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대안학교 보낸 홍승우
화백
행복한 아이가 아빠의 두려움 씻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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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간지에 이란
제목으로 가족이야기 만화를 그리는 홍승우 화백. 그가 에 곧잘 등장하는 아들 동훈이를 대안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두려움
있는’ 결정을 했다. 만화를 그리느라 아이를 유심히 관찰해온 아빠라 다른 아빠들보다는 아이를 잘 안다 생각했지만 공립초등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들을 두곤 고민이 많았다. 그 고민의 기록을 따라가 본다.
어느 날 일곱 살 난 아들에게 물었다. “동훈아, 아빠는 어떤
사람이지?” 아이는 시큰둥하게 대답한다. “음… 일하는 사람.” “그리고 또?” “음… 술 좋아하는 사람.” 다시 한 번,
애원하듯 물어 본다. “또 다른 거 없어?” 아이는 귀찮다는 듯이 대꾸한다. “몰라, 생각 안 난단 말야~.” 아빠가 그토록
기대하고 듣고 싶었던 말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언감생심, 냉정하고 가혹하기만한 아들의 반응에 이 아빠, 홍승우 화백(37)은
상처받았다. 이런 사건은 다음날 여섯 컷의 만화로 신문지상에 등장한다. 일종의 고해성사다. “감정의 기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우쳤어요.
아이들이 어려서 매를 들거나 윽박지를 때가 몇 번 있었는데 그걸 고스란히 기억하고 마음에 저장해 두더라고요. 아이들은 정말 놀라운 존재였어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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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관찰하며 아이를 이해해간다
홍승우 화백은 자녀의 행동, 돌발적인 말, 감정의 표현을 놓치지 않는다. 그가
연재하는 만화 의 소재가 되기도 하지만 그런 경험을 토대로 아이와의 대화법, 관계 유지, 다독거리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깨우치며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배운다. “두 아이들과의 일상이 바로 만화로 이어집니다. 요즘은 작업실을 따로 두었지만 하루 종일 집에서 함께
있을 때는 아이들을 살필 여유가 그만큼 많았지요. 때로는 스토커같이 아이들을 따라다닌 적도 있어요. 덕분에 아이들이 하는 행동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만큼 아이들을 관찰할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단란한 가족의 일상을 유쾌하게 풀어낸 은 아이 키우기에 관해 마치 세밀화를 보여주듯 아이들의 심리와 부모와의 갈등,
교감 등을 그린다. 그는 ‘순수함의 상징’쯤으로 여겨지는 아이에 대한 고정관념도 깨뜨렸다. 만화에 등장하는 다운이는 감정의 기복도 심하고 엽기적
행각도 마다하지 않는다. 홍 화백은 아들 동훈(8)이와 딸 유나(6)를 키우면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을 통해 아이들이 순수하기만 하다는
생각을 떨쳤다. “아이의 말이나 행동을 자세히 보면 어른의 눈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더럽고 위험한 것일수록 흥미를 보이고 예의는
필요할 때만 차리는 영악한 모습도 보인다”며 그런 모습으로 만화에 등장시킨 아들이 이제는 적극 나서서 만화 소재로 삼으라며 자신의 하루를 쉴 새
없이 들려줄 때는 미안해지기도 한다며 웃는다. 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홍 화백의 가족이다. 30대 월급쟁이인
‘정보통’과 그의 아내인 전업주부 ‘생활미’, 이들에게서 태어난 아들 ‘정다운’과 딸 ‘정겨운’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풍경을 양념삼아 비빔밥을
비비듯 만화로 요리해 보인다.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셋과 넷으로, 신혼일기와 육아일기를 거친 여섯 컷 만화는 보는 이들을 “아하, 이거 내
얘기네” 하며 속내를 들킨 듯 웃음 짓게 만든다. 작은 일상의 틈새 사이로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사소하고 정겨우며 해학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들과
직장생활, 임신, 육아, 젊은 부부의 다양한 고민들을 진솔하게 그리며 독자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낸다. 특히 두 아이를 키우며 점점 초췌해지는
