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고양이

안정희2006.12.09
조회31
잿빛 고양이
나는 태어난지 2주된 회색 줄무늬 고양이 입니다.
엄마랑 2명의 형제와 함께 아파트 관리실 옆에서 살고 있습니다.
비록 집도, 맛있는 음식도 없지만. 가족과 함께여서 저는 매일이 행복합니다.
우리는 비록 적지만 엄마가 구해다 주는 맛있는 음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하지만 엄마는 음식을 구하느라 매일 매일 어딘가 한군데씩 다치고 돌아오곤 합니다.
밤새 골골거리며 아파해서 우리 형제들이 열심히 핥고 발로 꾹-꾹- 마사지도 해보지만 나아지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엄마는 많이 괜찮아졌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음을 압니다. 엄마는 오늘도 여전히 다치고 들어옵니다.
왼쪽 발에서 피가 흐르고 쩔뚝입니다.
마음이 아파진 나는 엄마를 보고 냐~ 냐~ 하고 웁니다.
원래의 엄마는 매우 품위 있는 혈통의 고양이였다고 합니다.
날씬한 몸에 흰색과 회색의 멋진 줄무늬가 있는 것이 아메리칸 캣 이라는 고양이 특징이라고 엄마는 늘 자랑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엄마는 많은 상처와 뒤덮힌 먼지로 그냥 회색 고양이로만 보입니다.
우리 형제를 돌보느라 털 관리 할 시간도 없기 때문 입니다.

나는사람을 좋아합니다.
길에 사림이 지나가면 놀고 싶어서 내 작은 발로 불러 보곤 합니다.
하지만 엄마는 그러면 안됀다고 사람은 나쁜 존재라고 합니다. 가까이 가서도 안돼고
보면 얼른 도망쳐야 하는 거라고 합니다...
예전에 엄마가 있던 집에서도 엄마를 괴롭히고 버렸다고 합니다. 오늘 엄마의 상처는 조금 큰 모양입니다. 언제나와 같이 우리 형제들이 마시지를 하고 핥아도 일어나질 못 합니다.
엄마가 너무나 너무나 걱정이 되서 눈에서 물이 막 흘러나옵니다.
누군가 도와달라고 울어대도 아무도 없습니다.
혀가 쓰리도로 핥고 손이 감각이 없을 정도로 엄마를 주물러도 엄마는 점점 차가와 지기만 합니다. 엄마 목에는 작은 못이 박혀있네요
그것 때문입니다 엄마가 아픈게.. 나는 얼른 빼보려고 애를 쓰지만 엄마는 아파할뿐
못은 뽑히질 안습니다.
..... 어떡하죠? 어떡하죠? 어떡하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이젠 엄마가 숨을 쉬질 않습니다.
우린 이제 2주밖에 살지 못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엄마를 어떻게 살려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2달을 살았다면 알 수 있었을까요?
엄마를 살릴 힘이 없어서 화가 납니다. 무섭습니다.
이젠 숨도 쉬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따뜻하지도 않은 엄마를 우리 형제는 둥그렇게 둘러싸고 누웠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안아주면 따뜻할지도 모릅니다.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해가뜨고 별이뜨고 .... 배가 고파져 갔습니다.
얼마가 지났을까요.. 우리 앞에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입니다. 코를 막고 인상을 쓰고 있습니다. 엄마를 꼬챙이로 꾹꾹 찔려보기도 합니다.
엄마를 건드리면 안됍니다. 아프니깐요.. 엄마는 아프니까 건드리면 안됍니다.
우리는 으으렁 거렸습니다. 가라고 외쳤습니다.
사람들은 엄마를 꼬챙이로 주욱~밀어내더니 우리들의 목을 잡고 들어올립니다.
그중 보라색 옷을 입은 꼬맹이가 나를 안고 갑니다.
엄마랑 헤어짐입니다. 알 수 없는 향을 풍기는 엄마가 저기 멀어져 갑니다. 나는 그뒤로 엄마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엄마는 살아나서 형제들과 함께 살고있을 까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보라색 옷을 입은 꼬마는 유치원이란 곳에 다닙니다.
그곳에 갔다가 돌아오면 항상 나를 쓰다듬어 줍니다. 나를 안고 내 이름을 불러줍니다.
나는 행복한 것 같습니다. 역시 사람은 좋은 것 같습니다.
엄마는 없지만 너무 좋아하는 친구가 생겼습니다.


일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고 꼬마는 바빠졌습니다.
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더는 작고 귀엽지 않지만 재빠르고 강해졌습니다.
내 꼬마친구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졋습니다.
혼자서 대소변도 가리고 여러 놀이들도 잘 할 수 있어졌고 더 높은 곳에도 올라갈 수 있어졌습니다 나는 더 많이 놀고 싶은데 내 친구 꼬마는 나와 더 이상 놀아주지 않습니다.
학원이며 학교며 바빠지고, 많은 사람친구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나는 점점 외로워졌습니다. 화가나서 쓰레기통도 엎고 커튼도 찢고 화분도 넘어뜨려서 시위를 해 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
나는 어느 비오는 날 알 수 없는 도로에 버려졌습니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없었습니다.
여기저기 내 친구 꼬마를 헤매며 울다 집 근처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 내 친구 꼬마가 다른 사람꼬마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내 친구 꼬마에게 달려가 안기려고 했으나 꼬마는 내게 흙을 집어 던졌습니다.
나인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더럽고 냄새나는 모습이 되었지만, 나는 내 친구 꼬마가 더 더러워도 알 수 있는데 내 친구 꼬마는 나를 몰라보는 모양입니다.
내게 돌도 던지고 욕도 하고 화도 냅니다.
왜 일까요?
왜 일까요?
내 친구 꼬마에게 다가가서 그 다리에 머리를 부비고 인사하고 그 향기도 맡고 싶은데..
다가갈 수가 없습니다.
이제야 엄마의 말이 조금 이해가 갑니다.
더 이상 다가가는 건 힘들 것 같습니다.
맞아서 피가 나는 다리로 쩔뚝거리며 관리실 옆 엄마와 살던 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에 오니 엄마가 더욱 그리워 집니다.
다친 다리를 핥으며 생각합니다.
오늘은 내가 너무 더러워서 내 친구 꼬마가 못 알아 본 것 일거라고..
내일도 모래도 혹시라도 내친구 꼬마가 날 알아볼 때까지 나는 찾아 갈 것입니다.
오늘은 너무도 피곤합니다.
다친곳도 아프고 마음도 구멍이 뚫린 듯 바람이 지나가서 쓰립니다.
내 친구 꼬마는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오늘은 나를 못 알아 봤을 뿐입니다.
조금 추운 것 같습니다. 엄마도 꼬마도 너무 그립습니다.
조금만 쉬고...
좀 더 쉬고..
내 친구 꼬마의 얼굴을 보기위해 다시한번 공원으로 갈 것입니다.
지금은 피곤하니깐 조금만 더 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