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달이 떠오르는 하늘[半分の月がのぼる空]

김현창2006.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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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달이 떠오르는 하늘[半分の月がのぼる空]

1. 개요

필자가 수능이 끝난 후로는 처음으로 접하게 된 애니메이션.

6편 완결의 짧은 애니메이션이지만 내용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겠다. 힘든 사생활(?) 관계로 마음에 위안을 얻기 위해 본 애니메이션인데 가슴 한구석이 여전히 허전한 건 왜일까.

사담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자. 반쪽달이 떠오르는 하늘은 하시모토 츠무구라는 일본 소설가의 소설로도 한국에 출판되어 있다. 2006년 6월, 5권까지 현재 NT소설로 발매된 상태이다. 또한 엔딩크레딧을 보면 참여 멤버에 한국인이 참 많다. 아니, 한국인인지는 모르겠으나 배경을 그린 사람 리스트에 장정호 전순학 김경석 한승석 최미션 박인환 임보애 이병희 라는 이름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인들이 많이 참여한 듯 보인다.

 

2. 시놉시스

배경은 일본의 작은 현, 이세. 그곳 병원에는 유이치라는 소년이 간염으로 입원해있다. 항상 병원에서 어떻게든 도망가보려는 생각만 하는 유이치. 그를 가둬놓으려던 간호사 아키코는 리카라는 소녀를 소개해준다. 예쁘지만 무뚝뚝하고 괴팍한 리카는 유이치의 진실한 마음에 조금씩 마음을 열고 친구로 다가서기 시작하는데...

 

3. 평가

무엇보다도 이 애니메이션에는 최악(?)이라는 상황에 대한 남녀의 평가가 물과 기름처럼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여기에 그러한 남녀가 서로를 조금씩 이해함으로써 그려지는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인다.

애니의 거의 초반부에서 유이치와 함께 입원해있던 한 노인이 이런 말을 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화끈하게 나가라고
물러나지마
그랬다간 분명 후회할거야
아무것도 안하고 포기하는 놈이 가장 바보야
하지만 나는 바보야...
바보니까 항상 후회만 하고 살고 있지...
후회는 잔인한거야...

 

이 말은 마지막 화가 끝날 때까지 잊힐 만 하면 유이치의 머릿속에서 되살아나며 유이치의 생각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의 특징이라 한다면 다양한 소설의 문구를 애니메이션의 내용에 조금씩 접목시켜 나가면서 인물들의 심리와 상태를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그대의 정신상태는 무감각인가 욕정인가 연애감정인가
그 어느것이든지 내가 보기엔 오히려 세 번째인 듯 하오
그것이 가장 그대다우니까.
요즘의 내 침울함을 용서해 주길 바라오
나는 불완전한 존재임이 분명하오.
(중략) 목숨을 걸고 그대의 사람이 되겠소.

 

이 애니메이션에서 사랑한다는 고백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나오는 것이라면 위의 책 구절이 전부다. 나름대로 작가라고 자평하는 나로써는 부끄러운 고백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리카가 읽은 위의 소설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한 구절이 유이치에게 닫혀 있던, 아니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던 리카의 마음을 표현해 준다는 것이다. 리카는 위의 마지막 구절, '목숨을 걸고 그대의 사람이 되겠소' 라는 말 뒤에 붙어 있는 J 라는 이니셜을 빨간 펜으로 자신의 이니셜인 R로 바꿔버린다. 이는 리카가 자신이 읽어보라고 할 때까지(마음의 준비가 확실히 될 때까지) 유이치에게 그 소설을 읽지 말라고 한 것의 이유임이 밝혀진다. 뿐만 아니라 리카의 몸상태, 결심 등은 리카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책들에서 하나하나 비유적 표현으로 시청자에게 각인된다.

또한 여기서 고로 라는 리카의 주치의와 간호사 아키코의 대화는 특정 상황에 대한 남녀의 상반된 의식을 보여준다. 남자는 강한 모습으로, 그리고 불확신에 대한 1%가능성을 선택한 후에 후회를 하고, 고로는 그 중심에 서서 갈등과 그로 인해 오는 고통을 표현한다.

 

운명이나 미래가 네 뜻같지 않다고 생각되면
그것을 부정해라.
비틀어버려.
진정 원하는 것이라면 붙잡아.
네 두 손은 그걸 위해서 있는 거니까.

 

반면 6화에 나오는 아키코의 대사는 그러한 남자의 인식을 송두리째 허물어 놓는다.

 

여자란 비록 짧더라도, 아니 짧기에 더더욱
맘것 행복하고 맘껏 웃을 수 있는 순간이 있으면
그것만으로 모든 걸 납득하거든.
남자는 바보야...
자신도 모르는 새 모든 걸 손에 넣었으면서...

 

이는 짧은 작품이었지만 찬찬히 음미하면서 본다면 상당한 감동을 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오프닝과 엔딩 역시도 리카의 마음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키며 상황을 이해하는 토대를 마련한다.

'반쪽달이~' 의 궁극적인 장점은 숨김에 있다. 고로는 유이치에게 '최악' 이라는 단어를 수시로 반복하지만 그 뜻이 무엇인지는 결코 알려주지 않는다. 마지막에 가서야 고로는 '최악' 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아키코에게 털어놓고, 그를 엿들은 유이치는 말뜻을 알게 된다. 이처럼 끊임없이 숨기고 숨기면서 드러낼 듯 드러내지 않는 중심소재와 시청자와의 수수께끼 풀이가 이 애니메이션을 더 즐겁게 하는 묘미의 하나가 된다. 오랜만에 보아서일까, 애니메이션의 단점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죽음조차도 사랑을 이기지 못한다.' 는 금언이 '반쪽달이~' 에서는 아주 뚜렷하면서도 절실하게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4. 총평(별점)

그림체 : ★★★

스토리 : ★★★☆

긴장감 : ★★★★☆

복   선 : ★★★☆

총   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