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yor eyes2

소중한빛안과2006.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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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장님의 정기 컬럼입니다.

 

open yor eyes2


 

 

만약 내가 앞을 보지 못한다면..... 각막 이식에 관한 짧은 생각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의 학교 숙제를 도와주다 보니 장애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만약 내가 눈이 안 보이거나 말을 할 수 없거나 한다면 어떤 점 이 불편할까요? 라는 물음이었는데 아들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눈이 안 보이는 것이 제일 불편할 것이라고 답했다.

들리지 않으면 글을 쓸 수도 있고, 말을 못하면 손짓 발짓으로라 도 할 수 있지만 눈이 안보이면 너무 불편하고 답답할 것 같다고 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내가 안과의사라 그런지 나도 눈이 안 보이는 것이 제일 힘들고 불편할 것 같다. 심청전을 보면, 앞 못보는 심봉사가 추운 겨울날 엄마 잃은 갓난 아기인 심청을 안고 다니면서 동냥젖을 얻어 먹이는 장면이 있다 . 만약 내가 심봉사였다면..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막막해진다. 그만큼 시력을 잃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꼭 필요한 장애다.

 

현대에 들어서는 시력 장애우의 시력을 복원하는 수술이 많이 발 전했다. 경우에 따라 치료법이 다 다르지만, 특히 각막 이식술은 잃어비린 시력을 찾아주는 기적과 같은 시술이다.

흔히 우리 안과 의사들끼리는 안과수술의 꽃이라거나. 백미라고 부르곤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각막이식은 안과에서도 자주 이루 어지는 수술은 아니다.

 

각막이식수술은 일단 각막을 제공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한 사람의 각막이 나왔다는 것은 한 생명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내가 근무했던 대학병원에서도 각막이식은 한 달에10건 정도밖에 이루어지지 못했다. 한국의 대학병원들 중에서각막이식 수술이 많이 이루어지는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각막의 공급이 워낙 적어 각막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은 하염없이 수술할 각막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기는 수 밖에 없다. 통계에 따르면 각막 이식수술을 받기만 하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환자가 2 만명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각막기증이 워낙 적어 이들이 기다려야 하는 기간이 100년 정도 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국내에서 기증된 각막 외에도수입각막을 사용하기도 한다. 동남아나 미국 등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데 감염관리와 같은 문제 때문에 아무래도 미국쪽이 더 선 호된다. 신장이나 간과 같은 다른 장기는 살아있을 때 기증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각막은 반드시 사망 후에만 기증할 수 있다. 또 사망 환자의 경우에도 본인이 각막을 기증하겠다고 의사를 밝혔거나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만 각막을 채취할 수 있다.

환자의 사망 선고를 받고 슬픔에 잠긴 유가족에게 각막 기증 여 부를 묻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정서상각막을 선뜻 기증하겠다고 나설 유가족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 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때 거의 모든 국민이 각막기증에 서약을 한다 .따라서 사망자가 따로 기증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은 한 각막을 채취할 수 있다.

기증되는 각막의 수가 많다보니 자국의 각막이식수요를 채우고도 남아 우리나라처럼 각막이 부족한 곳에 줄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수입된 각막 역시 할인점에서 물건 쇼핑하듯 이루어지는 것 은 아니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각막이 나올 때까지 최소한 6 개월에서 1년 정도는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채취되는 각막은 워낙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수입 각막이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 동안 인기였던 프로그램 “느낌표”에 나온 각막 역시 수입 각막이었다. 나 또한 최근에는 각막이식수술 시 수입된 각막을 사용하고 있다 . 그러나 수입 각막으로 수술을 받을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비 용이다. 사망자로부터 기증받은 각막을 빠른 시간 안에 받아서 수술해야 하기 때문에 운송비등으로 상당한 액수를 지불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수술만 하면 시력을 되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못 받는 환자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잘못된 생각 중에 하나가 각막을 기 증한다는 것을 안구 전체를 기증한다는 의미로 생각하는 것이다.

각막은 안구 전체가 아니라 눈동자의 최소 부위, 겉 표면 1mm 정도를 채취하므로, 채취 자체도 매우 쉽고 신체 훼손 이 거의 없다.

즉 별로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기증 받은 각막으로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는 새로운 시력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장기기증이라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그러나 시신 기 증에 비해 각막기증은 나 자신의 부담은 적으면서도 기증받은 환 자들에게는 큰 기쁨이 되는 사랑의 실천이다.

 

신체 이식이 필요한 많은 환자들을 위해, 우리나라도 국민들이 더 쉽게 기증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다.

 

소중한 빛 안과각막 전문의 이재림 원장 (www.valueye.co.kr)

 

이미지 출처는 네이버 블로거 breakho1님의 블로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