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인류학 수업을 들으면서

이은정2006.11.28
조회17

사실 나는 고등학생때 대학을 꼭 가야하는 당위성에 대해 잘 느끼지 못했다.

재수를 하면서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결국 자의 반, 타의 반 끌려가다시피 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이란 곳에 발을 들여 놓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 하나가

중.고등학생 시절 배우고 싶었으나 배울 수 없었던 수업을 들을 때이다.

 

지금 듣고 있는 수업 중의 하나가

"영상+인류학"에 관한 수업이다.

과목의 명칭은 "영화로 읽는 세계사"

제목은 거창하지만 실상은 우리 주변의 영상물들을 접하면서 '사람'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리 어려울 것은 없었다.

 

그러나

교수님의 관심사가 '소수자'에 대한 것이어서 그런지

그와 관련된 주제들이 자주 나온다.

심지어

오늘은 대놓고 "영상물과 소수자"에 관한 토론을 시키셨다.

 

....소수자..

과연 우리가 소수자라고 범주화 시키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적은 '숫자'의 사람이 아닌, '권력'을 갖지 못한 자들이다.

장애인, 고아, 소년 소녀 가장, 외국인 노동자, 소수민족.....소수민족............소수민족..

 

오늘 토론을 하면서

문득

중국에서의 7박8일이 생각났다.

 

나를 제외하고 3명밖에 안되는 조원이지만,

나는 그들에게 올해 여름의 기억을 말했다.

아니,

기억이 아니라 추억을 이야기 했다.

떨리는 가슴을 억누르고 진정시키며 이 사람들에게 내 추억을 전해야만 했다.

 

순간

열심히 말하던 조원들이 숙연해졌다.

영상이 만들어낸 '조선족', '고려인', '재일동포'......

우리 민족의 오해.

그리고 그 오해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또 다른 가십거리들.

 

사실 나는 수업을 그리 열심히 듣는 편은 아니나

오늘은 교수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저는 소수자들에 관한 영상을 볼 때마다. 스크린을 통해 보고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낌니다. 그 안도감은 스크린이 내 앞을 가로 막고 있기에 가능한거죠. 그들을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만날 때는 별 생각을 다합니다. 나는 관객이니까요. 이들이 힘들게 사는 구나. 이들에게 따뜻하게 해줘야하겠다. 등등. 그런데 말입니다. 정작 스크린이 걷혔다고 생각해보세요. 여러분들은 분명 불안합니다. 무언가 나와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만약 내 일상에서 마주친다면 저는 어찌할바를 모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