부부의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삶의 애환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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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전학 후 학교 가는 걸 즐거워하는 아들
두 아이를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냈던
아내는 아들 동훈이를 대안초등학교에 보내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는 공립 초등학교를 고집했다. “내가 받아왔던 교육에서 벗어나고 사회에서
분리 되는 듯한 대안학교의 체제에 거부감이 심했지요. 아무리 극심한 학벌주의 사회, 치열한 경쟁의 시대라도 헤쳐 나갈 기본자세는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부모의 잘못된 결정으로 아이가 대학에도 못 들어가면 어떡하나 불안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아내는 “왜 불확실한 성공의
길만 강조하느냐, 부모의 도리는 아이에게 행복한 유년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고집했다. 그렇게 교육관에 차이가 생기자 부부 갈등이 시작됐고 집안
분위기마저 냉랭해졌다. 결국은 아빠 고집대로 인근 공립초등학교 입학했지만 동훈이는 활기차고 기분 좋은 학교생활을 하지 못했다. 공동육아
어린이 집에서 하던 대로 아무 때고 화장실을 드나들거나, 눕고 싶을 때 벌렁 누워버렸다. 그런 동훈이의 행동을 학교에선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았다. 아니, 따가운 시선으로만 바라봤다. 그러자 동훈이는 자신이 언제든지 왕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학교 가는 게
싫어 아침을 짜증으로 시작했다. 결국 지난해 홍 화백과 아내, 동훈이는 파주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대안초등학교를 찾았다.
이름도 ‘행복한 학교’다. 학교가 아이의 현재에 집중하고 미래를 예단하지 않으며 사교육으로 부모의 불안을 부추기지 않는 점이 그에게 확신을
주었다. 올 봄 행복한 학교 2학년에 전학한 동훈이는 무엇보다 표정이 밝아지고 아침에 학교 가는 걸 몹시 즐거워한다. 자연에서 밤을
줍고, 책을 읽고, 축구하며 선생님이 두 팔 벌려 안아주는데, 신바람이 날 수밖에. 아이들끼리 문제가 생겼을 때는 선생님이 직접 관여하지 않고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게 하며 자신들이 해결하도록 하는 것을 보고 부모도 배운다. 행복한 학교의 독특한 학제 덕택에 유치원 다닐 나이인 둘째
유나도 입학해, 남매가 함께 다닌다. “아내는 급식 당번, 학부모 모임 등으로 학교에 자주 드나들고 저는 아빠들끼리 만나 이런 저런
의견도 나누고, 학교의 만화 동아리 강사를 맡아 ‘모두가 함께 배우고 가르치며 스스로 자라는’ 대안학교 학부모가 되느라 부쩍 바빠졌어요.
아내와의 갈등은 사라진지 오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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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유년은 마냥 행복했으면…
그는 아이들의 기억 속에 유년기가 마냥 즐겁기만 했던 시절로 기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가 어렸을 적 잠실 부근의 풀숲에서 하루 종일 뛰어 놀던 기억은 지금도 저에게 행복감을 줍니다. 팽이치기, 자치기, 딱지치기에
해 저무는 줄 모르고 놀고 있으면 어머니가 저녁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가 얼마나 정겨운지요. 그 때의 친구들, 내가 기르던 개, 백구는 기억나지만
공부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거든요.” 그는 오늘도 가족을 화두로 삼아 건강한 일상을 웃음으로 풀어낸다. 시시콜콜하고 사소한 주변의 일상에
눈길을 주고 귀를 기울인다. 그의 마음을 움직여 손끝에서 태어나는 만화들은 단순하지만 울림이 있고, 가볍지만 따뜻함이 배어난다. 예전에는
숨어서 보던 만화의 역할이 정보와 감동, 지식을 주는 역할로 바뀌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작품으로서 만화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다. “만화책이 만화코너에 꽂혀 있을 수도 있지만 예술 코너에 꽂혀 있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됐든지 그런 작업을 하긴
해야겠죠. 대학 때 만화 동아리 ‘네모라미’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 한 작품 그리는 데 석 달도 걸리고 넉 달도 걸리는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박미경 리포터
대안 학교에 보낸 아빠
어느 날 일곱 살 난 아들에게 물었다. “동훈아, 아빠는 어떤 사람이지?”
