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헤니

김진석200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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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헤니 "웃음소리 솔직한 여자가 좋아"
‘Mr. 로빈 꼬시기’ 로 첫 스크린 등장 다니엘 헤니
누구나 선악 두 측면 가져 내 착한 모습
굳이 수치로 말하자면 75%? 글=어수웅기자 jan10@chosun.com
사진=오종찬 객원기자 ojc1979@chosun.com
입력 : 2006.11.22 00:19 49' / 수정 : 2006.11.22 03:23 26'
다니엘 헤니 ▲ 다니엘 헤니/배우 중학생처럼 머리를 짧게 올려붙이고 수트 대신 편안한 청바지 차림인데도, 몸에 밴 미소와 부드러운 말투는 비현실적일 만큼 매혹적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과 ‘봄의 왈츠’ 단 두 편의 드라마로 대한민국의 여성에게 환상을 심어준 사내. 다니엘 헤니(28)가 로맨틱 코미디 ‘Mr.로빈 꼬시기’(12월 7일 개봉)로 처음 스크린에 도전한다.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 아름다운 동양인의 입술에서 “이제 잘·해·요. 문·제·없·어·요”라는 한국어 문장이 스타카토로 연주된다. 간단한 인사말도 버거워했던 데뷔 초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지만, 첫 문장 이후 대부분의 답변은 영어로 이뤄졌다. 불편한 질문에는 자주 턱을 괴고 먼산을 쳐다보면서도, 그는 끝까지 특유의 달콤함과 다정함을 잃지 않았다.

―여성들의 판타지를 너무 이용하는 것 아닌가. 이번 영화에서는 하버드 출신의 외국인회사 CEO라면서.

“오해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든 생각은 ‘이런 못된 놈(Such an ass)’이 있나, 하는 거였다. 너무 차갑고 고집 센 캐릭터였으니까. 뒤에 인간미가 좀 덧붙여지기는 했지만, 이전의 착한 캐릭터와는 다르다.”

―팬이 환호하는 당신의 매력은 특별한 미소로 대표되는 부드러움과 달콤함인데.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사람들은 누구나 선악의 두 측면을 가지고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캐릭터 헨리는 분명 내 모습이 맞다. 하지만 내 착한 모습만 보여준 것이다. 구태여 수치로 표현하자면 75% 정도 될까.”

―나머지 25%의 다니엘은 어떤 남자였나.

“(턱을 괴고) 대학에서 농구할 때, 나는 탐욕적인 농구선수였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스테로이드 같은 걸 먹은 건 아니었지만, 단백질을 먹고 근육을 키웠고 몸집을 불리려고 220파운드(약 100㎏)까지 살을 찌웠다. 아, 고등학교 다닐 때는 괜히 학교 스쿨버스에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농구부 주장이었는데 벌을 받아 7게임 출장정지를 먹었다. 불만과 욕심이 가득 찬 시절이었다.”

미국 미시건에서 태어난 소년의 소망은 NBA 농구선수였다. UIC(일리노이대 시카고 캠퍼스)에 스카우트될 만큼 인정 받은 재능. 하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던 재능은 스스로의 기대수준(그는 ‘Top level’이란 표현을 썼다)에는 미치지 못했고, 마침 팀 내 유일한 동양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코치와 불화하면서 행로를 바꿨다. 이후 모델 활동과 뉴욕의 연기 수업, 그리고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의 데뷔는 알려진 바다.

다니엘 헤니
―불편한 질문. UIC의 미국인 코치는 인종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당신이 백인 혼혈 혈통이란 점이 한국에서 유리하게 작용한 건 아닐까.

“(더 오래 턱을 괸 뒤) 우선 하나. ‘김삼순’으로 캐스팅되었을 때 나는 내 혈통이 장점으로 작용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웃음). 한국에서도 ‘편견’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오히려 유명해진 이후다. 혼혈에도 계급(Class)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은 미국처럼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이 횡행하는 곳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예전 세대보다 지금 세대가 더 개방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 안에서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나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불편한 질문 하나 더. 한국에서의 활동은 할리우드 등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발판이냐고 묻는다면 실례인가.

“발판이라니. 내가 할리우드에서 활동할 때 유일한 장점은, 미국의 우리 부모님이 영화보시기에 좀 편하다는 정도일까. 할리우드냐 한국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시나리오와 어떤 프로젝트냐가 내게는 가장 중요하다. 지금 이 일은 발판이 아니라, 나의 삶이다.”

―분위기를 바꿔서. ‘Mr. 로빈’이 아니라 다니엘 헤니를 꼬시기 위해 가져야 하는 여자들의 덕목은.

“무엇보다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가식 없는 웃음소리다. 외모와 몸매는 나이가 들면 바뀌지만, 아흔 살이 되고 비록 휠체어에 앉게 되더라도 웃음만은 바뀌지 않는다.”

―멋진 말이긴 한데, 뭐랄까, 미리 마련해둔 답변 같은 느낌.

“(얼굴을 붉히며) 물론 처음 만났을 때 인상과 느낌을 아예 무시할 순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