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를 문화산업 도약의 계기로

이칠화200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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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를 문화산업 도약의 계기로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한미FTA를 문화산업 도약의 계기로 세계는 국경 없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영토적 의미의 국경 외에는 국가 간의 장벽이 허물어져 가는 추세인 것이다. 교역도 예외가 아니다. 보호주의 무역은 갈수록 불가능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능하더라도 해당 국가의 발전에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하고 마는 것이 시대적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FTA를 통한 개방형 국가를 지향하지 않는다면 국가경제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더 그렇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세계 FTA 대열에서 지각생이다. WTO(세계무역기구)에 통보된 193건의 지역협정 가운데 현재 겨우 4건의 FTA만이 타결된 상태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일본과의 기술경쟁, 중국과의 가격경쟁 등이 보여주듯이 세계 시장 환경은 우리나라에게도 상호무관세 혜택을 주고받는 FTA 국가와 그렇지 않은 비FTA 국가를 확연하게 구분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시장도 마찬가지다.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의 미국시장 진출 확대에 따라 한미 FTA 체결과 같은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지 않으면 경쟁력 있는 공산품조차 대미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최근 문화계 인산들은 한미 FTA로 인한 문화예술 분야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반면에 '한류'로 대변되는 우리 문화산업의 해외진출에 대한 기대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산업 개방과 관련한 진통은 지금이 처음은 아니다. 세계 2위의 막강한 경쟁력을 갖춘 일본 대중문화 개방 때도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당시 우리나라 문화산업은 일본의 자본력과 기획력에 의해 잠식당할 것이라는 반대 여론이 대세였다. 5~6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당시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입증한다.


"일본의 자본력과 기획력에 잠식당할 것"... 그러나 지금은

2004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영화산업은 3600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 중이고 우리나라 영화수출의 69%가 대일 수출이다. 이 뿐만 아니다. 음반산업은 1700만 달러 흑자에 음반수출의 29%가 일본으로 수출됐다. 2001년 이후 대일 무역수지 흑자 폭 또한 영화가 1460만 달러에서 3600만 달러로, 음반이 490만 달러에서 1700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방송프로그램 대일 무역수지는 2001년 11만 달러 적자였던 것이 2004년에는 334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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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미국과의 FTA 체결은 특정산업에 직.간접적, 장.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산업분야에서는 지원대책 마련과 함께 구조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문화산업분야는 개방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개방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협상을 추진 중이다.
문화관광부는 한미 FTA 협상과 관련해 협정체결에 따른 부정적인 측면을 보완하고 정책적 대안 마련을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영화산업은 2007년부터 5년 동안 6400여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지원하는 영화산업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했고, 다른 문화산업 분야에 대한 대응체제도 마련 중에 있다. 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실시한 '문화산업 대미 개방에 따른 영향분석연구'에 따르면, 문화산업체가 생각하는 경쟁력 강화방안으로 △마케팅 지원체계 확립과 해외마케팅 지원기구 설립 △세제 감면을 통한 가격경쟁력 향상 △투자활성화를 위한 선진 금융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문별로는 공연, 게임산업이 해외 마케팅 지원을, 출판 산업은 재정적 지원을 통한 자금난 해소와 세제감면을 통한 가격경쟁력 향상을, 영화산업은 불법복제 봉쇄와 금융 인프라 구축이 우선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각 부문별 경쟁력강화 방안은 FTA체결 과정에서 문화산업을 위한 보완조치로 활용될 계획이다.


한미 FTA를 딛고 시장을 넓혀야

FTA 협상의 잠재이익은 협상 후 노력에 따라 달라진다. 문화산업분야 대응은 단기적으로는  FTA 체결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와 함께 문화산업계도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한미 FTA를 적극 활용해 시장을 넓히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또 온라인 문화콘텐츠의 증가로 문화 간 국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FTA 체결 여부와 관계없이 문화산업부문의 국가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구조조정의 압력은 커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문화산업은 21세기 성장 동력 산업으로 국가 장기발전에 초석이 되어야 할 중요 분야다. 이번 한미 FTA를 계기로 창의적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기업이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하고, 우리의 우수한 문화상품 수출의 활성화를 위해 무역절차, 해외시장 등에 관한 정보를 구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창조적인 가치를 중시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저작권제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이제 산.관.학이 머리를 맞대고 한미 FTA 협상을 우리 문화산업의 도약기회로 삼는 전략을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