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수원외국어고 인기

김진석200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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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in경기·문화] 웰빙 시설에 학비는 사립고 절반 정규 수업후엔 대학식 맞춤교육
외국大 진학 목표 ‘국제반’ 운영
지난해 미달…올해는 10대1 넘어
2006년 개교 당시만 해도 입시경쟁률이 1 대 1에도 못 미치던 수원외국어고등학교. 이 학교가 올해 2007학년 신입생을 모집하자 전국에서 수천명이 몰려들었다. 이 학교가 기록한 일반전형 경쟁률은 10.1 대 1. 전국 최고였다. 개교한 지 딱 1년 된 ‘신생 공립외고’가 전통 있는 사립외고보다 더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결을 알기 위해 수원외고를 방문했다.

◆대학 부럽지 않은 학교 시설

먼저 ‘최신식 하드웨어’가 눈에 들어왔다. 7800여평 부지 위에 지하2층~지상 5층까지 이어지는 빨간 벽돌건물이 총 6채. 모두 통로로 이어져 있고, 건물 내벽은 따뜻한 아이보리색 마감재로 감싸져 있다. 복도 끝에는 테이블과 의자, 사물함과 탈의실까지 모여있는 외국식 홈베이스가 마련돼 있다. 전자칠판과 최신 컴퓨터, 텔레비전까지 갖춘 어학실에선 영어·프랑스어·러시아어·중국어·일본어를 연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깔려있다.

건물 6개동 중, 2개 동은 남녀기숙사다. 총 332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엔 현재 1학년 239명 모두 들어가 있다. 깨끗한 원목 침대와 옷장, 샤워실이 갖춰진 6인 1실이다. 학교는 ‘전원 기숙사 생활’을 위해 2년 내로 기숙사를 증축한다는 방침이다.

수원외고는 얼마 전 국내 최초 ‘친환경 건축물’로 인증 받기도 했다. 물로 자동세척 돼 분필가루가 날리지 않는 칠판, 친환경 건축자재, 광교산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등 학생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웰빙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김진우 교감은 “우리 학교를 방문한 타학교 교장들이 ‘웬만한 전문대학보다 낫다’고 감탄한다”며 “일반고등학교 준공비의 2.5배에 가까운 318억원이 투자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공립 수원외국어고 인기 ▲ 수원외고에는 테이블·사물함·탈의실이 갖춰진 외국식‘홈 베이스’가 마련돼 있다. 김진우교감(53·오른쪽), 김희진 교사(24·뒷줄 가운데)가 학생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누고 있다/류정기자◆사립외고의 절반도 안 되는 학비

자녀를 외고에 보내는 부모들의 큰 걱정이 바로 ‘학비’다. 어떤 사립외고에 보내더라도 1개월에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돈이 필요하다. 대학 등록금보다 더 비싸기 일쑤다.

그러나 공립외고는 사립외고의 절반도 안 되는 비용으로 충분하다. 수원외고 수업료는 일반고와 똑같은 32만 3000원(3개월분). 여기에 한달 11만원 남짓한 기숙사비와 월 급식비 20만원, 학교 운영지원비 6만9000원 등을 합치더라도 월 45만~50만원에서 해결이 된다. 사립과는 다르게 교사 인건비를 교육청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학부형들이 아직 졸업생 1명도 배출하지 못한 수원외고를 선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녁엔 ‘대학’이 되는 고등학교

시설 좋고 학비 싸다고 다 좋은 학교는 아니다. 교사와 커리큘럼 등 소프트웨어가 뒷받침 돼야 한다. 수원외고는 정규수업이 끝나면 ‘대학’처럼 운영된다. 맞춤형 교육을 위해서다. 학기 초 18명(원어민 4명)의 교사가 40여개 강좌를 개설하면, 학생들은 강의계획서를 보고 원하는 과목을 신청한다. 교사들은 정원 10명을 못 채우면 폐강을 감수해야 한다. 영어 과목만도 ‘실용회화’ ‘영작문’ ‘영어강독’ ‘토플’ ‘SAT’ ‘무비영어’ 등 다양하다. 외국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선 ‘국제반’을 운영, 외부 유학전문기관에 교육 및 상담을 위탁하고 있다. 여름엔 영국·중국·러시아·일본 등으로 해외 어학연수도 떠난다. 차광순 교장은 “출발한지 얼마 안된 공립외고라 그래도 부족한 점이 많을 것”이라며 “다른 전통 있는 사립외고의 시스템을 벤치마킹 하면서 항상 지금보다 나아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기자 well@chosun.com
입력 : 2006.11.27 23:07 07'font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