아이는 시큰둥하게 대답한다. “음… 일하는 사람.”
“그리고 또?” “음… 술 좋아하는 사람.”
다시 한 번, 애원하듯 물어 본다. “또 다른 거 없어?”
아이는 귀찮다는 듯이 대꾸한다. “몰라, 생각 안 난단 말야~.”
아빠가 그토록 기대하고 듣고 싶었던 말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언감생심, 냉정하고 가혹하기만한 아들의 반응에 이 아빠, 홍승우 화백(37)은 상처받았다. 이런 사건은 다음날 여섯 컷의 만화로 신문지상에 등장한다. 일종의 고해성사다.
“감정의 기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우쳤어요. 아이들이 어려서 매를 들거나 윽박지를 때가 몇 번 있었는데 그걸 고스란히 기억하고 마음에 저장해 두더라고요. 아이들은 정말 놀라운 존재였어요. 하하하.”
<STYLE type=text/css> 아이를 관찰하며 아이를 이해해간다 홍승우 화백은 자녀의 행동, 돌발적인 말, 감정의 표현을 놓치지 않는다. 그가 연재하는 만화 의 소재가 되기도 하지만 그런 경험을 토대로 아이와의 대화법, 관계 유지, 다독거리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깨우치며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배운다.
“두 아이들과의 일상이 바로 만화로 이어집니다. 요즘은 작업실을 따로 두었지만 하루 종일 집에서 함께 있을 때는 아이들을 살필 여유가 그만큼 많았지요. 때로는 스토커같이 아이들을 따라다닌 적도 있어요. 덕분에 아이들이 하는 행동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만큼 아이들을 관찰할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단란한 가족의 일상을 유쾌하게 풀어낸 은 아이 키우기에 관해 마치 세밀화를 보여주듯 아이들의 심리와 부모와의 갈등, 교감 등을 그린다. 그는 ‘순수함의 상징’쯤으로 여겨지는 아이에 대한 고정관념도 깨뜨렸다. 만화에 등장하는 다운이는 감정의 기복도 심하고 엽기적 행각도 마다하지 않는다.
홍 화백은 아들 동훈(8)이와 딸 유나(6)를 키우면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을 통해 아이들이 순수하기만 하다는 생각을 떨쳤다. “아이의 말이나 행동을 자세히 보면 어른의 눈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더럽고 위험한 것일수록 흥미를 보이고 예의는 필요할 때만 차리는 영악한 모습도 보인다”며 그런 모습으로 만화에 등장시킨 아들이 이제는 적극 나서서 만화 소재로 삼으라며 자신의 하루를 쉴 새 없이 들려줄 때는 미안해지기도 한다며 웃는다.
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홍 화백의 가족이다. 30대 월급쟁이인 ‘정보통’과 그의 아내인 전업주부 ‘생활미’, 이들에게서 태어난 아들 ‘정다운’과 딸 ‘정겨운’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풍경을 양념삼아 비빔밥을 비비듯 만화로 요리해 보인다.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셋과 넷으로, 신혼일기와 육아일기를 거친 여섯 컷 만화는 보는 이들을 “아하, 이거 내 얘기네” 하며 속내를 들킨 듯 웃음 짓게 만든다. 작은 일상의 틈새 사이로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사소하고 정겨우며 해학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들과 직장생활, 임신, 육아, 젊은 부부의 다양한 고민들을 진솔하게 그리며 독자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낸다. 특히 두 아이를 키우며 점점 초췌해지는 부부의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삶의 애환을 느끼게 해준다.
