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의 미로

황재원200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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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전술의 승리일까 실패일까...

나니아 연대기 풍의 환타지를 연상케 하는 광고물들로 인해

품었던 일련의 기대감들은

모두모두 날려버리는 것이 좋겠다.

아무튼 영화를 보러가게 만드는 것은 기대감이지만,

이 영화는 당신이 생각한 그런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

 

판의 미로


판의 미로는

환타지라기 보다는

참아내기 어려운 지독한 현실이 오히려

그 중심에 있는,

또한 실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이

배경으로 포진하고 있는,

삶과 죽음과 고통의 잔혹함을

너무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는,

그런 영화다.

 

스페인 내전이라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

도망치고 싶은,

혹은 악몽과도 같은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한 소녀(오필리아)의 절박함이 만들어낸 환상을

다만 환타지라는 장르의 한 켠을 빌어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어쩌면...

오필리아의 현실에 대한 공포와 절망이

환상을 불러일으킨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본 참담한 현실이라는 것이

요정왕국의 공주님이 잠시

인간세상에 대해 꾼 백일몽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감독은 크로노스, 블레이드2, 헬보이 등을 만든 길레르모 델 토로.

주연은 이바나 바쿠에로라는 아역배우 출신의 13세 소녀. 인형처럼 예쁜 외모는 아니지만 반짝이는 순수한 매력과 비범한 연기력을 지닌 기대주라 하겠다.

길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전작에서와 같이 비쥬얼하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로 영화를 가득 채워놓았고, 여기에는 킹콩, 언더월드 등을 만든 특수효과 팀의 힘이 컸다고.....

영화는 2006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 스페인 내전은 2차 세계 대전의 그늘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한 전  쟁이다. 

  프랑코 반란군과  공화정부를 지키려는 민병대의 전투가 33개월 이상 이어 졌으며, 전장에서 30만명이 죽었고 테러와 보복등으로 10만이 죽었으며, 기아로 인해 63만 명이 죽었다고 한다.

   "정의가 패배할 수 있음을, 폭력이 정신을 꺽을 수 있음을, 용기가 보답 받지 못 할 수 있음을 스페인 내전에서 배웠다."라고 앙드레 말로라는 소설가가 말했다고 하니 당시 지식인이 느꼈던 패배감을 실감 할 수 있다.    내전 후 독재 36년간,  납치·고문으로 희생된 숫자는 파악조차 불가능 하다고 한다. 스페인은 1975년 프랑코의 사망으로 민주화의 길을 걷게 되었으나, 2002년에 가서야 당시 내전이 쿠데타로 정의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