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소비자 선택의 폭, 무역구제조치

이칠화2006.12.12
조회82
한미FTA 소비자 선택의 폭, 무역구제조치

한미FTA 소비자 선택의 폭, 무역구제조치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비싼 물가에 놀라곤 한다. 게다가 상품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 점도 불편하다고 한다. 양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접하고 선택할 기회를 갖는 것도 소비자의 권리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ree-trade agreement)이 체결되면 가장 큰 수혜자는 소비자라고 말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이런 권리를 행사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즉, 관세가 철폐되거나 완화되면 수입품의 가격이 하락해 같은 소득 수준에서 실질 소득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지금보다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접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관세인하로 수입품 가격 하락현재 한국, 그 중에서도 서울의 생활비가 비싼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예를 들면, 영국의 한 경제연구소(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올해 봄 세계 주요 도시 생활비를 비교한 결과, 서울이 도쿄, 파리, 런던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생활비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도표 참조).

머서(Mercer Human Resource Consulting)라는 컨설팅회사는 200여 개의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비교한 결과, 서울이 모스코바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도시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순위에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두 조사기관 모두 서울이 뉴욕보다 생활비가 더 많이 드는 점은 동일하다.

물론 이런 순위는 미 달러화의 가치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한국의 순위가 높은 것은 주거비가 비싸기 때문이지 다른 물가는 저렴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단일 품목별 가격도 상당 수가 한국이 미국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세계 주요도시의 생활여건 및 시장 조사'에 따르면, 리바이스(Levi's) 청바지와 500리터 가정용 냉장고 가격은 한국이 미국보다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FTA 소비자 선택의 폭, 무역구제조치
농·축산물과 과일 가격은 훨씬 더 차이가 난다. 한국 무역연구소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쇠고기는 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일본보다도 한국이 더 비싸고 감자는 미국보다 두 배 이상, 사과는 중국보다도 1.5배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가격 수준의 차이는 국내 생산 규모, 시장의 경쟁 정도와 유통구조, 개방화 정도, 조세체계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지만, 시장개방과 관세율 수준이 주 요인이다.

예를 들면, 한국은 수입 사과에 45%, 감자에 30%의 관세를 적용한다. 특히 평균 관세율이 공산품(7.5%)에 비해 농산물(64%)이 월등히 높아 관세가 철폐되거나 낮아지면 가격 하락 효과는 농산물에서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상품·서비스 선택의 폭 커져가격만이 아니다. FTA체결로 상품과 서비스의 종류가 다양해져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커지는 것도 큰 혜택이다. 요즘은 인터넷의 보급으로 안방에 앉아서도 다른 나라에서 유행하는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유행이나 소비자의 취향이 단기간에 글로벌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원하는 상품을 자국 시장에서 구할 수 없다면 이는 소비자에게는 큰 실망이 아닐 수 없다.

아침에 마시는 주스만 해도 그렇다. 종류가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같은 과일 주스라 해도 만드는 회사에 따라 가격과 맛이 약간씩 다르다. 다른 나라에서는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한국에는 수입되지 않는 주스도 맛볼 수 있게 될 테니 소비자로서는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처럼 같은 상품이라도 다양성(varieties)이 증가함으로써 국민복리(welfare)에 기여하는 정도는 얼마나 될까?

미국 시카고 대학교의 브로다(Christian Broda)교수와 콜롬비아 대학교의 와인스타인(David E. Weinstein)교수는 최근 발표한 연구 자료에서, 1972년부터 2001년까지 30년간 미국에 수입된 상품의 수는 두 배, 다양성은 세 배가 증가했으며, 이러한 다양성의 증가로 소비자가 누린 혜택을 가치로 환산하면 GDP의 2.6%에 해당한다고 추정했다.*

산업의 부가가치와 생산성 증가는 소비자의 취향과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기업들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 얻어지는 것이다.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를 논의할 때 소비자와 생산자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이유이다.

* “Globalization and the Gains from Variety,”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May 2006.

 

한미FTA 소비자 선택의 폭, 무역구제조치

한국의 수출이 드디어 3천억 달러를 넘었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상하다. 한국의 수출액과 교역 상대국의 한국 상품 수입액이 다른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이 미국에 백만 달러어치의 상품을 수출했으면 미국의 한국 상품 수입액이 백만 달러여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왜 그럴까?

