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로 읽은 아멜리에 노통의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
그녀의 문단 데뷔작라는데 그 후에 내놓은 소설들
(고작 이 데뷔작 말고는 두권 더 읽었지만)보다 훨씬 훌륭했다.
+ 로베르 인명사전의 여주인공 이름이 뭐였더라.
이번 소설 주인공인 '프레텍스타 나슈'랑 비슷했던거 같은데.
→ 찾아보니 '플렉트뤼드'.
p. 43
단것만 마시기 때문에 디저트 생각이 별로 안 난다오. 게다가 주전부리로 캐러멜을 먹기도 하는걸. 젊었을 적엔 스코틀랜드산 캐러멜을 좋아했고. 돌처럼 단단한 캐러멜이지. 애석하게도 나이가 들면서는 말랑말랑한 캐러멜만 찾게 되더구먼, 그것도 맛나긴 하지. 토피(캐러멜 타입의 영국산 사탕)를 씹다가 턱이 무지근하게 마비될 때쯤이면 그 무엇과도 견줄 수없을 만틈 관능적인 느낌이 든다오…… 이 말은 적어놓으시오. 내가 생각해도 참 멋진 말이오.
p. 83
여자들은 별나게 사악한 희생자들이오. 그 누구보다도 그네들 자신에 의해, 그러니까 다른 여자들에 의해 희생되기 때문이지. 인간 감정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싶거들랑 여자들이 다른 여자들에 대해 품고 있는 감정에 대해 관찰해보시오. 그 지독한 위선과 질투와 악의와 비열함에 몸서리를 치게 될 거요. 여자들 둘이서 건강하게 주먹질을 해대며 싸우거나 억세게 욕지거리를 퍼부어대는 걸 본 적은 없을 거요. 여자들의 주무기는 비겁함이오. 야비한 말을 쏘아대는데 그게 턱에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리는 것보다 훨씬 나쁘지.
p. 230
내가 당신한테 가르쳐주고 싶었던 건 말이오, 레오폴딘을 목조르면서 내가 그애를 진정한 죽음으로부터, 즉 망각으로부터 구해주었다는 것요. 당신은 나를 살인자로 생각하지만 사실 난 아무도 죽인 적 없는 지구상에 몇 안 되는 인간들 중 하나라오. 당신 주변을, 그리고 당신 자신을 바라보시오. 이 세상은 살인자들로 득실대고 있소. 즉 누군가를 사랑한다 해놓고 그 사람을 쉽사리 잊어버리는 사람들 말이오. 누군가를 잊어버린다는 것, 그게 뭘 의미하는지 생각해본 적 있소? 망각은 대양이라오. 그 위엔 배가 한 척 떠다니는데, 그게 바로 기억이란 거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기억의 배는 초라한 돛단배에 지나지 않는다오. 조금만 잘못해도 금세 물이 스며드는 그런 돛단배 말이오. 그 배의 선장은 양심 없는 자로, 생각하는 거라곤 어떻게 하면 항해 비용을 절감할까 하는 것뿐이오. 그게 무슨 말인지 아시오? 날마다 승무워들 중 쓸모 없다고 판단되는 이들을 골라내어 처단하는 거요. 어떤 이들이 쓸모 없다고 판단되는지 아시오? 잡놈이나 게으름뱅이나 바보천치일 것 같소? 천만에. 바다로 내던져지는 이들은 선장에게 이미 봉사한 적이 있는 이들이라오…… 한 번 써먹었으니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거지. 단물 다 빨린 것들한테 더 이상 뭘 바랄 수 있겠어? 자, 사정없이 쓸어내버리자고, 여엉차! 그들은 난간 위로 내던져지고, 바다는 무자비하게 그들을 삼켜버린다오. 그렇소, 기자 양반, 그런 식으로 날마다 수없이 많은 살인이 저질러지고 있다오. 처벌로 받지 않는 살인이지. 난 단 한 번도 그런 무시무시한 살인행위를 모의한 적이 없소. 그런데 그렇게 결백한 나를, 당신은 세상 사람들이 정의라 부르는 것으로 단죄하려 하는구려.
p. 244
니나, 재미로 그러는 게 아니오. 사랑은 재미 삼아 하는 게 아니오, 오직 사랑하기 위해 하는 것이지.
