한결 숨통이 트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

중국이 세계시장 24% 점유
특히 , 한국의 섬유 및 의류의 세계 수출은 물론 , 대미국 수출도 감소 추세에 있어 FTA 체결로 미국의 관세가 철폐된다면 이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 미국의 섬유류 평균 관세율은 8.9% 이지만 직물은 11% 대 , 의류제품은 15% 대이고 관세율이 15~32% 에 이르는 품목도 전체의 13% 에 달한다 .

지난해 1 월 1 일을 기해 40 여 년간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의 섬유류 제품에 적용하던 수입 쿼타가 폐지되면서 세계 섬유교역량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 그러나 세계무역기구 (World Trade Organization) 보고서에 의하면 , 6% 증가하는데 그쳤다 . 수출 국별 명암도 엇갈렸다 . 전세계 섬유 및 의류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연합은 쿼타폐지로 중국산 섬유와 의류의 수입 급증을 우려 , 중국산 수입에 ( 미국은 2008 년 말 , EU 는 내년 말까지 ) 한시적으로 새로운 쿼터를 적용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국의 섬유 및 의류의 총수출은 43% 증가 , 세계 시장의 24% 를 차지했다 .

대미무역수지 감소 의존도는 증가
반면에 한국의 섬유·의류 수출은 24% 감소했고 대미수출도 17% 줄었다 .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의하면 , 다행히 섬유 및 의류는 한국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아직 흑자를 기록하는 대표적인 산업이지만 흑자 폭이 2001 년 31 억 달러에서 지난해 21 억 달러로 지난 수년간 계속 줄고 있다 . 문제는 대미 무역수지가 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섬유·의류의 대세계 무역수지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 년 27% 에서 지난해 29% 로 증가 , 미국 의존도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

한미 FTA 는 가뭄에 단비 역할
무역협회가 분석한 한미 FTA 가 섬유산업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종합하면 크게 네 가지다 .

첫째, 미국 구매자들이 수입선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됨은 물론 , 한국 생산업체와의 전략적 협력관계가 강화될 것이다 .
둘째, 미국 수출시 무관세 혜택을 얻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대상으로 주변 국가들의 국내 투자가 활성화 될 것이다 .
셋째, 수출 확대와 외국인 투자 유치는 그 동안 지속된 국내 섬유산업의 고용감소 현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
넷째,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취약한 산업용 섬유생산 기술을 미국으로부터 이전 받아 섬유산업의 고도화를 가속화 시킬 것으로 무역협회는 전망한다 .

이런 전망이 그저 희망사항이 아님은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발효 후 멕시코와 캐나다가 섬유·의류 산업의 선진화를 통해 대미 수출이 급증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 멕시코는 생산 기반이 확장되어 지난 12 년 사이 대미 섬유 수출이 1993 년 24 억 달러에서 2005 년 33 억 달러로 4.5 배 증가했고 , 캐나다도 NAFTA 체결 후 미국과의 기술 협력과 투자 유치를 통해 섬유산업의 구조를 업그레이드 했고 대미 수출도 2005 년 33 억 달러를 기록, 1993 년에 비해 2.6 배 증가했다.

한국 정부도 한미 FTA 체결로 주어질 기회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섬유산업고도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 예를 들면 , 산업용 섬유 등 미래 유망산업으로의 전환이나 새로운 설비 구축등을 지원하기 위해 섬유 펀드를 조성하고 , 자체브랜드 및 디자인 개발과 소재 기술 개발을 전략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

이와 함께 미국과의 향후 남은 협상을 잘 마무리 해 FTA 를 체결하는 일이 남아 있다 . 섬유·의류 분과에서 협상타결을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을 하나씩 제거할 시점이다 .

한미FTA와 원산지 규정, 얀 포워드, 섬유 의류사업
  한미FTA와 원산지 규정, 얀 포워드, 섬유 의류사업

한미 FTA 섬유 분과 협상에서 원산지 규정을 놓고 양측이 대립하는 가운데 미국측이 요구하는 얀 포워드 방식에 대해 한국 내에서도 업계에 따라 견해차가 있다 .

얀포워드 방식이 한국에 해로운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

김형상 국일 방적 사장 겸 대한방직협회 회장은 한국측 요구대로 얀 포워드 방식이 완화되더라도 실익이 적을 것으로 전망한다 . 그는 세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

첫째 , 한국산 원사 공급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수입 원사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예를 들면 , 면사와 화섬 원사는 현재 70% 를 수출하는데 한미 FTA 체결로 면제품 수출이 늘어도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 .

한미FTA와 원산지 규정, 얀 포워드, 섬유 의류사업

둘째 , 국산 원사 사용으로 인한 원가 상승 부담은 1.5% 내외로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 한미 FTA 로 미국의 섬유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시 , 국산 원사를 사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우수한 품질을 감안하면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한다 .

셋째 , 얀포워드 원산지 기준을 수용하지 않으면 저가 외국산 원사 수입만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한미 FTA 로 인한 혜택은 이들 역외국가들에게 돌아가고 현재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원사 산업은 더욱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 원사 산업은 섬유의 기초가 되는 소재산업으로서 섬유제품 고급화에 큰 몫을 차지함을 고려해야 한다 .

따라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국측이 원산지 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것보다 차라리 미국이 FTA 를 체결한 중남미 국가들에 한국의 봉제산업이 대규모로 진출한 것을 감안해 , 이들이 한국산 원·부자재를 수입해 만든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형상 회장의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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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상영된 영화 다빈치 코드를 관람한 사람 중에는 남자 주인공이 신었던 운동화에 나이키 상표가 붙은 것을 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 그런데 바로 그 운동화가 영국에서 수입한 해리스 트위드 (Harris Tweed) 직물로 만든 브랜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

해리스 트위드는 원래 스코트랜드산 수제품 모직물로서 천이 약간 울퉁불퉁한 것이 특징이다 .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 제작사인 나이키가 2 년전 9,500 미터의 해리스 트위드를 수입하기로 했을 때 영국 언론들은 요크셔 지방을 중심으로 한 영국 섬유산업의 부활을 알리는 기사를 실었다 .

그도 그럴 것이 그 동안 영국의 섬유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에서 뒤져 고전을 면치 못했다 . 이탈리아의 섬유 업계가 디자인과 품질 향상에 과감히 투자하면서 변신에 성공했던 것과는 달리 , 영국 섬유 업계는 개발도상국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 겨우 명맥을 유지했던 것이 사실이다 . 그러나 1980 년대에 전략을 수정 , 고품질 고가품 생산에 집중한 것이 적중해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그 중심에 해리스 트위드가 있었다 . 이 수제품 양모로 만드는 의류는 재단과 재봉 등 ( 디자인을 제외한 ) 전 과정을 전통적 기법을 전수 받은 영국인들이 직접 손으로 만든다 .

손재주 뛰어난 한국인들도 우리만이 만들 수 있는 상품으로 세계 섬유·의류 시장을 석권할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