이는 한국의 대미 수출과 미국의 한국 상품 수입은 같은 의미이지만, 수치는 기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수출은 상품의 선박인도가격(Free-on-Board)을, 수입은 운임과 보험료 등을 포함한 가격(Cost-Insurance-Freight 또는 charged in full)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각국이 국제수지 통계를 작성할 때는 수입액은 CIF가 아닌 FOB 가격을 사용하며 그 차액은 무형 무역(invisible trade)에 포함시킨다.

국제통화기금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각국이 작성한 통계를 취합해 사용한다. 각국 정부의 통계 작성 역량과 전문성의 정도에 따라 오류도 있을 수 있고, 자료가 누락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은 데이터를 수시로 업데이트 한다. 따라서 통계는 사용자의 검색 시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다. 물론 통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회원국들이 주요 지표의 정의와 산출 방법 등의 표준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국제표준도 환경과 상황의 변화에 따라 갱신되고 있다.

또한 생물(生物)에 가까운 통계의 특성 때문에 통계의 불일치가 생길 수도 있다. 특히 끊임 없이 변화하는 (경제활동을 포함한) 사회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되는 통계는 인간생활의 형태와 변화를 계량화한 것으로서 측정 방법이나 기준에 따라서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각국의 부(well-being)를 비교할 때 주로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수치를 사용한다. 그러나 GDP에는 여가생활(leisure)이나 계층간 소득불평등 및 환경 오염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세계경제협력기구(OECD)에서 여가 시간을 포함해 GDP를 산정한 결과,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일인당 GDP의 차이가 6%로 현저히 줄었다.*

이런 요소들을 감안하지 않았을 경우, 미국의 일인당 GDP는 유럽국가들보다 26%나 높았다.

이처럼 사회과학에서 통계는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보조 수단으로 사용될 뿐이지 그 자체가 불변의 절대적 가치를 지닌 것은 아니다. 통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유념해야 할 점이다.

* “Going for Growth: Alternative Measures of Well-being,” February 2006.

  한미FTA 소비자 선택의 폭, 무역구제조치

미국 북서부에 위치한 몬타나 주의 ‘빅 스카이’스키 리조트에서는 제5차 한미 FTA 협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 네 차례의 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양측 대표들은 5차 협상에서는 본격적인 주고 받기로 일부 분야에서나마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몬타나에서는 14개 분과 2개 작업반 협상이 열렸으며 한국은 특히 무역구제 분과의 핵심 쟁점 타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덤핑 조사의 발동 요건을 강화할 것과 부득이 조사를 하더라도 반덤핑 관세 완화 및 그 조치 수준을 낮게 유지해 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무역구제와 관련, 미국측이 한국의 요구를 수용한다 하더라도 자국의 국내법을 수정해야 하는데 미 의회 일정을 감안하면 최소한 금년 말까지는 협상에서 결론을 내야 한다.

수출품의 현지 판매가격이 수출국의 국내 정상가격보다 낮다고 판단할 경우 수입국 정부는 이를 덤핑으로 규정하고, 이로 인해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보는 경우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한다. 이는 미국만이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세계 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산업 보호를 위해 취하는 비관세 장벽이다. 이런 비관세 장벽은 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되더라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협상에서 이와 같은 비관세 장벽을 제거 또는 완화하는 것도 한국 정부의 중요한 목표이다.

법 개정 사안 금년 말까지 결론내야하지만 이 목표 달성을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이 있다. 미국 협상팀은 자국의 통상법에 따라서, 양국간 FTA 협상에서 반덤핑 등 무역구제조치법을 보전하는 것이 목표이며 관련 법률의 변경 불가라는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미 의회가 부시 행정부에 한시적으로 무역을 촉진할 권한을 부여한 2002년 통상법에 이런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미국측이 한국과의 FTA 협상에 성의를 보인다면 개선이 가능한 분야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요구 사항 중에서 덤핑 마진 산정 방식은 미국이 어차피 개선해야 한다.

왜냐하면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가 미국의 “제로잉” 덤핑 마진 산정 방식이 WTO 반덤핑 협약(Article 2.4.2) 위반이라고 지난 6월 최종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 결정에 승복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시행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한미 FTA 협상에서 이 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세계 반덤핑 제소 감소 추세반덤핑 문제는 미국과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 때문에 WTO의 도하 다자협상에서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에 이 문제를 놓고 공방을 계속한 끝에 2005년 12월 홍콩에서 열린 6차 협상에서 반덤핑 규정(the Rules)의 개선을 위한 선언문을 채택한 것이다.

