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9시 50분 암사방면 지하철 6-2에 타고있던 남자분께 고함.

김혜연2006.11.28
조회128,482

 

 

자네가 이 글을 볼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일단 볼 거라 믿고 이 글을 쓰네만,

 

그래, 오늘 아침 9시 50분 가량

난 남한산성입구 역 암사방면 6-2번 입구 앞에서 서있었다네.

잠실에서 2호선을 갈아타려면 6-4에서 타야 가장 가까웠지만

그덕에 워낙 붐비는 터라 앉을 자리가 없어 조금 앞에서 탔지.

운이 좋았던지, 거의 바로 도착한 전철 문이 열리기 전에 힐끔 본 안에는

얼마안되는 빈 자리가 날 심히 유혹하고 있었지.

그중 한 자리가 바로 자네 옆자리었고..

냉큼 올라타 또 냉큼 앉아버렸지.

 

옅은 회색 체크무늬 트랜치 코트에 썩 잘어울리는 머리스타일.

거기에 색감 참 좋은 진회색 바지까지..

비록 얼굴은 안보였지만 심플한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

 

 

 

 

 

 

 

 

 

 

 

 

그 자리에 앉았던건 아닐세 -_-

들어간 입구 바로 옆자리가 비어있는데 냉큼 앉지 않을 사람이 어디잇는가?

 

 

비록 자네가 신문삼매경에 빠져 얼굴을 비춰주지 않았지만서도,

자네의 첫인상은 참으로 좋고도 깔끔하였네.

그리고 난 별 생각없이 잠을 청햇지.....만

 

 

 

하지만 자네.

아무리 내가 엉덩이를 덮는 심하게 풍성한 오리털파카를 껴입은 덕도 있고,

원래 사이즈가 풍만하여 자리에 앉은거 자체가 옆사람에게 압박을 주는 사람이었기로서니,

어찌하여 그리도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다리를 그리 훵하니 벌려댈수가 있는겐가?

 

미친듯이 벌려대는 자네 다리의 압박에 급짜증이 났지만서도,

난 참았네.

어찌하여 얻은 빈자리인데 내가 그것을 포기해서야 되겠나...

그래도 너무 심한거 아니었나?

허벅지 사이 공간에 주먹이 3개는 너끈히 들어갈 공간이 남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리를 쪼그리다 못해 베베 꼬아야 할정도로 밀렸던 나는 생각지도 못했나?

남자의 신체 구조상 다리 오므리고 앉는게 힘들다는건 나도 잘 알고 있네.

하지만 자네의 [신체구조상 오므리지 못하게 가로 막는 그 부위]가

가로직경 10센치이상이 되지 않고서야 어찌 다리를 그리 심하게 벌려댈수 있는가.

아니며 자네 진정.. 가로직경 10센치이던가..?

-_- 그거야 내 알바 아니지.

직경이 10센치건 5센치건 다리를 벌리는것까지는 내 이해함세.

하지만 지하철 안에서 스트레칭하는것도 아니고 그것이 무슨 경우인가~!

 

 

난 여태까지 머리벗겨지고 회색양말을 무릎까지 끌어올려신는 아저씨분들만

그런줄 알았지만 오늘 세삼스레 아니라는 걸 느꼈네.

잠실역에 즈음 도착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내릴 준비를 하는 자네를 붇잡고

니킥이나 로우킥정도를 날리고 싶었지만

문이 열리자마자 미친듯이 뛰어나가는 자네를 내 구두 덕택에 뛰지도 못하고

보내야했네.

이 글을 자네가 보게 되면..

그것이 본인인가 생각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지하철에서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은 지켜주길 바라네..

다리를 오므려 달라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하철 내 스트레칭은 삼가해야하지 않겟는가, 안그런가 자네?

물론 나도 다리 벌리고 앉아봐서 그것이 얼마나 편한지는 잘 알고 있네.

사회적 관점 때문에 다리를 억지로 오므리고 있어야 하는 여자로서 더더욱 잘 알고 있네

하지만 그리 밀어대지는 말았어야지~

 

 

 

 

 

 

 

 

혹여, 나한테 첫눈에 반해서 들이 댄겐가 자네? *-_-*

 

 

 

 

 

오늘 아침 9시 50분 암사방면 지하철 6-2에 타고있던 남자분께 고함.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는 다리 너무 심하게 벌리고 앉지 맙시다..-ㅁ-

 

 

 

 

 

 

 

 

* 방명록 남겨주신 분들중에.. 굉장히 멋진 의견 내주신 분이 계셔서..

 

[그냥 전철 손잡이을 양손에 잡고
체중을 실어 안면에 더블 니킥을
꽂아넣으시지 그러셨어요]


 

연마해 보겠습니다...-_-)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