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번역하자면 ‘현지 음식’이나 ‘토착 음식’쯤 되겠는데, 얼핏 생각하면 글줄 쓰는 식자들이 먹을 것을 논하는 일이 선비답지 못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하루 세끼에 간식, 게다가 이따금 마시는 차나 물까지 포함하면 우리는 얼마나 음식과 가까이 살아가고 있는가? 이렇듯 우리 실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음식이 뜯어보면 심각한 위험투성이요 문제투성이라는 것이 『로컬푸드』의 핵심 주제이다.
송어가 뛰노는 인근 계곡에 놀러간 노르웨이 농부. 주문한 전통 ‘송어감자요리’의 송어가 칠레 양식장에서 냉동 상태로 운송된 것이었다는 사연은 이솝우화 못지않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데, 이 책에는 제국주의적 먹이사슬에 의한 타율적 먹거리를 예시하는 이같은 에피소드가 연이어 등장한다.
생태정치학적 분석에 해당하는 책 전반부에서는 농업 세계화의 위험성, 텃밭식물인 상추의 국제적 이동 경로, 소도시까지 깊이 침투한 월마트의 위세, 수익저하로 인한 가족농의 소멸 등이 다루어지며, 대응 전략에 관한 후반부에는 도시민에게 일자리나 수익을 제공하는 도시농업, 초대형 마켓를 대체할 수 있을 농민장터, 새로운 소통망에 의거한 지역농업 발전 방안, 그리고 미각의 회복, 종의 복원, 지역음식의 부활을 꾀하는 슬로푸드 운동이 소개된다.
이론과 실천이 잘 접목된 이 책의 부가적 장점은 외국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우리 저자의 작품같이 친숙하게 읽힌다는 점이다. 이러한 “『로컬푸드』의 로컬화”는 다년간 농업문제 연구에 천착해 온 역자들이 내공에 의한 결과로 이해된다. 더구나 소재 자체가 우리 일상과 직결된 것인 만큼, 먹고사는 누구에게든 주어진 음식을 다시 생각하게 할 이 책은 명절 선물용으로도 적합할 듯하다.
12월의 읽을 만한 책 - 로컬푸드
로컬푸드
브라이언 핼웨일 / 김종덕 외 / 시울
2006. 10. 26 / 272쪽 / 12,000원
추천자 : 김문조(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로컬푸드’. 번역하자면 ‘현지 음식’이나 ‘토착 음식’쯤 되겠는데, 얼핏 생각하면 글줄 쓰는 식자들이 먹을 것을 논하는 일이 선비답지 못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하루 세끼에 간식, 게다가 이따금 마시는 차나 물까지 포함하면 우리는 얼마나 음식과 가까이 살아가고 있는가? 이렇듯 우리 실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음식이 뜯어보면 심각한 위험투성이요 문제투성이라는 것이 『로컬푸드』의 핵심 주제이다.
송어가 뛰노는 인근 계곡에 놀러간 노르웨이 농부. 주문한 전통 ‘송어감자요리’의 송어가 칠레 양식장에서 냉동 상태로 운송된 것이었다는 사연은 이솝우화 못지않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데, 이 책에는 제국주의적 먹이사슬에 의한 타율적 먹거리를 예시하는 이같은 에피소드가 연이어 등장한다.
생태정치학적 분석에 해당하는 책 전반부에서는 농업 세계화의 위험성, 텃밭식물인 상추의 국제적 이동 경로, 소도시까지 깊이 침투한 월마트의 위세, 수익저하로 인한 가족농의 소멸 등이 다루어지며, 대응 전략에 관한 후반부에는 도시민에게 일자리나 수익을 제공하는 도시농업, 초대형 마켓를 대체할 수 있을 농민장터, 새로운 소통망에 의거한 지역농업 발전 방안, 그리고 미각의 회복, 종의 복원, 지역음식의 부활을 꾀하는 슬로푸드 운동이 소개된다.
이론과 실천이 잘 접목된 이 책의 부가적 장점은 외국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우리 저자의 작품같이 친숙하게 읽힌다는 점이다. 이러한 “『로컬푸드』의 로컬화”는 다년간 농업문제 연구에 천착해 온 역자들이 내공에 의한 결과로 이해된다. 더구나 소재 자체가 우리 일상과 직결된 것인 만큼, 먹고사는 누구에게든 주어진 음식을 다시 생각하게 할 이 책은 명절 선물용으로도 적합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