살인자의 건강법 by 아멜리에 노통
p. 43
단것만 마시기 때문에 디저트 생각이 별로 안 난다오. 게다가 주전부리로 캐러멜을 먹기도 하는걸. 젊었을 적엔 스코틀랜드산 캐러멜을 좋아했고. 돌처럼 단단한 캐러멜이지. 애석하게도 나이가 들면서는 말랑말랑한 캐러멜만 찾게 되더구먼, 그것도 맛나긴 하지. 토피(캐러멜 타입의 영국산 사탕)를 씹다가 턱이 무지근하게 마비될 때쯤이면 그 무엇과도 견줄 수없을 만틈 관능적인 느낌이 든다오…… 이 말은 적어놓으시오. 내가 생각해도 참 멋진 말이오.
p. 83
여자들은 별나게 사악한 희생자들이오. 그 누구보다도 그네들 자신에 의해, 그러니까 다른 여자들에 의해 희생되기 때문이지. 인간 감정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싶거들랑 여자들이 다른 여자들에 대해 품고 있는 감정에 대해 관찰해보시오. 그 지독한 위선과 질투와 악의와 비열함에 몸서리를 치게 될 거요. 여자들 둘이서 건강하게 주먹질을 해대며 싸우거나 억세게 욕지거리를 퍼부어대는 걸 본 적은 없을 거요. 여자들의 주무기는 비겁함이오. 야비한 말을 쏘아대는데 그게 턱에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리는 것보다 훨씬 나쁘지.
p. 230
내가 당신한테 가르쳐주고 싶었던 건 말이오, 레오폴딘을 목조르면서 내가 그애를 진정한 죽음으로부터, 즉 망각으로부터 구해주었다는 것요. 당신은 나를 살인자로 생각하지만 사실 난 아무도 죽인 적 없는 지구상에 몇 안 되는 인간들 중 하나라오. 당신 주변을, 그리고 당신 자신을 바라보시오. 이 세상은 살인자들로 득실대고 있소. 즉 누군가를 사랑한다 해놓고 그 사람을 쉽사리 잊어버리는 사람들 말이오. 누군가를 잊어버린다는 것, 그게 뭘 의미하는지 생각해본 적 있소? 망각은 대양이라오. 그 위엔 배가 한 척 떠다니는데, 그게 바로 기억이란 거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기억의 배는 초라한 돛단배에 지나지 않는다오. 조금만 잘못해도 금세 물이 스며드는 그런 돛단배 말이오. 그 배의 선장은 양심 없는 자로, 생각하는 거라곤 어떻게 하면 항해 비용을 절감할까 하는 것뿐이오. 그게 무슨 말인지 아시오? 날마다 승무워들 중 쓸모 없다고 판단되는 이들을 골라내어 처단하는 거요. 어떤 이들이 쓸모 없다고 판단되는지 아시오? 잡놈이나 게으름뱅이나 바보천치일 것 같소? 천만에. 바다로 내던져지는 이들은 선장에게 이미 봉사한 적이 있는 이들이라오…… 한 번 써먹었으니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거지. 단물 다 빨린 것들한테 더 이상 뭘 바랄 수 있겠어? 자, 사정없이 쓸어내버리자고, 여엉차! 그들은 난간 위로 내던져지고, 바다는 무자비하게 그들을 삼켜버린다오. 그렇소, 기자 양반, 그런 식으로 날마다 수없이 많은 살인이 저질러지고 있다오. 처벌로 받지 않는 살인이지. 난 단 한 번도 그런 무시무시한 살인행위를 모의한 적이 없소. 그런데 그렇게 결백한 나를, 당신은 세상 사람들이 정의라 부르는 것으로 단죄하려 하는구려.
p. 244
니나, 재미로 그러는 게 아니오. 사랑은 재미 삼아 하는 게 아니오, 오직 사랑하기 위해 하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