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란 참 이상한 것입니다. 자기 것인데도 정체를 알 수 없어 때로 두렵기만 합니다. 내 마음은 저녁 나절에 가장 맑고 냉철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일은 저녁 때 결정합니다. 나는 냉철함을 좋아합니다. 냉철하고 명석하고 차분하고 밝고, 그러면서도 절망하고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 작품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이 소설은 스쳐 지나가는 혼의 이야기입니다. 혼이 스쳐 지나가는 그 순간의 이야기. 그리고 또 곱지 못한 마음의 이야기입니다. 곱지 못한 마음이란 미련과 집착과 타성, 그런 것들로 가득한 애정. 어렸을 적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는 순간, 그 몇 초 전부터 넘어지리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신기한 일이지만 명료하게, 아아 곧 넘어지겠구나, 하고 말이죠. 그러고는 넘어지비다. 저녁 때는 그런 유의 투명한 냉철함에 젖습니다. 곱지 못한 마음의 하늘에 조용한 저녁이 내리기를. 1996 가을, 에쿠니 가오리 .......................................................... 에쿠니 가오리의 다른 작품, 어느 작품보다도 슬프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다케오와의 사랑을 뺏어간 하나코가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자기 사랑이 서서히 무너져 가는 줄을 알면서도 묵묵히 바라보는 한 여자의 마음의 처절한 끈적임이며, 사랑받으면서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삶의 밖으로 사라져 버린 하나코에 대한 연민이며.... 참 쓸쓸한 작품이었는데, 능청스럽도록 투명함과 냉철함에 대해 말하는 에쿠니 가오리 그녀의 후기는 슬픔을 배가시켰던 듯 합니다.
에쿠니 가오리, << 낙하하는 저녁>> -<작가후기>
마음이란 참 이상한 것입니다. 자기 것인데도 정체를 알 수 없어 때로 두렵기만 합니다.
내 마음은 저녁 나절에 가장 맑고 냉철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일은 저녁 때 결정합니다.
나는 냉철함을 좋아합니다. 냉철하고 명석하고 차분하고 밝고, 그러면서도 절망하고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 작품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이 소설은 스쳐 지나가는 혼의 이야기입니다. 혼이 스쳐 지나가는 그 순간의 이야기.
그리고 또 곱지 못한 마음의 이야기입니다. 곱지 못한 마음이란 미련과 집착과 타성, 그런 것들로 가득한 애정.
어렸을 적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는 순간, 그 몇 초 전부터 넘어지리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신기한 일이지만 명료하게, 아아 곧 넘어지겠구나, 하고 말이죠. 그러고는 넘어지비다. 저녁 때는 그런 유의 투명한 냉철함에 젖습니다.
곱지 못한 마음의 하늘에 조용한 저녁이 내리기를.
1996 가을, 에쿠니 가오리
..........................................................
에쿠니 가오리의 다른 작품, 어느 작품보다도 슬프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다케오와의 사랑을 뺏어간 하나코가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자기 사랑이 서서히 무너져 가는 줄을 알면서도 묵묵히 바라보는 한 여자의 마음의 처절한 끈적임이며,
사랑받으면서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삶의 밖으로 사라져 버린 하나코에 대한 연민이며....
참 쓸쓸한 작품이었는데, 능청스럽도록 투명함과 냉철함에 대해 말하는 에쿠니 가오리 그녀의 후기는 슬픔을 배가시켰던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