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브라질

박현정2006.11.29
조회49
붉은 브라질


붉은 브라질 읽고나서..

 

여느책과 달리 겉표지가 너무나 강렬하다..

그 이름만큼 또한 강렬한 나라.. Brasil

개척되지 않았던 미지의 험난했던 정글과 식인의 풍습이 있었던 나라. '브라질'이라는 이름은, 붉은 염료를 만들어내는 나무의 이름에서 유래가 되었다 한다.

그래서, 그토록 강렬해 보이는걸까..?

 

프랑스에서는 결코 잊고 싶어했던 부끄러운 과거가 있었다는데.. 바로 이 브라질로의 탐험사였단다.

포루투갈과 신대륙정복에 한창이던 1555년경.. 실화를 바탕으로 브라질땅에 내려오는 전설을 버무린 프랑스작가 뤼팽은 결코 가볍지않은 한권의 책을 써 2001년에 ‘콩쿠르상’을 받는 영광을 차지했다.

 

브르타뉴 항구에서 세 척의 선박이 브라질을 향한 긴 항해를 준비하고, 원주민과의 통역을 위해 잡아들인 부랑아와 고아들.. 베네치아의 스파이, 형 집행을 대신해 승선한 자, 종교박해를 피해 도망치는 자, 그리고 이 소설에서 전설의 모티브가 될 불행한 남매 쥐스트와 콜롱브, 그리고 이들을 이끄는 남국의 프랑스 전설을 꿈꾸는 발가뇽 부제독..

 

"조금하게 생각하지 마시오!" 흥분한 빌가뇽이 외쳤다. "내일부터 여러분은 새로운 땅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오. 여러분이 그 땅에 세우게 될 요새는 앙리 2세 국왕 전하를 찬향하기 위한 첫번째 건축물이 될 것이오."--- 책속에서

 

그 누구도 보이지않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에 있었지만, 어차피 남아서도 남은 생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로 이루어져 항해는 시작되고..

이 거대한 함선은 험난한 여정 끝에 마침내 브라질의 과나바라 만에 도착한다.

프랑스 요새 건설을 목적으로 풍성하고 아름다운 수목은 잘려나가고, 부족간의 전쟁포로로 잡혀온 인디오 노예들은 강제 노역에 시달리며 남국의 건설은 시작된다.

 

멕시코 고원의 인디오들 1490년 약 2,500만명 ----> 1,600년경 약 107만명

안데스 고원의 인디오들 1490년 약 887만명 ----> 1,600년경 약 67만명

 

물론, 숫자 정도야 정확하지 않겠지만, 유럽인의 미개척 도래가 아메리카 인디오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위협이었는지를 충분히 말해준다. 이들 중의 많은 이는 직접적인 학살 또는 학살의 영향으로 죽었고, 또 많은 이는 유럽인들이 가져온 각종 전염병에 의해 죽어갔다고 한다.

 

부제독 빌가뇽으로부터 구체화되는 프랑스 식민주의와 종교분쟁은 이책에서 다루어지는 가장 뚜렷한 주제인 만큼, 흥미롭다는 의미보다 한동안 우리도 식민하에 있었던 한때가 생각이 나 아련하다.

 

우리 세대가 직접 격었던 때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비슷한 감정을 느낄수 있기엔 충분했다.

‘문명’이란 잣대로 내가 사는 풍습에 대해 구속을 받고, 우리의 정신까지 침해받았던 우리의 오래지않은 식민시절.. 다행히도, 브라질처럼 완전 동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할까..?

 

어떤책을 보던 종교분쟁이 대두되지않은 부분이 거의 없다해도 과언은 아닐거다..

과연, 하나님이 진정으로 그것을 원하셨던건지.. ‘식민주의’라는 말로 포장하기 위한 어쩜 그들만의 ‘싸움’이 이 종교분쟁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읽는내내 지겹게도 싫을만큼 펼쳐지는 그들만의 주장들.. 비열한 야욕들을 보며 깊은 한숨을 쉬어야만 했다.

붉은 브라질

하지만, 이소설의 주인공인 유일한 소녀, 콜롱브가 엮어내는 인디오들과의 관계를 보자면, 그들을 결코 미개인이 아닌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대해줬던 부분이다.

인종과 문화, 그들의 미개함을 그 어떤 우월함이나 차별이 아닌 그져 ‘그들자체’로 받아들여, 스스로 그들과 동화되어 생활함으로 자연스러운 관계를 유지하며 수용하는것..

역시 그것만이 그들을 강제착취에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만들어가는 방법일 것이다.

 

해서, 지금 현재 브라질땅에는 원주민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하긴, 그 어느나라도 원주민이 남아있는 곳은 거의 없지만 특히, 남미사람들은 백인혼열이 가장 많다. 지난번에 갔었던 멕시코만봐도, 스페인 사람들로 자연동화되어 400년이상 스페인을 아버지나라라고 부르며 살아간다.

 

하지만, 결코 프랑스도 포루투갈도 그들을 정복하지는 못했던거다.

그 정복자들 스스로도 그들과 동화되어 인디오도 프랑스인도 아닌 브라질리안이 된거다.

 

붉은 브라질

프랑스의 역사에서 브라질의 개척사만큼은 철저하게 은폐되어 왔다는 점에서, 작은부분이라도 이 책을 통해 볼수있어 작가에게 감사함이 느껴진다.

작가 본인 스스로 이것으로나마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각성을 염두에 두고 집필했다는 점과, 그가 추구하는 인종을 넘어선 평화적 구호활동, 자유와 사랑의 메시지와 인류애가 느껴지는 그의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인디오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그들에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걸 인정해야 할거야... 우린 적을 괴멸시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인디오들은 적과 섞이려 하지.. 인디오들을 바꾸고 싶으면, 그들이 우리를 바꾸는 것도 받아들여야 해"-- 책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