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론파스

윤옥환200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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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육로를 따라소 이동을 하다 보면 산악이 많은 지역들이 몇군데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사이에 있는 피레네 산맥과 프랑스,이탈리아 스위스등을 끼고 있는 알프스산맥이 대표적이다.

다음으로는 인스브르크 산맥을 끼고 있는 오스트리아와 그리스 북부의 바위산들이다.

 

그중에서 그리스 북부의 바위산들은 일단 언급을 제외한다.

이유는 거대한 암석을 깍아 지른듯한  암산으로 숲이 우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높고 낮은 산들을 넘어서 지나갔지만 가장 인상깊고 감명깊었던 곳이 바로 스위스에 있는 산들이었다.

 

그중에서 다른산들은 기억이 나지않는데 유독 심플론파스라는 산이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다.

이탈리아의 토리노에서 스위스의 쥬리히를 가기 위하여 통과하여야 하는 가장 높은 산이다.

 

그때가 2003년 5월에서 6월로 넘어가는 계절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낡고 거대한 산업도시인 토리노를 통과하여 스위스로 가는 도로를 찾아 내었다.

구불구불 구릉길을 따라서 발길을 재촉하였다.

 

으례히 나타나는 현상이듯이 높은 산을 앞에두고 가다보면 높다란 산에 걸린 구름들을 보게된다.

유난히 하얗고 솜털같은 복스런모습들을 바라보며 달리다보면 마음마저 한결 가벼워져 온다.

 

스위스와의 접경지역으로 가는 중간에 중소형의 도시들을 지나게 된다.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접하고 있는 도시들이라서 양국의 국민들이 많이 섞여서 살고 있는듯 하였다.

일단 도시가 나타나면 가장 먼저 눈이 찾는것은 카페테리아나 제과점이었다.

 

하늘로 치솟은 높다란 산이 서서히 가까이 윤곽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몇군데의 이탈리아 제과점을 이용하여 보았지만 처음으로 덤으로 주는 빵을 받아보았다.

행선지를 묻는 제과점 아주머니에게 대답을 하여주었더니 목소리를 높이며 몇개의 빵을 덤으로 주었다.

 

그리고 기다리라더니  종업원을 시켜서 사진기를 가져왔다.

사진을 같이 찍은 후에 이어서 가게에 들어서는 손님들에게 목소리 높여 소개를 하여주었다.

그래도 이탈리아 남부의 빵보다는 북부의 빵이 더 세련되고 부드러웠다.

막상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에 도달하여보니

마치 산입구를 막고 선 산적처럼 검문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커다란 화물차를 검사하는 검사장과 중량을 달아야 하는 중량판도 설치되어 있었다.

그곳에서부터 깊은 계곡이 시작되어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태야의 위치를 살피고는 발길을 재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두르지 않고는 산속에서 밤을 지새우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계곡의 산길을 어느정도 달린 후에는 나선형의 커다란 산이 가로막고 서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오르기에는 한계점이라 할 수있는  급한 경사로를 따라서 나선형으로 오르기 시작을 하면서 태양이 꼬리를 감추었다.

그래도 다행인것이 얼음같은 달빛이 하늘에 청초하게 박혀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급하게 깍아지른 듯한 산기슭에 양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거리가 너무 멀지만 움직임을 느낄 수는 있었다.

평화롭기만 한 산기슭의 언덕을 오르는데 터널이 연달아 나타났다.

터널을 한번 지날때마다 후속차량에 신경이 쓰였다.

가능하면 후속차량이 터널에 진입하기 전에 터널을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쏟아야 했다.

그도 그럴것이 어느 차량과 터널속에서 만나게 되면 귀를 찢어대는 엔진음에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소리의 메아리에 모든것이 깨져버릴 것같으며 금방이라도 돌진하여 삼켜버릴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하곤 하였다.

 

여러개의 터널을 기절할 정도의 혼미속에 통과를 하였는데도 연거푸 나타나서 혼비백산하게 만들었다.

해도 지고 바람도 점점 차가워지는데 정상은 멀게만 있는 듯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 그림같은 산들에 대한 감상도 서서히 적막과 고립감으로 쌓이기 시작을 하였다.

몸에서는 훅훅 땀기운이 솟으며 대기중의 찬공기와 부딪혀 증발하였다.

투명하고 맑기만 한 하늘에는 달이 조각달 처럼 미끄러져 가고 있었다.

이미 양들도 모두 제집으로 돌아갔으며 멀리서는 이따금 양들이 움직일때 나는 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릴뿐이었다.

 

커다란 산이 주는 웅대함과 장대함에 한결 숙연하여 질뿐이었으며 불안감이 밀려들고 있음을 애써 무시하려는 마음의 각을 세웠다.

전방에서 희미하게 백열전등 빛이 나타나며 개들 짖는 소리가 들리고서야 비로서 안심이 들었다.

 

경사급한 산자락에 몇십채 정도의 민가로 이루어진 마을이 나타났다.

그렇게 작은 규모의 마을인데도 카페테리아며 숙박업소까지 없는것이 없었다.

숙소를 잡고 샤워까지 마치자 세상이 모두 내것인듯 만족한 기분이 들었다.

 

그곳이 심플론파스라는 정상인줄 알았는데 아직도 더 올라가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마을의 한 공터로 나가서니 달빛이 초롱거린다.

 

달빛걸린 스위스의 산마을 경치는 무릉도원에 든듯 몽롱한 기분을 자아내어 감탄만을 연달아 뱉어내게 하였다.

 

그토록 허겁지겁 육체를 혹사하며 올라왔지만 피곤감이 없었다.

다음날 새벽부터 발길을 재촉하여 정상에 도달하였다.

아침 8시경에 도달한 정상의 이름은 심플론파스였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록키 산맥의 서편 정상에서 바라보았던 광경과 유사하였다.

눈들이 쌓인 산들마저 발밑에 놓여있었다.

 

바람은 거세게 불어오는데 안개비가 뿌렸다.

도로의 오른편에 대형 호텔이 보였으며 왼편에는 전망대와 함께 식당과 기념품 가게가 자리하고 있었다.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던  통행인들은 아침을 들거나 커피를 들기 위하여 식당안으로 서둘렀다.

발아래 남쪽으로 보이지 않는 이탈리아 도시들이 보이는 듯하였다.

구름이 지나가는 길목이기 때문에 안개로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

안개비에 체온도 떨어지고 얼굴도 젖어들었다.

짧은 아침식사를 하고 산을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내리막  경사가 심하여 브레이크를 한시라도 놓을 수가 없는 상황으로 달려 내려갔다.

 

몸은 맞바람의 추위로 얼어 붙었으며 손가락이 감각이 없어졌다.

그러니까  심플론파스 정상에서부터 몸이 얼기전에 산아래로 최대한 빨리 내려가야 했다.

 

구름층을 지나가기까지는 뿌연 안개속을 뚫고 빠져나가야 한다.

몸이 후들후들거려서  자전거까지 흔들렸다.

게다가 전방에서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차량과의 접촉사고를 막기 위하여 주의를 집중하여야 했다.

 

엄청 빠른 속도로 정상으로부터 산아래에 도달하고 나니 추위가 사라졌다.

이미 산정상은 멀리 그리고 높이 보였다.

산아래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그리도 반갑던지 모두가 친구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난을 당했다가 첫마을을 만나는 기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지금도 심플론파스는 가슴에 깊이 박혀서 늘 떠오르는 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