선진국, 특히 미국의 주장에 밀려 반덤핑 규정의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반덤핑 조사 과정의 투명성(transparency)과 예측가능성(predictability)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이 때문일까? 최근 세계 각국의 반덤핑 제소는 현저히 줄었다. WTO 최근 통계에 의하면, 금년 상반기 중에 신규 반덤핑 제소 건수는 87건으로, 지난해 동기의 105건보다 훨씬 줄었다. 제소국 20국 중에서 인도가 20건으로 최다이며 유럽연합, 호주 순이다. 중국이 32건으로 가장 많은 제소를 당했으며 미국이 6건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은 반덤핑 제소를 당했다.(도표 참조).

한미FTA 소비자 선택의 폭, 무역구제조치


반면에 미국은 금년 상반기 중에 단 한 건의 반덤핑 제소도 하지 않았다. 이 한가지 사실만으로 미국이 반덤핑 조사의 남용을 자제할 것이라고 속단할 수 는 없다. 그러나 만약 한미 FTA 협상에서 무역구제조치와 관련해 한국의 요구를 일부라도 수용한다면 미국이 자국의 이익만을 챙기는 경제 대국이라는 오명을 조금은 벗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한미FTA 소비자 선택의 폭, 무역구제조치

전화위복이란 말은 위기를 거름 삼아 성장한 로즈피아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지금부터 10년 전 불어 닥친 외환위기의 여파로 국내 장미 재배농가는 매출 감소와 자금난으로 쑥대밭이 되다시피 했다.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전라남·북도의 15개 화훼 영농조합이 모여 생산에서, 가공, 포장, 유통을 총괄하는 회사를 만들기로 하고 2000년 7월 (주)로즈피아를 설립했다.

그 해 첫 수출실적은 3만 2천 송이, 매출액 6억 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파죽지세로 성장하며 3년 후인 2003년에는 매출액이 75억 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한국의 장미 수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현재 25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습도·환기 등이 자동 조절되는 첨단 유리 온실에서 자란 비비안, 로즈유미, 핑크레이디, 차밍 등 23종의 장미가 로즈피아 상표를 달고 시장으로 나간다.

매일 13만 송이의 장미를 생산해 국내 전국 각지의 화훼공판장과 도쿄, 오사카 등 일본 내 120여 개 꽃 시장에 보내고 러시아에도 수출한다. 로즈피아의 장미는 색상이 선명하고 향기가 뛰어나 해외에서도 호평 받고 있다. 가격은 한 송이에 500~600원으로 비슷한 품질의 일본산 장미 가격의 반 값 정도라서 경쟁력이 있다.

생산과 유통을 분리하고 농약, 유류, 소모품은 공동구매 해 생산비를 줄이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소비자 손에 들어갈 때까지 섭씨 4~5도의 저온상태에서 신선도를 유지함으로써 유통기간이 긴 것도 로즈피아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화훼 영농 법인들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출혈 경쟁과 그루당 2,000원이 넘는 로열티, 수출액의 30%에 이르는 물류비용 등은 로즈피아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한미FTA 소비자 선택의 폭, 무역구제조치

무역구제조치(trade remedies)는 반덤핑관세,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을 일컫는 국제통상 전문용어이다.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이지만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 자유무역을 저해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반덤핑관세(anti-dumping duty)는 외국 물품이 수출국의 정상가격 이하로 덤핑 수입되어 수입국의 국내산업이 실질적인 피해(material injury)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을 때 덤핑 차액의 범위 내에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일컫는다.

상계관세(countervailing duty)는 외국의 정부나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부당하게 보조금을 받은 물품이 수입되어 국내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을 때 보조금의 범위 내에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세이프가드(safeguard)는 외국물품의 수입이 급격히 증가하여 국내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을 때 수입수량 제한, 관세율 인상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FTA 소비자 선택의 폭, 무역구제조치

WTO 규정에 의하면, 덤핑 마진을 산정할 때, 정상 가격과 덤핑 상품의 판매가격의 차이를 계산한 값의 평균치(+값)와, 정상가격과 덤핑 상품과 동일하거나 유사하지만 덤핑이 아닌, 즉 “비교 가능한 모든 수출거래(all comparable export transactions)”가격을 비교한 값의 평균치(-값)를 합산한 것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전자(+값)만 사용하고 후자(-값)는 제로(zero)로 하기 때문에 WTO 규정대로 했을 때보다 덤핑 마진이 커지는 결과를 초래하는데 이를 제로잉 방식이라 부른다.