<STYLE type=text/css> 대안학교 전학 후 학교 가는 걸 즐거워하는 아들
“내가 받아왔던 교육에서 벗어나고 사회에서 분리 되는 듯한 대안학교의 체제에 거부감이 심했지요. 아무리 극심한 학벌주의 사회, 치열한 경쟁의 시대라도 헤쳐 나갈 기본자세는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부모의 잘못된 결정으로 아이가 대학에도 못 들어가면 어떡하나 불안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아내는 “왜 불확실한 성공의 길만 강조하느냐, 부모의 도리는 아이에게 행복한 유년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고집했다. 그렇게 교육관에 차이가 생기자 부부 갈등이 시작됐고 집안 분위기마저 냉랭해졌다.
결국은 아빠 고집대로 인근 공립초등학교 입학했지만 동훈이는 활기차고 기분 좋은 학교생활을 하지 못했다. 공동육아 어린이 집에서 하던 대로 아무 때고 화장실을 드나들거나, 눕고 싶을 때 벌렁 누워버렸다. 그런 동훈이의 행동을 학교에선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았다. 아니, 따가운 시선으로만 바라봤다. 그러자 동훈이는 자신이 언제든지 왕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학교 가는 게 싫어 아침을 짜증으로 시작했다.
결국 지난해 홍 화백과 아내, 동훈이는 파주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대안초등학교를 찾았다. 이름도 ‘행복한 학교’다. 학교가 아이의 현재에 집중하고 미래를 예단하지 않으며 사교육으로 부모의 불안을 부추기지 않는 점이 그에게 확신을 주었다.
올 봄 행복한 학교 2학년에 전학한 동훈이는 무엇보다 표정이 밝아지고 아침에 학교 가는 걸 몹시 즐거워한다. 자연에서 밤을 줍고, 책을 읽고, 축구하며 선생님이 두 팔 벌려 안아주는데, 신바람이 날 수밖에. 아이들끼리 문제가 생겼을 때는 선생님이 직접 관여하지 않고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게 하며 자신들이 해결하도록 하는 것을 보고 부모도 배운다. 행복한 학교의 독특한 학제 덕택에 유치원 다닐 나이인 둘째 유나도 입학해, 남매가 함께 다닌다.
“아내는 급식 당번, 학부모 모임 등으로 학교에 자주 드나들고 저는 아빠들끼리 만나 이런 저런 의견도 나누고, 학교의 만화 동아리 강사를 맡아 ‘모두가 함께 배우고 가르치며 스스로 자라는’ 대안학교 학부모가 되느라 부쩍 바빠졌어요. 아내와의 갈등은 사라진지 오래죠.”
<STYLE type=text/css> 아이의 유년은 마냥 행복했으면… 그는 아이들의 기억 속에 유년기가 마냥 즐겁기만 했던 시절로 기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가 어렸을 적 잠실 부근의 풀숲에서 하루 종일 뛰어 놀던 기억은 지금도 저에게 행복감을 줍니다. 팽이치기, 자치기, 딱지치기에 해 저무는 줄 모르고 놀고 있으면 어머니가 저녁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가 얼마나 정겨운지요. 그 때의 친구들, 내가 기르던 개, 백구는 기억나지만 공부는 하나도 생각나지 않거든요.”
그는 오늘도 가족을 화두로 삼아 건강한 일상을 웃음으로 풀어낸다. 시시콜콜하고 사소한 주변의 일상에 눈길을 주고 귀를 기울인다. 그의 마음을 움직여 손끝에서 태어나는 만화들은 단순하지만 울림이 있고, 가볍지만 따뜻함이 배어난다.
예전에는 숨어서 보던 만화의 역할이 정보와 감동, 지식을 주는 역할로 바뀌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작품으로서 만화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다.
“만화책이 만화코너에 꽂혀 있을 수도 있지만 예술 코너에 꽂혀 있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됐든지 그런 작업을 하긴 해야겠죠. 대학 때 만화 동아리 ‘네모라미’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 한 작품 그리는 데 석 달도 걸리고 넉 달도 걸리는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박미경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